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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알감자 Feb 20. 2023

당신의 생일도 소중하니까요

 




어린아이 시절에는 '생일'이란 것을 일생의 중대하고 특별한 기념일이라 여겼다. 가족과 친구들을 한 데 모아 고깔모자를 쓴 파티를 열고 축하의 말들을 한 아름 품는 것으로 마음의 풍족감을 채웠다. 그땐 마치 돼지 저금통을 뚱뚱하게 채우는 것처럼 많은 이들의 축하를 받으면 나의 행복을 꽉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후에도 나를 풍족히 챙기느라 남을 축하하는 데엔 소홀한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법석을 떨 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나에게 생일은 보통의 날보다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다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제 나보다는 나의 소중한 이들이 맞이하는 생일을 살뜰히 챙기려고 한다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날이 각별하듯, 당신의 생일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능하다면 따듯하게 끓인 미역국을, 직접 고른 케이크를, 축하한다는 진심 어린 말 한마디를 준비한다. 그렇게 준비한 정성을 마주할 때, 소중한 이의 동그래질 눈과 미소를 떠올린다.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말을 여실히 체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축하하는 기쁨을 깨달은 만큼, 축하받는 마음의 너비도 조금씩 키워지고 있다. 일상을 바삐 산 탓에 잊고 살다 얼핏 떠올라 축하하는 이의 머쓱한 마음도 고맙다. 까짓 거 잊어버린 김에 그냥 넘겨도 될 법한데 다시 되짚어 축하하는 정성이 고맙다.


나와 소중한 이들의 생일을 축하하고 또 축하받으며 지낼 나날들을 기대하며.


Happy Birthday My Dea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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