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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리잘송박사 Jan 18. 2022

꼭꼭 씹어 먹으면 역류성 식도염,
위염이 예방된다.

건강한 식도 먹는 즐거움 식도락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건강검진을 하면 위내시경에서 위염이 조금 있다거나 만성 위축성 위염이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또 역류성 식도염의 소견이 보인다는 말을 듣는 사람도 있다. 또는 반대로 평소에 목 가슴 명치가 답답하고 쓰리고 아프거나 속쓰림, 소화불량 증상이 있는 사람인데 위내시경을 하면 깨끗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증상이 없다고 병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내시경에 이상소견이 없다고 해서 증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두 가지 모두 '무엇을 얼마나 언제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먹는가 하는 식도食道'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음식을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습관은 만성 위축성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 그리고 장염이나 과민대장증후군까지 소화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습관이다.


오늘부터라도 당장 음식을 꼭꼭 씹어먹는 식습관을 지켜야 하는 경우는 이렇다.

1. 평소 소화에 큰 문제가 없지만, 과로로 피로해지거나 스트레스로 신경이 예민해지면 소화가 안 되는 사람

2. 음식을 항상 조심해서 소식해야 그럭저럭 소화가 되고, 맛있다고 조금 더 먹으면 체하는 사람.

3. 특정 음식을 먹을 때나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을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대변도 안 좋아지는 사람

4. 늦은 저녁을 먹거나 야식을 먹고 잘 때면 가슴이 화끈거리는 사람으로 야식만 안 먹으면 괜찮은 사람.


이런 정도의 불편감은 적극적으로 치료받기고 뭐하고 그냥 두기도 뭐 하다. 많은 식습관 중에서 딱 하나만 꼭 지켜야 한다면 꼭꼭 씹어서 먹기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 통제 가능한 입의 소화기능은 식도의 시작점이다.


소화 과정 중에서 의식적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입에서의 저작과 혼합뿐이다. 음식을 삼켜서 목으로 내려보내고 나면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 식도 이하의 모든 소화기관은 의식의 지배를 벗어나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입에서 소화가 얼마나 잘 이루어졌냐는 위와 장에서 일어나는 완전소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입에서 잘 소화되어 음식이 위로 전해지면 위의 소화가 편안하고 완전하게 이루어진다. 또 위에서 완전 소화가 되어야 소장 대장에서도 완전 소화가 일어난다. 따라서 입에서의 소화는 소화를 완전하게 만드는 시작점이 된다. 방법은 '꼭꼭 씹어 먹기'이다. 위나 장에서 불완전 소화가 된다면 식적이 생기고, 이것이 흡수되면 인체에는 독소로 작용하는 담음이 된다. 위장병을 일으키는 담적병은 이 담음이 쌓여서 단단하게 굳은 것이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입에서의 소화는 저작과 혼합이다. 치아를 이용하여 음식을 잘게 부수고, 음식을 침과 잘 섞어주는 과정이다. 저작과 혼합이 중요한 이유는 위에서도 같은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입에서의 소화는 위에서의 소화의 전초전이 된다. 위산은 음식을 녹이고 익혀서 죽처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녹이고 익히는 과정은 음식물의 크기와 소화 과정의 얼마만큼 이루어졌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음식물의 크기가 작을수록 침에 있는 아밀라아제와 타액 리파아제의 의하여 탄수화물과 지방이 더 많이 소화되었을수록 위에서 일어나는 소화 과정이 편해지고 완전해지게 된다.


■ 위염,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 대충 씹고 삼키기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렇다. 음식물의 크기가 크고, 탄수화물과 지방이 덜 소화된 상태로 위로 들어갔을 때이다. 덩어리가 큰 음식, 덜 소화된 음식을 녹이고 익히기 위해서 위산분비가 증가된다. 위산분비가 증가하면 소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위점막에는 공격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위산은 위장 점막을 녹일 수 있을 만큼 강산으로 급격한 위산분비 증가는 급성 위염을 일으킬 수 있다.


위산분비가 많아지면 위장의 산도가 높아지고, 위장 점막에 작은 상처가 생길 수 있다. 다행히 위점막은 재생력이 좋아 손상되어도 며칠 이내에 다 복구한다. 하지만 위산분비 과다와 위점막의 손상 그리고 회복 과정이 반복되면 위장 점막이 얇아지는 만성 위축성 위염이 진행될 수 있다.


위산분비가 많이 지면 위의 압력이 높아지고, 하부식도괄약근이 높아진 압력에 저항하여 꽉 조이다 보면 피로해지고 약해지게 된다. 위산이 역류하여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위식도 역류질환 또는 역류성 식도염의 발생할 위험도 증가하게 된다.


덜 씹고 대충 삼키게 되면 위에서 소화에 부담이 되고 위에서 음식이 배출되는 시간이 지연되면서 식체와 소화불량도 생기게 된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위장이 쉽게 지치고 피로가 쌓이게 되면서 위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 때는 적은 음식도 부담을 느끼게 된다.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식습관은 이렇게 역류성 식도염과 위염, 소화불량을 예방할 수 있다. 뱃속에 들어간 음식은 어쩔 수 없더라도 입에 있을 때 잘하자.



■ 식도락은 씹을수록 우러나는 맛과 향의 느낌이다.


음식이 주는 즐거움이 식도락이다. 꼭꼭 씹어먹는 것은 식도락에도 영향을 준다. 즐거운 식사가 단지 배부름이 주는 포만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부르게 먹을 때는 좋지만 체중이 늘고 독소가 쌓이면서 소화장애, 고지혈증, 과민대장증후군, 당뇨병 그리고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입만 잠깐 즐거운 것은 먹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없다.


음식이 침에 녹아 미각세포에 전달되었을 때 맛이 느껴진다. 음식을 씹는 과정에서 분해가 일어나고 다른 성분이 침에 녹아 다른 맛이 나게 된다. 씹으면서 후각으로 더 세밀하게 음식 본연의 맛과 향을 깊게 느낄 수 있게 된다. 대충 씹어서 꿀떡 삼키면 포만감이 주는 행복을 느낄 수 있지만, 음식의 깊은 맛은 즐길 수 없다. 먹는 즐거움을 찾는 방법은 양이 아니라, 깊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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