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의 신임 함장이 승조원 하사관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습니다. "위에서 시키는 일은 뭐든지 다 합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이런 대답을 들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나요?
든든하다? 충성스럽다? 건강한 조직을 만들고 싶은 리더라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셔야 합니다. ‘위에서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한다’는 말은 곧 ‘위에서 시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이 대화는 미 해군 내 이직률 최고, 전투력 최저로 평가받던 만년 꼴찌 함선 ‘산타페 함'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을 했던 신임 함장 ‘L. 데이비드 마르케’는 부임한 지 1년 만에 산타페 함을 평가 1위 우수 함선으로 탈바꿈 시켰는데요. 그 비결은 바로, 구성원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게 하는 ‘권한 위임’ 이었다고 하죠.
그런데 이와 별개로 항상 리더 혼자만 바쁜 경우도 있죠. 그럴 땐, 혹시 ‘시키는 일만 하는’ 구성원들을 믿지 못해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떠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업무가 리더의 손을 거쳐야만 끝나는 조직은 당장의 불안함은 덜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일처리의 비효율을 높여 전체 성과가 낮아지기 때문이죠.
권한 위임. 그런데 말은 쉽지만 실천은 정말 어렵습니다. 용기 내 시도 했다가, 제멋대로 굴러가는 모습에 다시 통제하게 되기도 하고요.
두 가지를 통해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위임해야 할 일과, 위임하지 않아야 할 일을 구분하세요. 리더 스스로 현재 가장 많이 시간을 쓰는 업무를 20가지 정도 나열해보고, 중요성과 시급성을 기준으로 하나씩 구분하는 것입니다.
중요하면서 급한 일은 당연히 리더가 결정해야 합니다. 급하게 처리해야 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은 위임하세요. 대신, 각 업무의 전담자를 임명하고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도 최대한 위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반에는 코칭과 피드백을 통해 함께 하다가 차근차근 위임의 범위를 넓혀가 보세요.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은 없애거나 자동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둘째, 구성원의 판단 역량을 높이세요. 아무리 위임하고 싶어도,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리더 뿐이라고요? 명확한 기준을 공유하고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역량을 키워준다면, 구성원도 얼마든지 중요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산타페 함의 마르케 함장은 구성원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지 않고, 반드시 “자네라면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물어본 뒤 경청했다고 합니다. 또한 "허가를 바랍니다." "어떻게 할까요?"라는 말 대신 "저는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와 같은 주도적인 표현을 사용하도록 했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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