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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두치 Oct 30. 2021

자원순환의 고리를 잇다

#11. 나는 업사이클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새활용(업사이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오래전 일이다.



10년 전 우연히 이 사진을 보게 됐다.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 플라스틱 섬이 있고, 그 플라스틱을 먹이인 줄 알고 먹고 죽은 새의 모습이었다.

플라스틱 섬은 일명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라는 곳인데 전 세계 바다에 버려진 부유물들이 원형 순환해류와 바람의 영향을 받아 응집됐다고 한다. 쓰레기 지대는 10년 전 당시 대한민국보다 더 큰 규모로 형성되어 있었다. (2018년에는 그 규모가 한반도의 7배가 됐다고 한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기 시작하며 쓰레기 문제와 관련 활동들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 과정에서 터치포굿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업사이클링(새활용)'이라는 개념을 처음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산업 쓰레기, 특히 플라스틱과 병은 재활용이 잘 되고 있다고 인지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 터치포굿 박미현 대표



재활용은 화학적 변형을 거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환경오염을 낳지만, 새활용 은 물건을 처음 만들 때부터 환경과 자연을 생각하며 쓸모가 없어진 후까지 고려하는 것, 물건을 가치 있게 오래 사용하도록 의미를 담아서 만드는 것 까지를 포함하고 있어 새로운 자원순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던  미니멀리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삶을 돌아봤다. 내가 살아오며 만들어왔던 많은 짐들이 사실은 그리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소비가 많은 편이었다. 당시 내가  옷들은 옷장에  수납되지 않을 정도로 넘치고 있었다. 나는 옷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물건에 가만히 손을 얹고 머리가 아닌 가슴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인가요? 가슴이 설레나요? 그렇지 않다면 과감히 정리합니다.
-곤도 마리에,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나는 대부분의 옷을 아름다운 가게에 보냈다. 그러나 여전히 아름다운 가게에 조차 보내지 못하는 옷들, 물건들은 남아 있었다. 이것들을 버릴 것인가? 어떻게 쓰레기가 아닌 다시 사용되는 가치, 자원으로 만들 것인가? 그때 처음으로 이 업사이클을 해봐야겠다 생각했다.


처음 손바느질로 업사이클 필통을 만들어봤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현수막이 아까워서 손바느질로 필통과 파우치를 만들었다 현수막을 만들었던 동료들에게 나눠줬다.


그동안 만들었던 쓰레기는 어쩔 수 없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는 노력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손 안의 이 물건들을 자원순환의 고리로 넣는 노력을 하는 것이 적어도 내가 벌린 일을 끝까지 책임을 지는 자세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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