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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병묵 Apr 01. 2024

One Book One Company

들어가며

                          Driving Change & Powering People through Books & Dialogue


One Book One Company  생산성의 미덕이 지배하는 회사에서 한 달에 한 권, 아니 일 년에 한편이라도 구성원 모두 같은 책을 읽어 보자!  낭독회를 열어보자!  책에서 얻은 공동체의 가치에 대해서 깊게 대화해 보자! 서로 눈빛을 교환하면서 생각을 교류해 보자!  메신저와 이메일에 갇힌 대화를 해방시키자!  회사는 목표를 향해 앞만 달려가는 조직이기 전에 구성원들이 부딪히며 협업해야 하는 정서적 인간 공동체이다.  공동체의 에너지 넘치는 협업의 결과로 성과와 실적도 탄생한다.  팀의 에너지는 인사고과나 성과보상 등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충분한 대화를 통해 가치와 방향을 공유해야 심리적 안정감이 공동체에 자리 잡는다.  한 권의 책으로 사무실에서 사라진 대화를 되살려 보자! 


One Book One Company 활동을 통해 생각을 교류하고, 가치 공유의 폭을 넓히고, 공통점과 차이점 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여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자!  전체주의적이고 획일화된 집단 이기주의가 아닌 가치와 방향을 공유하는 공동체 속에서 개인은 변화의 동기를 얻는다.  변화의 출발은 리더의 높이 쳐든 손가락이 아니라 개개인의 마음속에서 시작된다.  책을 통해서 공감한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와 방향성은 대화를 통해 발전하고 구성원들에게 공유된다.  양극단에 서서 대립하거나 아웃라이어로 분리되어 있던 구성원들은 종 모양의 정규분포 곡선처럼 중앙의 평균값으로 자연스럽게 수렴하게 된다.  정규분포 곡선은 다양성이 존재하면서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개개인의 변화가 공동체의 변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공동체 활동은 생산성과 창의성의 두 바퀴가 조화롭게 굴러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관리(Management)’를 통해 목표를 설정하고,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상현상을 해결하는 것은 생산성의 영역이다.  생산성만 강조하면 슬기로운 생각을 이끄는 대화의 가치는 희석되고, 창조성의 영역은 특정 부서나 전문가의 영역이 된다.  공동체의 창조성은 다양성을 지닌 개인이 대화하고 협력해야 일어난다.  뛰어난 일개인의 열정과 노력, 기술적 진보가 혁신을 창조하던 시대는 지고 있다.  개인의 생각은 프라이버시의 영역이다.  심리적 안정감의 정도에 따라 선택적 범위에 한해서만 대화를 통해 표현한다.  대화가 활성화되면 개인은 자연스럽게 프라이버시를 공개한다.  생각이 모여 새로운 생각을 탄생시키고 변화와 창조적의 선순환이 일어난다.  


One Value Three Actions  생산성의 관점에서 보면 One Book One Company 활동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하지만 창조성의 영역에서 보면 핵개인을 한자리에 모으고 사라진 대화를 부활시키는 중요한 출발선이 된다.  독서와 일련의 공동체 대화를 통해 개인은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가치와 방향을 공유하며 변화의 동기를 공유한다.  One Book One Company 활동은 책에서 발견한 보편적인 공동체 가치를 조직의 변화를 이끄는 3가지 실천 행동으로 연결하고자 한다.  낭독회, 독서 토론회, 타운홀미팅, 아트 워크숍 등 책을 소재로 대화하고 협업하는 경험을 퍼실리테이션 하고자 한다.  체육활동과 목달을 위한 분임토론, 보스의 지루한 잔소리, 회식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워크숍은 생산성이나 창조성 두 측면 모두에서 낭비이다.


One Book One Company 활동에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춘 책을 선별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주말 8시간이면 완독이 가능하고, 잘 읽히지만 울림이 있는 책이다.  안톤체호프나 이상의 단편소설처럼 짧고 긴 울림이 있는 책이면 좋다.  김소월의 시집도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  또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나 미하일엔데의 ‘모모’처럼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를 성찰하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명작도 소개하고자 한다.  201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올가 토카르축의 ‘잃어버린 영혼’과 같은 어른을 위한 그림책도 활용하고자 한다.  전략이나 목표와 같은 다소 무거운 주제가 필요하다면 ‘불패의 리더 이순신, 그는 어떻게 이겼을까?’를,  자본주의와 같은 거대담론은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을 추천하겠다.  생각과 대화의 촉매제들이다.


책을 소개하면서 공동체의 가치와 방향성을 성찰하는 3가지 질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질문들이 One Company 구성원이 대화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회사라고 번역되는 Company는 ‘함께(com) 빵을(pane) 먹는 것(ia)’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  친구나 동료 또는 독자 지휘권을 가진 최소 군 단위 ‘중대’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하물며 한솥밥을 먹는 운명 공동체에서 대화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무엇을 위해서 싸워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이길지도 생각하지 않고 중대장의 지시에만 따르는 개인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동기가 사라진 군인에게 전쟁은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전투일 뿐이다.  책과 대화를 통해 개인의 다양성을 깨우고 집단의 창조성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는 발전하고 구성원은 행복하다.


One Book One Company 활동을 통해 소개되는 책들이 기업 등의 공동체에서 대화의 촉매제로 널리 활용되기를 바란다.  리더와 구성원 누구라도 손을 들어 한 권의 책을 소개하고 낭독회나 토론회, 워크숍으로 확대하여 공동체에 따뜻한 대화가 넘쳐나기를 희망한다.  공동체는 대화에 참가하는 구성원들이 평등함에 대한 공통된 인식과 예의 바른 경청의 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들을 준비해야 한다.  One Book One Company 대화를 할 때 만이라도 서로를 수평적 애칭으로 호칭하고 경어를 사용하자!  나와 생각이 달라도, 조금은 부족해 보이거나 느려 보여도 예의 바른 질문과 경청으로 서로 간의 생각의 벽을 허물어 보자!  벽이 허물어져야 상대가 보이고 우리가 공유하는 공동체 정신으로 굳건한 성을 지을 수 있다.


필자도 책과 대화를 소재로 아트 워크숍, 타운홀미팅, 낭독회 등 다양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도움이 필요한 곳을 지원하고자 한다.



약한 연결 속에 고립되어 디지털 세상에서 대화하는 핵개인  지하철, 버스, 횡단보도에서 마주하는 2024년의 우리들은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가족, 친구, 연인들이 여유를 즐기는 카페에서도 마주 앉아있지만 각자 휴대폰을 쳐다보고 있다.  팔로워와 구독자로 대변되는 온라인 인맥은 약하지만 전 세계 누구와도 연결할 수 있다.  삼삼오오 모여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으며 생각을 교류하던 풍경은 메신저 속으로 쪼그라든 지 오래다.  어쩌다 맞이하는 유튜브나 텔레비전 속의 대화는 극단적인 대립이나 일방적인 주장 일색이다.  개인의 생각을 교류하면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던 정다운 대화는 어디로 갔을까?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비대면근무와 화상회의가 실험을 마쳤고, 메신저와 SNS, 이메일을 통한 대화는 ‘효율성’이라는 명목아래 소통의 표준이 되고 있다.  정보 전달 중심의 비대면 대화와 SNS를 통한 개인 브랜딩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심도 깊은 대화를 지루하고 생산성 떨어지는 소통의 방식으로 여기고 있다.  이제는 인공지능까지 가세했다.  20세기 사람들이 꿈꿨던 ‘무엇이든 물어보면 답하는 대화형 척척박사 컴퓨터’가 현실이 되었다.  인공지능이 산업의 혁신뿐만 아니라 일반 개인 사용자들도 컴퓨터와 대화하는 시대를 탄생시킨 것이다.  조만간 감정을 교감하는 영역까지도 다룰 수 있다고 한다.  물리적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심정적 측면에서도 고립되어 디지털 세상에서만 대화하는 핵개인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지금껏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는 원동력이었던 ‘집단의 신화 공유’와 ‘개인 간 대화와 소통’ 능력은 이러다 퇴보할지도 모른다.  디지털 세상 속 대화는 양적 측면에서는 무한히 확장 가능하고, 편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시간제약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관계에 대한 인간 본연의 두려움도 자연스럽게 숨길 수 있다.  하지만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고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공유하는 ‘슬기로운 사람’을 컴퓨터나 로봇이 대체할 수는 없다.  정보의 공유나 리더의 기계적 지시만으로 ‘슬기로운 생각’을 만들어 낼 수도 없다.  우리는 만나서 대화하면서 꿈을 이루고 행복을 느끼는 사회적 존재다.  구성원이라면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가치’와 실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시스템과 프로세스로 움직이고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조직  슬기로운 사람들은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협업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얼굴을 맞대고 모여서 대화하고 토론하는 것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조직의 규모도 커지고 문제는 복잡해졌다.  그래서 사피엔스는 역할과 책임을 선명하게 만들어 협업의 과정에서 회색지대(Grey Zone)를 없애기 위해 시스템과 프로세스라는 효율적인 협업 체계를 만들었다.  또한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절차와 방법을 규정한 ‘알고리즘(Algorithm)’을 작동시켰다.  시스템과 프로세스로 움직이고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사회가 발전하면서 슬기로운 생각에 대한 필요성도 줄어들었고 대화의 기능과 가치도 퇴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인의 다양성은 자연스럽게 커졌지만 조직은 점점 더 표준화되고 있다.  구성원들의 생각도 반듯하게 정렬된 사무실 책상만큼이나 시스템과 프로세스 속에서 길들여졌다.  조직의 리더는 ‘변화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슬기로운 생각'을 독려한다.  슬기로운 생각은 가치와 방향성을 공유하는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탄생하는데, 주인의 일방적 지시만으로 집토끼가 하루아침에 산토끼처럼 눈 덮인 겨울 산을 뛰어다닐 수는 없다.  현재의 혁신 시스템은 집토끼 무리 중에 산 토끼의 야성을 잃지 않은 한 마리의 집토끼에 의존하고 있다.  대화의 근본적인 기능은 다양성을 가진 개인들이 서로 생각을 교류하고 발전시켜 공유된 하나의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것이 ‘변화’이고 ‘혁신’ 아닌가?


시스템과 프로세스, 알고리즘은 효율적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가치’와 ‘방향성’을 공유해야 하는 필요성을 억누르는 역설이 발생한다.  가치와 방향에 대한 구성원들의 교집합이 줄어들면 개인적 일탈을 일으키는 도덕적 해이나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오작동을 일으켜 생산성을 저해하는 관계 갈등이 발생한다.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나 내부 갈등은 생산성 저하를 넘어서 조직의 생사를 좌우하는 재앙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들과 대화해야 한다.  서로가 가치를 공유하는 건강한 조직에서 도덕적 해이는 발을 붙일 수 없다.  서로가 방향을 공유하는 협업조직에서 갈등은 대화를 통해 해결된다.  생산성과 창조성의 두 바퀴가 균형을 맞추어 돌아가고 가치와 방향을 공유하는 강한 조직의 뿌리에는 대화가 살아 있다. 


지금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5~10%의 사람들이 난독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유전적인 요인이 크지만 휴대폰과 모니터를 통해서 필요한 정보만 찾아다니는 디지털 세상에 살면서 작가와 대화하며 생각을 키우는 일은 점점 도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취미란에 독서라고 쓰는 사람들은 사라지고 있다.  독서는 정서적인 여유를 가지고 비교적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생산적이지 못한 일로 여겨지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우리의 오늘이 읽기와 쓰기를 통해서 만들어진 역사인 것처럼 우리의 내일도 가장 효과적으로 생각을 공유하는 독서를 통해서 발전할 것이다.  책은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의 가치와 비전에 대해서 생각하고, 공유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다. 


최근 사회전반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융합 학문을 중요시하는 흐름이 생겨났다.  단순 지식과 정보만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공동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활동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왜’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인간을 위해 가치 있는 진보된 기술이다.  ‘우리’라는 공동체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어야 진정 효율성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다.  ‘인생은 무엇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철학자나 성직자 또는 일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공동체의 문제이다.  책은 이 문제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제시해 준다.  새로운 생각을 만드는 ‘슬기로운 인간’으로 우리를 단련시킨다.  책을 읽는 행위는 저자와의 대화, 자신과의 대화이다.  대화는 구성원들에게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고 변화의 동기를 부여하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책은 우리의 상상력을 키운다.  문자로 정교하게 가다듬어진 저자의 생각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머릿속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야 한다.  푸른 초원과 불같은 사랑은 모두에게 다른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내 생각을 발전시켜 새로운 생각을 창조하는 고차원적인 행위이다.  공동체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개인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공동체 속의 자신을 성찰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생각의 틀, 지혜가 생겨난다.  책을 읽고 토론하면 공동체가 공유하는 가치가 커지고 강한 연대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책은 자신을 변화시키는 동기를 찾을 수 있는 보물창고이다.  저자와 대화하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변화의 동인을 발견한다.   


                          Driving Change & Powering People through Books & Dia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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