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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인더스 FINDERS Jan 14. 2022

좋아서 하는 레터

MZ세대의 취향 탐구 뉴스레터

뉴스레터 붐은 MZ세대에서 촉발됐습니다. 자발적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크리에이터와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이들 모두 MZ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지요. 사적인 취향과 취미를 나누는 뉴스레터 발행자들에게 흥하는 뉴스레터의 비결을 들어보았습니다.

ⓒ FINDERS


글로 나누는 요가 | 요기봐요

요가 유튜브는 익숙하지만 요가 뉴스레터는 좀 생소합니다. 몸을 직접 움직여야 하는 요가를 어떻게 뉴스레터로 알려주는 걸까요? ‘요기봐요’의 구독 버튼을 누르고 메일함에 들어가자 이제껏 몰랐던 요가의 신세계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요가로운 라이프

요기봐요의 발행인이자 이태원에서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요가 강사로 활동하는 고혜영 씨는 불과 얼마 전까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고된 직장 생활로 힘들었을 때 어머니를 따라 우연히 요가원을 찾았고, 요가의 매력에 푹 빠져 ‘요가인’이 되었다고. “제가 하던 인사 업무 특성상 저 자신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했는데요, 그러면서 제 존재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반면 요가를 하는 동안에는 오롯이 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어요. 요가를 통해 제가 살아 있음을 다시 느끼게 된 거죠.” 업무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되자 그는 회사를 그만둔 뒤 오로지 요가에만 전념했다. 매일 수련을 하다 보니 아픈 몸이 싹 나았고, 요가 지도사 자격증까지 땄다고 한다. 이 모든 걸 계획하고 퇴사한 건 아니지만, 이제 그의 일상은 요가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 FINDERS

수련하는 요기들 모여라!

뉴스레터 요기봐요의 소재는 요가와 관련한 것이라면 뭐든 가능하다. 피로를 풀어주는 요가 자세, 요가 매트 추천 등 기본적인 내용부터 요가원에서 사용하는 싱잉볼의 종류, 흥미 진진한 요가 신화처럼 한층 더 내밀한 이야기까지. 레터의 키워드가 모두 요가로 묶인다. 요가를 글로 전하기 어렵겠다는 건 괜한 걱정이었나 보다. 오히려 글을 통해 세심하게 설명을 해주니 단순히 영상을 보고 동작을 따라 하는 것보다 요가에 대한 호기심이 배가된다. 요기봐요는 꾸준히 요가를 수행하는 요기yogi들에겐 요가 이야기를 나누는 다정한 친구가, 요가가 낯설지만 궁금한 사람에겐 요가의 참맛을 알려주는 맛보기 스푼이 되어준다. 무궁무진한 요가의 세계에 푹 빠져들며 레터를 끝까지 읽고 나니 나름대로 하나의 수련을 마친 기분이 들어 나지막이 끝인사를 따라해본다. 나마스테!


책으로 알을 깨다 | 에그브렉

따끈따끈한 신간 도서 리뷰부터 책과 관련한 흥미로운 콘텐츠까지. 똑 부러지는 북 큐레이터, 에그브렉이 권하는 책이면 왠지 더 믿음이 가서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퇴사생의 마감 버릇

2019년 말, 퍼블리에서 과감하게 퇴사하고 프리랜서의 길을 걷게 된 박혜강 에디터는 미처 알지 못했다. 코로나19가 닥쳐올 줄은. 퇴사 여행도, 계획한 프로젝트도 하나둘 미뤄졌고 공허감이 찾아왔다. 마감시간에 맞춰 콘텐츠를 만드는 에디터의 루틴에서 해방됐지만, 오히려 불안만 늘어갔다. 넉넉하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그는 퍼블리에서 작성하던 뉴스레터를 떠올렸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책을 주제로 뉴스레터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에그브렉 레터는 2020년 3월 첫 발송을 했다. 물론 아무런 대책 없이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꼼꼼한 에디터 출신답게 미리 발행할 뉴스레터의 기획안을 정리해 콘셉트와 운영 방식, 메시지를 차곡차곡 채워나갔다. 에그브렉이라는 이름 역시 기획 단계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이미지’에서 착안해 심사숙고한 끝에 결정한 것이라고.


ⓒ FINDERS

에디터의 사이드 프로젝트

박혜강 에디터는 주로 공유 오피스에서 에그브렉 원고를 작성한다. 초기에는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 플랫폼P를 거점으로 삼았고, 최근에는 집무실 석촌점을 이용하는 중이다. 당초 매주 금요일마다 발행했는데, 발행 전날인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최종 원고 작성을 위해 공유 오피스로 향했다. 발행을 마친 주말에는 여유를 만끽하며 다음번에 소개할 신간 도서를 고르고, 수요일쯤 초조함을 느끼다 목요일에 마감하는 쳇바퀴 같은 일주일. 레터 발송 버튼을 누르면 말 못할 성취감을 느끼지만 지칠 때도 많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21년 봄, 매거진 <B>에 합류했다. 다시 본업으로 돌아간 시점에 맞춰 에그브렉을 보다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 격주로 발행 주기를 바꿨다. 2주에 한 번 뉴스레터를 마감하게 됐지만, 그리 여유가 생긴 것도 아니다. 발행 전날 좀 더 마음에 드는 신간 도서를 발견하면 이미 작성한 원고를 교체할 만큼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렇게 사려 깊게 고른 따끈한 신간 도서 리뷰가 에그브레이커(에그브렉 구독자)에게 발송되고 있다.


먹고 마시는 일에 진심인 레터들

미식가 혹은 애주가의 자격을 얻고 싶다면 다음의 뉴스레터에 주목해보면 어떨까요. 이름부터 위트 넘치는 ‘뉴술레터’와 ‘미쉬울랭가이드’는 술과 밀키트를 주제로 매주 군침 도는 레터를 발송합니다. 파인더스는 두 뉴스레터 발행인에게 슬쩍 그 비결을 물어봤지요.


술이 술술 들어간다 | 뉴술레터

뉴술레터는 와인석박사, 핑계킴, 피쉬, 뚝딱이, 똑단발까지 5명의 멤버가 공동으로 원고를 쓰고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엔지니어, 에디터, 디자이너, 기획자, 마케터 등 ‘본캐’ 분야가 서로 다른 4명이 각자의 특기를 살려 레터 제작에 참여한다. 와인석박사는 전문 지식, 핑계킴은 편집, 피쉬는 디자인, 뚝딱이는 자료 검수, 똑단발은 SNS 마케팅을 맡는 식. 진정성을 담기 위해 멤버들이 직접 다녀온 장소,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만 레터를 만들고 있다. 뉴스레터를 발행하면서 일주일마다 책임감을 가지고 술을 마셔야 한다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는 뉴술레터 팀원들의 2022년 새해 바람은 역시나 더 열심히 마셔서 구독자에게 좀 더 맛있고 새로운 술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것.

ⓒ FINDERS

밀키트계의 미슐랭 | 미쉬울랭가이드

미쉬울랭가이드를 만드는 배수연, 조정묵은 대학교 동창이다. 서로 관심사가 같아 뉴스레터까지 함께 발행하게 됐다. 둘 다 밀키트를 활용해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밀키트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딱 필요한 만큼 재료가 소분되어 손쉽게 건강한 요리를 할 수 있는 밀키트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것. 다른 사람들과 밀키트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단순히 블로그나 쇼핑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제품 리뷰보다 한발 더 나아가고 싶었다. 이에 음식에 관련한 이야기, 추가 재료 활용법, 밀키트 시장 동향 등 밀키트 리뷰를 중심으로 한 작은 매거진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구상했고, 뉴스레터를 발행하게 됐다고. 앞으로 친환경 밀키트 제품을 찾아 소개하는 일을 할 계획이다.

ⓒ FINDERS
취향껏 골라 보는 뉴스레터

뉴스레터 시대에 들어서며 브랜드에서 보내는 뉴스레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단순한 제품 홍보나 기업 소식지 형태에서 벗어나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은연중에 드러내는 콘텐츠 형태로 바뀐 것이지요. 여기, 단단한 구성으로 MZ세대를 사로잡은 브랜드 뉴스레터를 소개합니다.

ⓒ FINDERS


당신의 메일함에 음악을 보내드립니다 | 오디티 스테이션

각 구성원이 추천하는 음악과 영감을 받은 이야기를 나누는 뉴스레터 오디티 스테이션의 발행 호수는 어느덧 세 자릿수를 훌쩍 넘겼다. 한 차례 휴식기를 거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그들은 이제는 내부 구성원을 넘어 외부 브랜드와 협업해 더욱 다채로운 음악 이야기를 들려준다. 


커피로 연결되는 커뮤니티 | BB레터

BB레터는 이런 고민을 하는 이에게 지침서가 된다. 단순히 커피에 대한 전문 지식만 늘어놓는 게 아니라 커피와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전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커피와 친해질 수 있다. 평소 무심코 마시는 커피 한잔에 숨겨진 이야기를 읽고 나면 매일 마시던 커피가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할머니와 함께 만드는 아름다운 화음 | 할모니레터

‘매듭지은이’ 할머니들이 한 땀 한 땀 만든 수공예 제품을 판매하는 마르코로호. ‘할머니들의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자’라는 브랜드 비전은 발행하는 할모니레터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할머니들의 일상 소식, 할머니 이야기를 담은 영화와 책, 할머니가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까지 구수한 집밥 같은 매력이 느껴지는 뉴스레터다.


배짱이를 위한 알찬 소식지 | 주간 배짱이

여기서 배짱이란 ‘배달의 민족을 짱 좋아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일종의 브랜드 팬클럽이다. 브랜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배민 B하인드’와 다양한 필진을 섭외해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연재하는 ‘요즘 사는 맛’이 대표 코너. 매주 목요일, 배짱이들의 메일함엔 그들이 혹할 만한 이야기가 한가득 배달된다.


월요병을 치료해주는 위로의 편지 | 밑미레터

유난히 힘들게 느껴지는 월요일 아침, 위로의 한 마디가 필요하다면 밑미레터를 열어보자. 자아 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가 발행하는 뉴스레터는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준다. “SNS밖 당신은 행복한가요?” “당신의 가능성, 충분히 믿어주고 있나요?” 등의 질문을 던지며 한동안 사색에 잠기게 한다.


세상의 모든 경험을 담아 | 프립레터

무료한 일상을 달래줄 신선한 재미를 찾고 있다면 여기 딱 맞는 뉴스레터가 있다. 여가·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은 가볼 만한 여행지와 현지 액티비티, 주목할 만한 원데이 클래스 등 일상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줄 알찬 경험을 쏙쏙 골라 전달한다. 새로운 경험에 목마른 사람이라면 ‘요즘 주목해야 할 TREND’와 ‘경험묶음.zip’을 보며 힌트를 찾고, 특별한 일상을 꿈꾸지만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프립이 직접 해본 후기’와 ‘경험 월말 결산’을 참고하자.



※ 본 콘텐츠는 'FINDERS 파인더스 Issue02. 레터 보내는 사람들'의 수록 콘텐츠 일부를 재편집하여 제작하였습니다.

> 파인더스 Issue02. 레터 보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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