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인 사랑, 아이들
아이들에게 카카오톡을 설치해 줬다. 그룹카톡방이 생겼다. 방 이름을 정해야 한다. 우리 가족 사랑해,라고 적었다가 왠지 진부해서 고민 끝에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적었다. 딸이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면, 너희들은 내 인생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해줘야지. 생각하면서.
일로 스트레스가 많은 날이었다.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하느라 지치는 날도 많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는 걸 아이가 들었다. 엄마에게 '수고했어 오늘도~~'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이에게 정말 고마웠다.
희한하게, 일로 스트레스 많은 날이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아이들의 '엄마'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오후에 하교하는 아이들과 뭘 할까 고민하면서. 뭐 사 먹으러 갈까, 도서관에 갈까, 아이들하고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전히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 일을 시작하고 나서는 더 그랬다. 준비물을 빠트리거나, 숙제를 놓치는 아이를 보면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일 때문에 아이를 잘 못 챙기는 것 같아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면서 살려고 노력한다. 일에 체하지 않으려고, 일에 짓눌리지 않으려고 내 스피드와 역량에 맞게 일을 하려는 긴장감이 늘 있다. 아이들에게 짜증과 신경질을 내지 않으려고, 아이들이 부담이 되어버리면 안 되니까. 아이들은 내가 챙겨야만 하는 '부담', '짐'이 아니다. 나에게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내가 여러 일로 복잡할 때, 그로부터 떠나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 아무 조건 없이 나를 사랑해 주고, 끝까지 엄마 편이다. 이런 존재가 또 어디 있을까. 힘들 때 아이들이랑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나를 보면서 꽤 괜찮은 엄마라는 느낌도 갖게 해 주니까 여러모로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다.
얼마 전, 친구들이랑 만남에서 임신한 친구가 휴직과 복직, 커리어에 대해, 양가 부모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의식하지 않았겠지만 '걱정'이 즐비하는 대화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많은 시간을 그렇게 보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명이 주는 기쁨과 경이로움,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내가 대화의 방향을 틀었다. 사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좋을 순간이 얼마나 많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이미 출산하여 자녀 양육 중인 친구는 맞다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키워본 사람은 안다. 자녀양육이 얼마나 힘든지와 얼마나 충만한 행복을 가져다주는지 모두를.
저녁에 일이 없어서 일찍 들어가는 날은 아이들이 집에 올 무렵에 짜잔 하고 나타나서 놀라게 해주는 재미가 있다. 괜히 밖으로 나가서 손잡고 걸을 일을 만든다. 내 손안에 담기는 아이의 포동한 손의 느낌이 좋다. 아직 내 가슴팍 근처에도 못 오는 꼬맹이가 같이 걷는 건 귀여운 순간이다. 내가 속도를 늦추기만 하면 우리의 일상은 충분히 음미하며 보내진다.
집이 있다는 건, 힘들 때 돌아갈 수 있는 곳 홈스위트 홈,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나의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