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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치한 삶이 좋아 Aug 13. 2024

바라볼 뿐

산청 계곡에서 우연히 만난 어느 부부의 반려견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한다

그런데도

소리로 언어로 어느 사이 내 귓가 가까이 머무른다


이 아침 

문득 스치는 생각으로 

무겁게 공기를 들이마시다 

체한 맛에 씁쓸하던 차에

녀석의 순수한 눈망울로 사그러진다


엄마가 던져 준 장난감을 건지러

거침없이 물 속으로 뛰어드느라

그 좋아하는 황태채마저 고개를 돌리는 녀석


흠씬 젖은 몸뚱아리를 말리려 

연신 온몸을 털어내기 바쁜 녀석

그 녀석처럼

나도 그렇게 잠시 머물었던 아픔 감정을 날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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