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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촌닭 Mar 06. 2024

해 뜬 날

내가 사는 곳의 겨울엔 해가 잘 뜨지 않는다.  늘 어둡고 비도 엄청 많이 온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날씨가 좋았다.  해가 뜬 거다!  아빠도 이번겨울 처음으로 가든으로 나가서 가든 정리를 하고 세차도 하고 이것저것 했다.  참고로 우리 아빠는 늘 가든에만 있다.  우리 가든은 아빠의 놀이터인데 겨울엔 놀이터에 못 가니 아빠가 심심해한다.  나도 오랜만에 가든에서 동생이랑 보비카도 타고 말도 타고 놀았다

진짜 말은 아니고 이렇게 생긴 나무 말

아빠는 가든에서 놀게 두고, 동생이랑 엄마랑 옆동네 큰 농장 놀이터로 갔다.  가는 길에 쌍둥이네에 들러서 같이 갈래? 하고 물었는데 다른 스캐쥴이 있어서 함께 못 갔다... 엄청 아쉽...ㅠㅠ

동생이 겨울 내내 동물원 가고 싶다고 했는데 해도 너무 빨리 떨어지고 춥고 비 오고 동물들도 집에서 나오지도 않고 해서 아직 까지 못 갔는데 오늘 농장에 가니 염소 돼지 황소 버펄로 알파카 닭이 있어서 동생의 동물원부족함이 조금 충전된 것 같았다.  

농장에는 아주 큰 놀이터와  지역에서 나오는 우유 치즈 푸딩 과일절임 살라미 빵 뭐 이런 식품들도 판다.  얀네가 낮잠을 10분밖에 못 자서 조금 힘들어해서 놀이터로 안 가고 일단 내부에 상점구경부터 갔다.  들어서니 살라미랑 햄 바닐라 푸딩 등 시식하는 게 있었는데 얀네는 거기서 계속 살라미만 먹었다.  엄마가 나도 먹어보라는데 나는 내가 모르는 음식 먹는 건 싫어해서 안 먹었다.  이것저것 구경하는데 동물봉제인형들이 너무 귀여워서 엄마한테 병아리 한 마리만 사달라니 집에 인형 천 개 있다며 안된단다.  병아리는 없다니까 병아리도 있다며 안 사줬다.

상점 내부

대충 보다가 밖으로 나와서 놀이터에서 본격적으로 놀았다

야외 놀이터

나는 오랜만에 놀이터 와서 신나게 놀고 싶은데 얀네가 자꾸 살라미 먹으러 가쟈고 하고, 이거 안 한다 저 거안 한다 하며 울어서 김이 샜다.  어쩔 수 없이 뭐 먹으러 다시 실내로 들어가서 시식용 살라미 하나를 얀네에게 먹이고 조용히 시켰다.  그러곤 간단하게 와플이랑 크레이프를 먹고 몸 녹이며 놀다가 나도 갑자기 살라미가 먹어보고 싶어서 먹었는데 너어무 맛있는 거다, 그래서 한 개 먹었더니 엄마가 시식용이라며 그만 먹으라고 해서 더 이상 못 먹어서 너무 아쉬웠다.  나와서 또 자전거 타고 노는데 얀네는 유모차에 앉아서 부담스럽게 계속 쳐다보고 엄마도 가자고 해서 아쉽지만 차로 돌아갔다.  엄마가 다음생일 파티 여기서 하자고 해서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얀네는 다시 잠들었고, 돌아오니 아빠는 아직도 가든에서 놀고 있었다.  해가 뜨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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