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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한촌닭 Mar 04. 2024

Fasching (카니발)

독일에는 2월에 fasching이라는 행사를 한다.  미국의 핼러윈 같은 건데 다들 코스튬을 입는다.  엄마가 핼러원은 종교적 이유로 참석하지 못하게 해서 나는 핼러윈 때는 아무것도 못한다.  대신 fasching때는 엄마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 준다.  이번에는 어떤 거를 할까 여러 가지 생각하다 승무원 코스튬을 입기로 했다.  학교에서도 파티를 하는데 브런치 뷔페를 먹어서 아이들 모두 한 가지씩 음식을 해와야 하는데 나는 김밥 싸 오겠다고 적어냈다.  그리고 엄마한테 나는 김밥 해줘 하고 말했는데 엄마가 뭐? 김밥?? 김밥이라고???라고 말해서 응, 선생님도 좋다고 했어라고 했다.  보통 오이 사과 파프리카 배 치즈 머핀 과자 이런 거 하나씩 가져오는데 머핀이나 케이크를 써낸 친구엄마들은 왜 이런 거 썼냐고 성환데 우리 엄마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한다.  승무원코스튬을 주문하고 그 전날 비행기모양 헬륨풍선도 샀다.  김밥준비도 엄마가 완벽히 해뒀고 나는 너무너무 설레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겨우겨우 잠들었는데 일찍 눈이 떠져서 엄마한테 김밥 싸러 가자고 깨웠다.  엄마가 일어나더니 새벽 2시라며 다시자라고 해서 다시 누웠는데 잠이 잘 오지 않아 겨우겨우 다시 잤다.  엄마는 잠이 안 와서 5시까지 깨어있다가 한 시간 자고 여섯 시에 일어나서 김밥을 다고 한다. 우리 선생님은 채식해서 선생님 김밥은 또 따로 싸줬다.  학교에 갔는데 여자 친구들은 대부분 공주였고, 남자아이들은 공룡 우주인 경찰 뭐 이런 코스튬이었다.  음... 내 생각에 내가 제일 이쁜 것 같다.  오늘 수업도 없고 하루종일 학교에서 놀기만 했는데 요즘 우리가 자주 하는 놀이는 에밀리가 미친개이고 이 개가 흘리며 사람에게 뽀뽀를 하려고 해서 우리는 무조건 도망가야 하는 놀이다.  나는 높은 곳으로 도망가다가 스타킹에 구멍이 나서 속상했다.  

내 코스튬 / 김밥

엄마가 선생님 거는 소시지 안 넣고 아보카도 넣고 했는데 선생님은 김이 맛이 없다며 안 먹었고, 친구들도 많이 안 먹어서 거의 남았는데 쌍둥이 친구들이 김밥을 너무 좋아해서 집에 가서 먹으라고 통 채로 줘버렸다.


그리고 주말에 로즈마리네  fasching 홈파티에 초대받아서 갔다.  아빠는 안 가고 싶다고 해서 안 갔고, 엄마는 코스튬 안 입고 그냥 갔는데 거기 초대받은 모든 사람들은 어른아이 할 거 없이 다 코스튬을 입고 있었다.  특별한 건 없었고 코스튬입고 같이 먹고 놀았다.

칵테일 만드는 중

다음 fasching에는 치어리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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