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환경이 마음을 기른다!

by 프리여니v


언어 모델을 제때 제시한다.



언어치료를 배우다 보면 ‘모델링(Modeling)’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대상자의 정보를 수집할 때도, 실제 치료 기법을 적용할 때도 이 모델링은 언제나 핵심적인 개념으로 등장한다.


인간이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두고 생득적 본능이라는 견해와 환경적 상호작용의 산물이라는 견해는 오랜 시간 팽팽하게 대립해 왔다. 특히 환경적 측면을 강조하는 관점에서는 아동의 언어 발달에 있어 양육자의 모델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언어적 환경이 생존에 얼마나 절대적인지는 역사 속의 비극적인 실험들이 증명한다. 13세기 신성 로마 제국의 프리드리히 2세는 아이들에게 음식과 거처는 제공하되, 언어적 접촉과 신체적 온기를 철저히 차단하는 실험을 강행했다. 어떤 언어가 자발적으로 터져 나오는지 관찰하려 했던 이 시도는 전원 사망이라는 참혹한 결과로 끝났다.


아이들은 육체적 허기가 아니라, 양육자의 다정한 목소리와 눈 맞춤, 그리고 상호작용이라는 정서적 양분이 결핍되어 생의 의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모델링은 단순히 단어를 가르치는 기술을 넘어, 한 존재에게 살아갈 이유와 소속감을 부여하는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의 원숭이 실험 또한 같은 궤를 그린다. 새끼 원숭이에게 ‘우유를 주는 철사 엄마’와 ‘우유는 없지만 부드러운 천 엄마’를 선택하게 했을 때, 원숭이는 배가 고플 때만 잠시 철사 엄마를 찾고 남은 시간은 온종일 천 엄마의 품에 매달려 있었다. 생명체는 단지 물리적 충족보다 온기와 부드러움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본능적으로 갈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실제 언어 평가에서도 양육자의 언어 모델을 중요하게 관찰한다. 양육자가 아동과 눈높이를 맞추는지, 의사소통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지, 아동의 수준에 맞춰 명료하고 풍부한 언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결국 아동은 자신이 처한 언어 환경만큼 자라난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생겼다. 이 언어 환경이라는 것이 비단 자라나는 아동에게만 중요한 것일까? 그러다 아주 오랜 시간 내 입술에 배어있는 한마디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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