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삶을 똑같이 살 자신
우리는 항상 후회라는 걸 하면서 살아간다.
당장 오늘 하루를 돌아보는 밤이 되면 아침부터의 삶이 나열되면서 후회로 점철된다.
어제도, 그제도, 내가 왜 그렇게 살았지라며 항상 후회를 한다.
후회란, 아무리 빨라도 늦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오늘 특별한 말을 들었다.
"다시 한번 오늘이라는 삶이 주어졌을 때, 오늘을 똑같이 살아갈 수 있는 그런 하루를 살자."라는 그런 말.
그만큼 후회 없는 오늘을 살아라는 뜻이다.
신께서 오늘 하루를 똑같이 주었을 때, 너는 오늘 하루를 똑같이 살거니?
"아니오. 나는 다르게 살 것 같아요."
이런 말이 아니라,
"네. 오늘을 나는 충실히 살았으니 똑같이 살 겁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렇게 후회 없이 살란 말.
자기 계발서들을 보면 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주는 글귀들이 적혀 있다.
긍정적 에너지를 주고, 힘을 내어 나는 잘 될 것이라고 암시하며 살면 그대로 될 것이다라는 그런 마법 같은 주문을 가르쳐준다.
제한된 삶 속에서 한가닥 동아줄 같은 그런 느낌.
그러나 나 같은 사람에겐 그런 희망을 갖기가 참으로 힘이 든다.
사고가 잘 안 바뀐다.
책을 읽기도 힘들지만, 읽더라도 그때 잠깐 힘을 얻을 뿐, 덮고 돌아서면 금세 원래대로 돌아와 있다.
오늘도 저 말을 아침에 들을 땐, 오오!! 그래 그래야지!라고 생각했다가, 저녁 6시가 되자 금세 생각이 바뀌었다.
어떻게 사람이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 수 있냐라면서.
100프로라는 건 없다면서.
오늘은 신랑이랑 대청소를 했다.
사실 청소 안 한 지도 꽤 됐다.
하고 싶어서 한건 아니나, 신랑이 더러운 것을 못 보겠는지 하자고 해서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이끌고 억지로 쓰레기를 하나씩 담고 청소기를 돌렸다.
그러고 나니 집이 깨끗해졌다.
둘이 하니 청소는 한 시간 반이 걸렸다.
그러더니 마트에 가자고 나를 일으키려고 한다.
나는 쉬고 싶은데 신랑은 나랑 자꾸 어딜 가고 싶어 한다.
남들에겐 쉬운 것이 나한테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저 몸 하나 일으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갔다 오면 얼마나 나한테 부담이 되는지 신랑은 잘 모른다. 설명의 영역을 벗어난 것이라는 것도 알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신랑은 매번 마다 거절당하면서도 매번 마다 끌고 나가려고 하니까.
청소는 어떻게 어떻게 했는데, 마트에 가는 건 심적으로 힘들어 거절했다.
시무룩한 남편을 보면 내 마음도 어렵다.
하지만 가지 않는 것은, 가면 심적으로 힘든 내가 짜증을 엄청 낼 것이 뻔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후회하지 않는 하루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매 갈등의 순간마다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하루가 될 것인가를...
그리고 고민한다.
억지로라도 나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역시... 나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인간인 것 같다.
안될 줄 알면서도,
저 높은 벼랑 끝에 못 오를 줄 알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인간이란 생물인 것 같다.
중간이면 어떻고, 못 오르면 어떤가.
어차피 인간의 삶이란 과정일 뿐인 것을...
그저 하루하루 노력하면서 만족하면서 그렇게 주변도 돌아보고 천천히 걸어가는 과정인 것을...
내 마음이 아프면 주저앉아 아픈 마음을 돌보며 그저 쉬면 된다.
쉬고 싶으면 쉬고, 울고 싶으면 울고, 걷고 싶으면 걷고...
아직 정답은 모르겠지만, 후회 없이 살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그렇게 말은 할 수 있어야 하겠지.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약을 먹고, 잠을 자고, 일을 하고,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