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달리기였다.
내가 사는 곳은 매년 3월 1일에 '건강 달리기'를 한다. 5km와 10km 두 종목이 있다. 겨우내 집안에서 있던 우리가 뻐근한 몸을 이끌고 새 학기, 새 봄을 맞이하기로 마음먹고 참여한 지 올 해로 2회째이다. 물론 첫째와 나만 참여한다. 아직 어린 둘째와 막내는 몇 년 더 기다렸다가 함께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날씨가 어마어마했다. 작년엔 반팔을 입고 뛰어도 더웠는데, 올해는 칼바람이 불었다. 빨개진 코는 뛰어도 돌아올 줄을 모르고 땀이 날 겨를이 없었다.
'어? 이러면 안 되는데... 3월 시작을 힘차게 해야 하는데....' 웅크린 몸을 풀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개학을 했고, 나는 나의 일정을 이어간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한다. 막연히 책을 내고 싶어서 이 강의도 기웃대고, 다른 강의도 기웃대다가 방향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우선은 어떤 글이든 쓰기로 했다. 애정하던 독서 모임에 '저는 글쓰기 공부를 해야겠어요. 다음에 봬요.' 하고 나와버렸다. 정말로 글쓰기 공부를 해야 한다. 재미있고 감동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이런 과정들이 지나가는데,
3월은 여전히 추웠다. 따뜻한 라면 국물이 생각나고 그 유혹을 뿌리치기는 더 힘들다. 가득 찬 배는 더한 간식을 부를 때도 있다. 추위가 이렇게 위험하다.
강원도의 3월은 아직은 꽃봉오리가 더 많다.
4월 1일이 돼서야 쓰는 3월 성찰 일지인데 하늘은 반짝이지만 아직도 춥다. (올해가 유독 춥다.) 3월은 아이들과 함께 방향을 세우는 달이었던 것 같다. 이젠 공부도 해야 하고, 공부할 몸도 만들어줘야 한다. 아무런 습관이 잡히지 않은 우리는 차근차근해 나가려 한다. 3월은 희망을 품는 달이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새벽에 '성장 메이트' 모임이 있다. 3월을 돌아보며 4월을 기약한다.
<성장 메이트에서 주신 질문들>
1. 24년 나의 목표는?
- 종이책 출간에 한 발씩 다가가기.
- 행복한 우리 집 만들기
- 경제서적! 부동산! 상가!
2. 3월은 ( )이었다.
- 3월은 방향을 잡아가는 달이었다. 주부로서 자녀와 남편을 위해 오랜 시간을 보냈기에 이젠 나를 위해 나를 알아가는 달이었다. 엄마, 아내가 아닌 나의 방향을 잡는 달이었다.
3. 지난 한 달간 내가 잘한 것은?
- 육아서를 다시 읽기 시작했고, 글을 잘 쓰고 싶다고 마음먹은 것이 잘한 것 같다. 4월은 글쓰기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
- 운동을 하려고 했다.
4. 지난 한 달간 아쉬운 부분은?
- 배가 부르면 뭔가에 집중하기가 어려운데, 추위를 핑계로 과식을 했다. (겨울보다 더 추운 것 같다.)
- 책에 집중하자고 마음먹으니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아이들에게 집중해야겠다.
5. 3월에 배우고 성장한 것은?
- 캔바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것.
- 전자책, 종이책 출간에 대한 것들을 알아본 것.
- 나의 부족한 점을 깨닫는 것. (겸손한 사람이 되라는 말은 나에게 하는 말이었던 것이다.)
6. 내게 기쁨과 만족을 주었던 것.
-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
-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
- 아직은 아이들과 재밌게 놀 수 있다는 것.
7. 다가올 한 달은 어떻게 살아보고 싶은가?
- 이젠 정말 루틴을 잡고 생활하고 싶다. 데드라인이 가까이 와서야 후다닥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해내서 꾸준히 하고 싶다. 운동이든 글쓰기든 육아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