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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물안궁의 삶 Feb 10. 2024

새 마음, 새 뜻

새 마음, 새 뜻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지금보다 더 어린 젊은 시절에는 뭔가 일관성 없고 우직하지 못해 변덕스러운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다양성과 자율성보다는 한 가지를 우직하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무언의 공식이 있었던 시절이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


회사에 다니며 육아에 집안일을 하고있는 고정적 패턴에서는 사실 새 마음, 새 뜻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이 꽤 어렵고 무엇보다 그런 새로운 시각과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설렘에 가까운 감정을 느끼기 쉽지 않은 상황에 살고 있다. 나도 모르게 세월 속에 획일화되어 있거나 살아온 사고방식, 행동방식이 고정화되어가는 듯 했다.


그렇기에 '새 마음 새 뜻'이라는 단어 단어만으로도 얼마나 삶에 비타민 같은 존재인지.

삶이 모든 순간을 설렘과 새로움만으로만 살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일, 행동을 할 때에도 스스로 다양한 의미와 태도를 취해 살아보는 것도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특히 지난 시간에 매몰되지 말고 다가올 시간들을 보다 긍정적으로 대하는 가장 큰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24년 들어 1월 1일을 맞이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음력새해 동이 트고 있다. 새 마음 새 뜻을 가져보자 했던 나는 평일에 회사 격무에 시달려 몸이 말을 듣지 않던 몇 주간의 시간을 뒤로하고 오늘은 정확히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났다. 늘 시간이 부족하다 아쉬워하는 내게 평소보다 1시간 30분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이 시간 동안 나는 두 편의 글을 완성했고, 영상강의도 수강했다. 그렇게 아침 시작이 새로워지고 활성화된다.


'아, 나는 1월 1일 새해 벽두에 세운 계획이 유야무야 이렇게 또다시 무너지고 있었구나.'하고 한탄하기보다 새롭게 새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다 여기며 실천하다 보면 새 뜻을 세우는 조각조각이 이어져 하나의 생활, 삶의 연속적 선이 된다.


1월 1일이 밝은 이후로 2월 4일 입춘을 맞아 한 번 더 집, 마음, 몸 재정비할 시기가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렇게 음력새해를 맞게 된 것이다. 나는 주로 절기, 월초, 주초 등의 시기를 앞세워 새롭게 정비하는 시기로 삼곤 하지만 그런 날짜 개념 없이 매일을 새롭게 살아보려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 한 가지, 어제 연휴 첫날인 나는 가족들의 식사, 삼시세끼 밥을 차리고 설거지하는 이외에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특별히 시골에 가거나 친척댁에 갈 일정도 없는 올 연휴는 어쩐지 내게 재충전이 시기이자 가족들과 보다 꼭 붙어 평일에 회사에서 야근하느라 바빴던 시간들을 만회(?)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게 하루종일 누워서 틈틈이 쉬고, 낮잠 자고, 일어나서 밥 차리고 설거지하고 그러다가 내게 영감을 주는 여상들만 반복해서 보며 남편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만들기도 했다.


맞다. 물론 내가 게으른 탓도 있다. 몸이 으스러지게 피곤하고 속시끄러운 일들이 있었어도 육아와 가정돌봄이 최우선인 사람이었다면 쓰러지더라도 가족에게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런면이 많이 부족한 나는 늘 반성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종일 쉬었는데도 잘 시간이 되니 아무렇지 않게 또 잠이 들었고, 밤잠을 평소만큼 자고 깨니 이제야 몸의 피로가 조금은 풀린다고 여겨지는 것 보면 몸이 피곤해서 그랬더 고 생각한다. 이렇게 연휴가 아니면 제대로 쉬어줄 날도 없었을 테니까.


어제 하루종일 입이 나와 있는 남편의 표정을 보며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았고 미안했고 마음도 불편했다. 그럼에도 전 같으면 미안한 마음만으로 다시 움츠러들어 아무것도 못하고 전전긍긍 걱정했을 테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제의 후회는 후회고 오늘은 다시 가족들 중에 가장 먼저 일어나 내 삶을 시작하며, 괜스레 시간 탓 육아 탓에 회사 외에 내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 같은 핑계에서 스스로 벗어난 것이다.


오늘이 음력 새해이기에 내게 더 새로움을 가져다줄 동기부여가 크게 되는 날이긴 했지만, 나는 앞으로도 일상에서 새 마음 새 뜻으로 삶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보려 한다. 사실은 매일이 새롭고 매 순간 새로우며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은 세상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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