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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하 Sep 25. 2021

멜랑콜리

이어폰으로 노래를 틀었다


시간을 새까맣게 태워가며

삼박자 왈츠 또는 무당의 춤에 흡사

밤이었지만 배경은 물감을 풀어놓은 색으로

색이라고 말하기도 그런 색으로

방과 후 노을 비치는 복도

물감통을 비우러 가는 초등생의 멜랑콜리

희미한 왁자지껄한 소리의 멜랑콜리

낯설고도 친근한 이국적 향수

과거 또 과거 이것이 멜랑콜리


횡단보도 징검다리 어설픈 거리를 뛰어넘으며

애써 천진함을 되찾기

그러다가 현실의 멜랑콜리

쓴웃음의 멜랑콜리


다시

삼박자 왈츠 또는 무당의 춤에 흡사

길바닥 하수구 쇠창살을 뜯는 주객의 아리따움

이어폰 넘어 들리는 아이돌 노래의 흥겨움과

술 취한 남녀 쌍에게는 뒤틀린 거리

그 묘한 멜랑콜리


귀갓길 산책로의 멜랑콜리

이게 다 구름 속 달무리 때문인걸

휘청 휘청 몸짓

꿈같은 하루의 멜랑콜리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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