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에 올라온 나영석 PD의 ‘케냐 간 세끼’를 열어보기 시작했다. 케냐에 갔을 때가 떠올랐다. 15년 전에 간 열흘간의 출장이었는데, 두바이를 거쳐 들어가서 이집트, 에티오피아, 케냐를 돌아 나오는 일정이었다.
외국인들이 한국, 일본, 중국을 구별 못 하는 것으로 우리가 분개하는 것처럼, 아프리카라는 단어로 그 나라들을 한데 묶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나라마다 환경도, 사람도, 문화는 각기 다양했다. 그 소소한 기억과 몇 가지 놀랐던 사건들이 새록 떠오른다. 세 나라 중에서도 에티오피아 기억이 좋아서 에세이를 써 둔 적이 있었다.
(나중에 찾아서 브런치에 올려 볼까나...)
당시에 나이로비 국립공원을 방문했었다. 규모가 가로, 세로로 100킬로 이상이라고 하니…. 에버랜드 사파리의 몇만 배 이상?? 두꺼운 게이트 문이 열리는 순간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동시에 ‘와…….’ 했다.
"What did you see?"
우리 네 명을 태운 검은색 피부의 지프차 기사가 물었다.
우리의 대답.
"Nothing. Just GROUND."
땅을 보는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턱이 나갈 판이다. 호남평야를 차로 달릴 때, 이런 것이 지평선 느낌이려나 생각했었다. 초원의 지평선을 그날 보았다. 아이가 크기 전에 함께 데려와 이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는 벌써 성인이 되었다. 아들 미안~
당시 가장 충격적인 경험은 케이팝을 듣고 있던 소녀를 만난 일이다. 어디선가 한국 음악이 들렸다. 장현승, 현아의 트러블메이커. 지금도 역시 핫하다는 생각이고 내가 좋아하는 곡이다. 우리 옆을 지나가던 스무 살 즈음으로 보이는 흑인 소녀의 핸드폰 벨소리였다. 우리는 놀라움과 호기심을 숨기지 못하고 그 소녀가 전화를 끊기를 기다렸다. 낯선 동양인들이 웃으며 소녀에게 무슨 음악인지 아느냐고 대뜸 물었었다. 소녀는 한국 가수 이름과 곡명까지 정확히 말했다. 한국 음악을 좋아한다고까지 덧붙인다. 와우, 15년 전 아프리카 중심에서 케이팝이라니. 케데헌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여러 충격적이고 신선한 경험을 했다. 아, 마지막 케냐항공 사건도 있었다.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에서 케냐로 오는 길에 케냐항공을 이용했었다. 가벼운 마음과 몸을 싣고 이륙하려는 순간 기내 방송이 나온다. 비행기 화물칸이 부족해 오늘 싣지 못한 손님들의 수화물은 내일 비행기로 보내겠다는 방송이었다. 다시 내릴 수도 없는 일이어서 에티오피아 지인에게 선물 받은 그 나라 전통의상을 입고 다음 날을 버텼다.
아, 그곳은 진정 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