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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usiness'가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Our emotion is just each other business

언젠가 사슴군과 결정한 일이 있었다.

나중에 우리가 'say good bye'를 하더라도, 그 때 서로의 감정은 서로가 알아서 책임지자.

웃긴건 그 친구의 부담을 덜어주려고, 내가 먼저 말했었지.


그때의 나는 알았을까, 내 감정이 가끔은 너무 몰려와서 나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그 친구가 떠난지, 약 일주일이 지났다.

그 시간동안 계속 사람들을 만났고, 의미없는 밋업 자리에 나가 웃고 떠들고, 또 가끔은 그 친구가 그리워 같이 걸었던 우리만의 장소에서 시간을 보냈다.


나와 그 친구가 맨 처음 같이 갔던, '로스트 라군'! 그때는 한 여름이었는데 이제는 눈이 오고 추운 한 겨울이 되었다.

저 곳에서 벤쿠버에 오기 전 서로의 인생을 이야기 하고, 같이 맥주를 마셨지.

그리고 같이 일식집에 라멘을 먹으러 갔던 그 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함께 논 첫 날 첫 저녁! 그 이후 나는 라멘을 사랑하게 됐다.

어떻게 생각하면, 떠난 사람이 사슴군이고 남아서 그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 나여서 다행이다.

그 친구가 남았고, 내가 떠났더라면 그 친구 또한 나의 빈자리를 느꼈겠지.

내가 웃으면서 안녕을 말할 수 있었어서, 참 다행이다.


사슴군과 가까워 지기 전에는 학교 끝나고 우연히 같이 집에 갈 때, 선셋비치에 가서 선셋을 기다리곤 했다.

초가을에는 저녁 6시반까지 기다려야 했으니, 그 전까지 벤치에 앉아 이 전경을 바라보며 수다를 떨었지.

그저 커피 한잔에도 같이 벤치에 앉아 아름다운 벤쿠버의 자연을 바라보면 충분했던 그 나날들.

내가 아직까지도 이렇게 조건 없이,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었구나. 

그간 회사다니고,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이젠 조건이 맞아야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는데... 외딴 곳에서 우연히 만난 어린 친구에게 마음을 많이 준 것 같다.

낮에는 선셋비치, 밤에는 코울 하버. 그게 우리의 주된 코스 였지.

그냥 손잡고 같이 걷기만 해도, 그러면서 이야기만 해도, 하루가 그렇게 알차고 행복할 수 없었다.

이제 내 감정은 내 몫이니까, 남은 시간동안 내 감정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안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서로의 감정은 알아서 책임지자 했던 늦여름의 그날 밤.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홀로 그리워 할 내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사슴군은, 아마 내 인생에서 내가 가장 그 감정에 솔직하게 만들었던 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우리는 항상 사진찍을때 이런 장난을 쳤다

아직까지는 너가 많이 보고싶다, 내 특별한 친구야!

너는 나의 벤쿠버였어! 

그리워하면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되는 영화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 때는 서로의 감정까지 서로 케어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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