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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솔 Oct 06. 2023

이제는 대한민국 카페 메뉴에 칵테일도 포함될 때

제발 팔아달라고 사정하는 글

 

 최근엔 술이 포함된 카페 메뉴를 판매하는 곳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이 글은 전국의 카페에서 칵테일이 판매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작성하는 글이며 앞으로 계속 써 나갈 시리즈가 될 것이다. 


그 시리즈 중 첫 번째로 쓰이는 글이며 '대한민국 카페에서의 칵테일 판매 프로젝트'의 선전포고쯤 된다.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와 칵테일을 판매하는 bar의 경계는 예전부터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술에 관심 많은 바리스타는 정말 많고, 커피에 관심 많은 바텐더들도 많다. 다행히 한국의 바텐더들은 커피를 다루기가 참 편하다. 커피가 쉽다는 얘기가 아니다. 나는 커피가 술보다 훨씬 더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편하다고 한 이유는 주변에 카페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커피의 퀄리티나 취향을 고려하면 선택지가 적어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한국에는 좋은 카페들이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 따라서 바텐더인 본인이 조금만 발품을 팔면 본인 매장에서 취급하고 싶은 적합한 커피를 선정할 수가 있다. 물론 테크닉적인 부분에서는 전문 바리스타들을 따라갈 순 없겠지만, 그만큼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반대로 술을 판매하고 싶은 바리스타들은 어떠한가? 생각보다 주변에 레시피나 구비할 술이나 장비, 시스템에 관련해서 조언을 구할 bar가 많이 없다. 서울권에서는 그나마 지역 곳곳에 존재 하긴 하지만, 그나마도 카페에 도움을 줄 만큼 마인드가 오픈된 곳이 얼만큼인지도 모르고, 서울이 아닌 지역은 좋은 bar의 존재가 카페에 비하면 처참하리 만큼 부족하다.


칵테일과 커피의 세팅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모습


 내 주변에도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들 중에 칵테일을 다루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꼭 본격적이 아니더라도, 개수에 제한이 있더라도, 바텐더만큼 테크니컬 하진 않아도 스피릿이나 리큐르들을 활용하여 카페와 어울리는 음료 또는 커피가 들어간 칵테일들을 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나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 중 하나는 이들이 칵테일을 홈텐딩의 수준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레시피만 뚝딱 있으면 본인들이 알아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 메이킹 이외의 도구나 설비나 부가적인 재료나 관리의 영역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진지하게 상담하다 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아래와 같은 반응이다.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나?'

'좀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나?'

'이런 부분은 생략해도 되지 않나?'

'일부러 어렵게 알려주는 건가?'

'그냥 이것과 저것 레시피대로 섞으면 되는 거 아닌가?'


커피는 그렇게 디테일하고 복잡한 과정으로 세팅을 하고 구현해 내면서 칵테일은 홈텐딩의 수준으로 배우고 싶어 하고, 그것을 돈을 받고 판매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참 안타깝다. 찔리는 분들이 많길 바란다.



로스팅의 영역까지는 모르겠지만, 원두의 선택과 관리, 장비의 선택과 관리, 분쇄도, 드리퍼, 커피필터, 물의 온도, 푸어링 테크닉, 등등 내가 감히 알 수도 없는 디테일한 것들이 더 많겠지만 정말 많은 변수와 싸우는 그들인데.. 칵테일을 본인들이 하고 있는 프로페셔널함에 절반정도만 아니 반에 반만이라도 마음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 카페에서 다루기 좋은 칵테일을 여러 가지 소개하려고 한다. 사실 첫 번째 편을 바로 시작하려 했지만 서론을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업계가 아닌 다른 업계의 이야기를 같이 하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 글에서는 아쉬운 부분만을 지적만 한 것 같기도 한데 나쁜 의도가 아니라는 것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단지 어설픈 칵테일을 팔면 당신의 멋진 커피마저 어설프게 보일까 봐 걱정이 될 뿐이다.



앞으로 소개될 칵테일과 그것을 다루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당신이 하고자 하는 방향에 좋은 영감이 되길 바라며, 조금씩 당신의 카페에 술병이 쌓이고 메뉴가 한두 개씩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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