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싯돌 프로젝트 1기
아이들을 위한 디저트 개발 팀과 함께 F&B 사업 전개에 대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해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컨퍼런스에서 얻고자 했던 행사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부싯돌 창업팀 보다 '한 발' 앞선 선배 창업가의 문제해결 방법 및 노하우를 파악한다.
2. 다양한 문제 해결 접근 방법을 접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본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컨퍼런스는 왠지 모르게 분주했다. 꽤나 오랜 시간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착석하기 시작했고 우리 같은 초창기 창업가들보다 식품 회사, 자영업자 등 좀 더 사업을 오래 영위해온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주는 것으로 보였다. 컨퍼런스는 다양한 분야의 F&B 관계자들을 모셔놓았다. 어반플레이부터 시작해서 광장시장 빈대떡 가게 대표님, 아이스크림집 '녹기 전에' 대표님 등 자영업자, 커뮤니티 전문가, 대기업 유관 부서 등 다방면의 산업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녹기 전에' 대표님이 상권은 전혀 상관없다, 차별화를 위해서는 결국 나만의 콘텐츠, 나만의 가치, 비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자마자 그 다음 강연을 맡은 키보 대표님이 상권이 가장 중요하다, 장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권, 즉 접근성'이다 라는 말을 해서 굉장히 재밌었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지만 결국 모든 창업가 및 기업이 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나만의 차별화 된 포인트'였다. 컨퍼런스에서 여러 사례를 접하면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창업이란, 앞선 사람들의 길을 답습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앞선 사례의 한계지점을 찾아 시행착오를 줄이고, 문제를 나만의 방식으로 극복하고 해결 해내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누구도 정답을 가르쳐줄 수 없고 홀로 찾아내야 하는 외로운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차별화된 결과물을 생성하는 것이다. 누구나 다 따라할 수 있는 제품/서비스를 생산하게 되면, 시장의 선발주자로서 시작은 순조로울지 몰라도 경쟁시장의 논리에 따라 언제나 후발주자들에게 따라잡힐 수 있다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우리는 보통의 제품/서비스와 한끗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컨퍼런스를 통해 알게된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 heritage: 오랜시간 변함 없이 자리를 지켜옴으로써 차별화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이성당, 성심당 등의 사례가 여기에 해당한다.
- 커뮤니티/문화: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응해줄 수 있는 팬덤을 만들어낸다. 나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는 비전을 가진 팬덤을 확보하며 그들을 대표하는 선두주자로서의 새로운 문화를 생성한다.
- 창업가의 매력/전문성: 창업가 개인의 매력 또는 전문성을 극대화한다. 디자인 역량, 큐레이션 역량, 협업 역량 등 보통 사람들보다 창업가가 뛰어나게 가장 잘하는 분야의 두각을 드러내면서 많은 사람들의 그의 행동을 기대하고 응원하게 만든다.
부싯돌에서 탄생한 창업팀은 어떤 가치를 선보이며 차별지점을 만들어야 할 지 고민이 든다. 항상 이런 사례들을 접하면서 보편적인 원리를 깨우쳐도 현재, 지금의 사례에 그 원리를 대응하려다 보면 또 다시 깊이 있는 고민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안의 자원을 기반으로 디저트를 개발하고 있는 디딤돌은 부안의 지역자원의 가치에 공감해줄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성함으로써 차별화된 포인트를 만들어 내는 중이고, 부안의 자연자원을 활용하여 기후변화체험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잼글도 환경의 가치를 보존하고 기억하게끔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서 팬덤으로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괜찮은 제품/서비스를 만들어내기도 어려운데 거기에 이야기를 담고, 가치를 담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제품/서비스에 '가치를 더한다'는 것은 차별화 포인트를 창출하기 이전에 우선시 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창업가가 가치를 담기 전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소비자들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서비스를 기획하고 그 제품/서비스의 품질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 보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선제되어야 한다. 소비자들이 구매 시 높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퀄리티가 보장되었을 때 거기에 담긴 이야기나 비전이 좀 더 빛이 날 수 있다. 비건음식이라고 해도 맛이 없으면 팔리지 않고, 일본 문화를 담은 이자카야라고 해도 맛이 없으면 잘 되지 않는 것처럼 제품/서비스에 기대하는 기본적인 요소(품질)가 충족되지 않으면 그것을 만든 이야기, 비전, 가치들이 빛날 수 없다.
손이 베일 듯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말했듯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탄탄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퀄리티가 월등하게 좋아야 차별화를 줄 수 있는 전제 조건이 충족이 된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제품/서비스 디벨롭에 만전을 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