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크굿 대표님의 멘토링을 받다
오늘은 부안의 생태자원을 활용하여 환경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잼글 팀의 현황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 팀은 서비스 생산 기간이 길다는 단점은 있지만 깊이 있게 몰입해서 퀄리티 좋은 서비스를 기획해 내면 무한으로 양산/판매할 수 있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팀이다.
잼글은 부안의 지질학적인 요소, 갯벌, 산림 등을 활용하여 아이들의 생태감수성을 높여줄 수 있는 게임형 환경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팀이다. 잼글의 콘텐츠의 장점은 갯벌이나 산림 체험을 할 때 가이드가 일일히 붙어서 진행해야 했던 기존의 환경 프로그램들과 달리 잼글의 콘텐츠는 키트만 있으면 챗봇으로 가족들끼리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프라이빗하며 동시간대에 똑같은 서비스를 수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잼글 홈페이지: 잼글 (jamgle.info)
잼글은 총 3명의 청년이 활동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 이렇게 세 분야로 활동하고 있어 좀 더 균형잡힌 전략과 업무 분배가 가능한 팀이다. 이렇게 업무 분배가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조금씩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다.
부싯돌1기 과정에서 잼글이 어떤 사람들의 어떤 니즈를 반영해서 콘텐츠를 기획해야 하는지에 대한 큰 방향성과 문제정의는 멘토리에서 함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겟 고객과 시장이 정해진 후 소비자에게 판매해야 할 서비스를 고도화, 디벨롭하는 과정에서는 콘텐츠 전문가의 실무적인 도움이 점차 절실하게 필요해 보였다. 멘토리 내에는 게임형 콘텐츠 기획자나 디자이너가 없다 보니까 서비스 제작에 대한 도움을 크게 주지 못하는 현황이었다. 프로젝트 팀이 쑥쑥 더 클 수 있도록 야외 및 건물 구조물 등을 활용하여 게임형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기업을 열심히 찾아보았고, '리얼월드'라는 야외 방탈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유니크굿의 대표님의 멘토링을 붙여주었다.
원래는 유니크굿 내 프로그램 또는 콘텐츠 기획자에게 멘토링을 받을 수 있을지 문의했지만 하반기에 유니크굿 직원들이 워낙 바쁜 상황이라서 운 좋게도(?) 유니크굿 대표님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첫 멘토링은 콘텐츠 기획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나왔다.
1. 박물관 콘텐츠를 기획할 때, 구조물과 설명하려는 내용이 맞지 않은 채로 퀴즈를 넣어야 할 경우,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2. 매번 전체적인 콘텐츠를 새롭게 구성하기보다는 일정한 틀을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부분을 고정적으로 가져가고, 어떤 부분을 유동적으로 가져가는지
3. 집중력이 짧은 아이들에겐 짧은 글의 시나리오가 들어가야 하는데 짧은 글에서도 의미있는 내용과 감정을 건드리는 스토리를 함께 가져갈 수 있는지?
확실히 전문 분야에서 오랫 동안 종사하던 분이라서 세세한 질문들에 대해 통찰력 있는 답변을 주셨다. 대상에 맞게 콘텐츠를 짜는 법, 콘텐츠를 짤 때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 콘텐츠를 기획할 때의 디자이너, 마케터, 기획자의 역할 및 논의 방법 등 실무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들으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사업은 '내가 편한 순서대로' 해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콘텐츠 기획 순서와 관련해서 유니크굿 대표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대부분의 기획자가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실수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업무 진행 순서라고 한다. 기획자들은 최상의 자원을 찾아 프로그램을 기획한 후, 디자인을 맡기고, 이해관계자를 섭외하고, 마케팅을 하며 순차적인 단계를 거치고자 하는데 이렇게 진행할 경우 판매 단계에서 항상 문제가 벌어진다고 한다. 2~3달을 쏟아부어서 열심히 콘텐츠를 짜고 디자인을 맡긴 후에 실제로 런칭하려고 했을 때, 콘텐츠의 핵심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시설 또는 구조물에 대한 사용을 담당 관리자가 막거나, 런칭 후 우리가 타겟하고자 하는 손님들이 잘 오지 않아 홍보비를 과도하게 쏟아야 하는 문제가 닥칠 수 있다.
멋드러진 콘텐츠를 뽑아내 승부수를 띄우는 것보다 그곳을 방문하는 소비자의 특성, 시설을 관리하는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 홍보/마케팅 방법 등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리얼월드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오지 않는 곳이더라도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으면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콘텐츠 퀄리티 높이는 것에 더욱 치중했다고 한다. 하지만 콘텐츠만으로는 오지 않는 곳에 타겟들을 끌어오기는 정말 어렵고(비용이 많이 들고), 시설 관련 이해관계자들과의 원만한 합의가 되지 않으면 프로젝트가 계획한 시기에 런칭되기 어려울 뿐더러 프로그램 이용에 대한 사용자 만족도도 뚝뚝 떨어졌다. 현재 잼글도 지질 관련 자원이 가장 좋은 곳에서 프로그램을 기획 후 프로그램에 사용될 시설 사용 관련 문의를 하러 갔는데 원만하게 소통이 안되어 콘텐츠 제작 일정이 다 딜레이 되어버린 상황이라서 더더욱 귀 기울여 듣게 되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팀에게 콘텐츠에 사용되는 자원들에 대한 허가는 원자재 수급과 같은 문제다. 원활하게 그 원자재를 사용할 수 있어야 완제품(콘텐츠)의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완제품을 사용할 소비자들의 동선과 니즈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서 판매, 추천이 일어날 수 있게 된다.
생전 처음 해보는 환경 콘텐츠 기획이어서 어려웠을텐데도 묵묵히 해내며 실무적인 질문을 할 수 있게된 잼글이 정말 멋있었다. 잼글의 콘텐츠가 대한민국의 자연의 가치를 찾는 모든 아이들에게 닿는 그 날까지, 응원하고 싶다.
인스타그램 : @jamgle_offical
홈페이지 : https://jamgle.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