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ep 7.
돌조각을 하나 빼내어
묻은 모래를 털어버린다.
그리고 있는 힘껏 던져본다.
찰나 후, 물결은
투척물을 중심으로
정원의 형상을 띈 채
뭍의 가녘으로 걸음 한다.
귀를 아리던 두견새의
울음이 그칠 무렵,
더 이상의 진동은
감지되지 않았다.
무익한 꿈을 꾼 것인가.
내가 보았던 격렬한 진동은
괴수에게 식음 당하기 전의
마지막 몸부림은 아니었을까
먹이를 꿀떡 삼킨 괴수는
다시 저 깊은 수저에서
고요를 자처한다.
뭍에는 홀로 남겨진
작은아이만이
잔잔해진 물결을
슬픈 눈으로 음미하고 있었다.
어디서 알 수 없는
소리가 다시 귀를 아린다.
두견새는 아니었다.
나를 끝없이 쇄신하여
천지를 개벽하리라.
부정에 맞서며
나의 뒤를 돌아
한 점 부끄럼이 없게 하리라.
경험을 정진하되
나의 견문을
끊임없이 경계하리라.
마지막으로
나의 기도가
미수에 그치지 않기를.
고요 속에 잠식되질 않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