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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sumiki Jul 01. 2023

괜찮다는 말이 아니었나요?

그녀의 언어

얼마 전 TV에서 기안84님이 바이크를 타는 모습을 보았다. '가끔씩 무뎌질 때 감각을 깨우기 위해서 바이크를 탄다'는 말이 공감되었다. 나도 최근 조금 감각이 무뎌지는 느낌이라 바이크를 한번 타면 기분 좋은 긴장감이 생기지 않을까 하고 아내에게 물었었다.



혹시 나 바이크 사도 될까?


왜?


최근 감각이 조금 무뎌진 것 같은데, TV에서 보니 꽤 괜찮아 보이더라고..


알아서 잘 생각해서 해요~


ㅇㅋ~



아내도 괜찮다고 했으니 그때부터 나에게 맞는 바이크를 찾기 시작하였다. 주말에 가끔씩 근교로 라이딩을 하기 위한 용도로 적당한 가격에 혼다 CL500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실물로 보지는 못했지만, 처음 보자마자 끌리는 느낌에 나의 첫 바이크로 CL500을 정했다.

 

혼다 CL500 (출처: 혼다코리아 홈페이지)


근데 바이크를 타려면 2종소형 면허가 필요한데, 후기를 들어보니 까다롭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면허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 고민했다. 사설 연습장에서 연습만 하는 게 나을지, 학원에 등록해서 교육을 받고 진행할지... 며칠 고민 끝에 효율적으로 휴가기간을 이용해서 학원을 등록해서 빨리 면허를 따기로 결정하였다. 바이크를 먼저 예약을 해 놓을까 고민도 했지만, 역시 면허를 취득하고 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제저녁



바이크 타려면 2종 소형면허가 필요하더라고~ 휴가 때 며칠 학원 다녀서 딸까 해~


결국 타는 거야?


엥? 저번에 괜찮다고 한 거 아니었어?


언제??


알아서 하라고 했잖아~


그전에 말이 기억이 안 나? 바이크는 아무래도 하드웨어가 부족하니 사고가 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는데 잘 생각해 보라고 했었지~


엉 잘 생각해서 조심히 타면 되지 않을까 해서 타보려고 ㅎㅎ


당신이 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자동차가 와서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위험하니.... 잘 생각해 보라고 한 건데... 애도 3명인데 다치면 우린 어떻게 하라고...



아... 나는 이때까지 아내가 허락을 했다고 생각했었다. 

잘 생각해 보라고 해서 그나마 안전해 보이는 바이크를 사서 보호장구를 잘하고 천천히 타면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다시 듣고 보니 맞는 말 이긴 하지만, 아내의 '잘 생각해 봐'라는 말이 부정적인 의미인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참 어렵다 그녀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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