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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 Studio Bleu Aug 04. 2023

나의 정의가 당신의 불편함이 될 때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에 대하여


<< 하울의 움직이는 성 >>


'다이아나 윈 존스(Diana Wynne Jones) '의  판타지소설, "하울의 움직이는 성" ~  (츨처 : KLM 네덜란드항공 공식블로그)

커다란 성 하나가 구름 위에 보입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성은 한 군데에 있지를 않죠.


18살의 어린 소피는 구름 위의 성이 궁금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발걸음을 땐 소피는 성의 주인, 하울을 만나고 또 마녀와 왕자님을 만나게 되죠.


1986년 첫 편이 나온 영국작가 '다이아나 윈 존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어린 소녀 소피의 환상적인 모험담을 담고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다른 의미로 더욱 익숙하지 않을까 해요. 영원한 아이들의 놀이터,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가 있으니까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출처: 지브리 스튜디오)

저는 소설을 읽어보진 못했으니,

지브리의 만화를 통해 눈으로 먼저 책을 읽었다고 할까요? (저는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도 글을 쓰면서 알았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따분한 법 이야기에 갑자기 움직이는 성이 나오는 걸까요?


사실 이 원작소설의 성과 마을은 실제 배경이 있답니다. 바로 프랑스 동부의 작은도시 스트라스부흐(Strasbourg) 가 그곳이지요. 지브리 애니매이션에는 이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 하나하나가 그대로 오마쥬 되어있답니다.

동부 프랑스의 알자스 지방,의 '스트라스부흐’ 라는 작은 도시가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도시는 그대로 애니메이션의 배경이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스트라스부흐

오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마지막 수업》 소설로도 유명한 알자스 지방,

이름만 들어도, 별이 가득한 하늘과 목동과 양떼가 노니는 풍경이 연상됩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사실 그리 평화로운 삶을 살지만은 못했답니다. 프랑스-독일과 국경에 위치하고 있어, 근대까지 수시로 주인이 바뀌었던 탓이었죠.


그래서일까요?

두 차례의 대전쟁이 끝나고, 유럽인들은 작은 도시 '스트라스부흐' 에 유럽의 화합과 단결을 상징하는 중요한 건물들을 세웁니다.


바로, 유럽평의회 (Conseil of Europe)유럽인권재판소(ECHR,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가 그곳입니다.

유럽평의회(좌) 와 유럽인권재판소(우),  유럽 회원국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두 기구가 상흔이 많은 이 도시에 세워진 것은 또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 로만 집시 >>


2000년 4월 18일,

스트라스부흐의 유럽인권재판소 앞이 소란스럽습니다.


부산한 사람들 사이로 한 무리의 진정인들이 고소장을 들고는 법원으로 들어갑니다. 소란스러운 그들의 저 멀리, 체코공화국에서 온 집시 들이라고 합니다.


언론에서는 이곳까지 찾아온 집시들을 가리켜

'로만집시(Roman Gypsi)' 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길래 프랑스도 독일도 아닌

체코사람들이 이곳을 찾은 것일까요?  그것도 집시들이 말이죠.

체코 공화국에 집시아이들, 많인 이들이 빈곤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들만의 문화를 보존하며 살아가고 있죠.

로마.. 다들 로마라고 하면, 이탈리아의 수도를 생각하시겠습니다만..사실 로마니(Romani) 라는 말은 이탈리아가 아닌 멀리 인도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집시라 불리는, 유럽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 피부 까무잡잡한 사람들은 원래 저 멀리 인도북서부에서 이주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무려 중세시대 이전부터

이곳까지 이주해와 살아왔던 사람들입니다.

(그 먼 인도에서 이곳까지 이주한 것도 대단하지만, 이런걸 보면 우리네 세상은 여러모로 연결되어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슬프게도

이들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피부색과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중세 집시들은 심각한 차별정책에 시달립니다. 유럽에서 그들의 신분은 언제든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죠.


심지어 어느 시대에는,

집시를 돕는 것만으로도 처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아는 제2차 세계대전.

독일의 히틀러 정권은 유태인과 더불어, 이 집시들 역시 사라져야 할 열등 민족으로 보았습니다.


전쟁의 기간 동안 아우슈비츠 수용소 검은 잿가루 속에서 약 90% 이상의 유럽 집시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제, 유럽에 오랜 인도혈통의 집시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역경 속에서 사람들은 더욱 단단해지는 법,

전쟁이 끝나고 나치의 대학살을 피해 숨어있던 이들은 하나둘씩 고향으로 몰려듭니다.


체코공화국 역시 히틀러와 스탈린의 박해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몰려들게 됩니다. 그런 그들에게 동유럽 국가들은 집시라는 이름을 지우고 주류사회에 편입시키려합니다.


하지만,

고집스러울 정도로 그들은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지키고 있었죠.  


<<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 >>


동화 같은 도시 오스트라바(Ostava)

우선 이야기의 시작은,

체코 북동부, 조그만 공업도시 오스트라바 입니다.


인구 30만 명 정도의 아담한 도시,

로마시대에는 호박길 (먹는게 아니랍니다, 호박석이라는 광물이 교역되었던 길이에요)에 위치하고 있어 이곳은 교역의 중심지였답니다.


도시 주변으로는 오데르강이 위치해 있었고, 석탄도 많이 나는 지역이라... 음, 이곳은 모두가 탐을 내기에 항상 시끄러운 그런 동네였답니다.


그만큼 외지인들도 일자리를 찾아 많이 왔는데,

오늘의 주인공인 로만집시들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예상했겠지만 그들은 광산노동자잡부일을 하면서 자기들끼리 모여 힘들고 가난하게 살고 있었답니다.  

응? ~~~ 아니 이런 스카이캐슬 분위기는~

그런데, 얼마전 부터

오스타라바 교육청이 시끄럽습니다.


바로 집시아이들의 학부모들 때문이었죠.

무슨 일인진 모르지만, 지난 3년 동안 일련의 사건들로 인하여 부모님들은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러니깐 이 사건의 시작은 1996년 부터였습니다.

18명의 집시출신 아이들이 일반초등학교에서 특별학교로 전학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아이들이 특수학교에 오게 된 이유가 있었습니다.)


로만집시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지키며 살았기에,

체코어에 서투를 수밖에 없었죠.


더해서 집시들이 대부분이 가난하다 보니

부모들 역시 아이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주지 못하였답니다.


결국 학습을 따라가기에 부족함이 많다고 여겨지던 아이들은 테스트결과에 따라, 특별학교로 전학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시죠?

매도 같이 맞으면 덜 아프지만,

나만 맞으면 서럽다는거~


그들 안에서 상황이 조금 바뀌고 말았습니다.


1999년 적성검사를 통해

4명의 아이들이 일반학교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제 남은 14명의 학부모들은 화가 나게 됩니다.


'아니 우리 애들이 못난 게 뭐가 있다고!’


거기다 하필,

화가 나있는 부모님들에게 기름을 붓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당시 체코국내에는 학교법(Law no.29/1984)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법령 '제19조 1항'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죠.

중등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졸업이 필요하다.

또한  법령 '제31조 1항'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습니다.

<특별학교> 는
지적장애, 질병 및 장애를 가진 아동이나
일반초등학교에서 수업을 소화하지 못하는
 학습장애아동을 위한 학교이다.

단순히, 우리 아이들의 떨어지는 학력 수준을 높이기 위해 특별학교로의 전학에 동의했던 부모들의 결정으로, 아이들이 상급학교를 가지 못하는 결과 까지 이르게 됩니다.


(당시 체코교육부는 학생들의 전학을 위해서는, 담임교사들의 의견  + 법정후견인들의 동의 + 테스트 성적이 필요하다고 명시해 놓았답니다) 


14명의 탈락자 학부모들은 이제 원님을 찾아갑니다.

오스트라바 고등법원에 교육청을 고발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지?

부모들이 주장한 내용은 이러했죠.

⓵ 테스트의 신뢰성 문제

아이들을 평가하기 위한 테스트는
신뢰할 수 없는 내용들로 보인다.

실제 테스트에 사용되었던 평가문항은
일반 심리테스트에 사용되는 내용들이었다.

⓶ 진학기회의 박탈

특수학교 전학 안내를 받았을 당시,
교육청 당국의 안내가 충분하지 않았다.

'특수학교' 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아이들의 중등학교로 진학기회를
막는다는 것은 안내되지도 않았으며,
이는 부모들의 최초 의도와도 맞지 않다.

오스트라바 교육청은 머리가 아파집니다.

부모들의 주장이 어떤 면에서는 억지가 있어 보였거든요.


사실 교육청의 입장에서도 억울하기는 했습니다.

그들 역시 특수학교로 아이들을 보내기 위한 

'국내법령'을 꼼꼼히 확인하였고, 이런 문제가 있을까 해서 '행정절차' 역시 철저하게 지켰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이들은 어제까지 웃으면서,

"우리 애를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하였던 학부모들이었습니다.

아~~ 나보고 어쩌라고~!!!

거듭된 대화에도 불구하고

입장차이로 일은 점점 커져만 갔습니다.


체코대법원 까지 사건은 이어졌고,

법원은 교육청의 손을 들어 학부모들에게 패소판결을 내렸습니다. 아무리 봐도 공무원들은 일을 절차대로 진행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이 부모님들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제 사건은 체코 헌법재판소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부모들의 주장과 문제제기는 교육시스템과 인권의 문제로 커져 있었습니다.

⓵ 특수학교의 법적정의 문제

특수학교와 일반학교를 구분하는 것은
인종격리, 차별의 문제가 있다.

이러한 구분은 인간에 대한 명백한
‘비하(degarding)’ 이며,
학부모 및 아이들의 '존엄성'을 침해한다.

⓶ 교육받을 권리침해

특수학교는 일반학교에 비해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더하여 상급학교로 진학이 차단되어 있는데 이는 교육받을 권리의 침해에 해당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체코교육부

아래와 같이 주장합니다.

⓵ 합리적인 절차준수

교육부 공무원들은 학부모들과 회의 및 동의를 통하여 아이들을 특수학교로 배정하였다. 법적/행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항이다.  

⓶ 특수학교의 환경

특수학교는 일반학교보다 더욱 많은 지원을 학생들에게 하고 있다.

예로 학교는 18명의 보조인력을 정교사들과 함께 배정하여 가르치고 있다.


1999년 10월 20일,

체코헌법재판소는 판결을 내립니다.


특수학교 법령은
<체코헌법>에 비추어 위헌성이 없고,
교육청 역시 행정절차에 문제가 없었다.

더하여,
학부모들이 주장하는
아이들이 차별을 받았다는 사실 역시
구체적인 증거가 부족하다.


체코교육청은 승소했고

이렇게 사건은 마무리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 우리 아이들을 차별하지 말라!>>


이왕 이렇게 된 거, 갈 때까지 가보자~

그런데,

이 부모님들도 화가 단단히 났나 봅니다.

전혀 물러설 생각이 없었죠.


이들은 사건을 들고 스트라스부흐로 뛰어갑니다.

유럽인권재판소에 정식으로 제소를 한 것이었죠.

(Application no. 57325/00)


학부모들은 체코정부의 정책이 아래의 

<유럽인권협약 제14조> 위반 이라고 제소합니다.

성별, 인종, 피부색,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소수민족, 재산,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으로

차별받는 일이 없이
협약에 규정된 자유를 누려야 한다.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유럽인권재판소는 심리를 개최합니다.


고민의 내용은, '집시아이들이 받은 교육프로그램이 차별(discrimination)에 해당되는가?' 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법원은 몰랐을 겁니다. 이 부모들이 얼마나 끈질긴 사람들인지 말이죠...)


2006년 2월 7일,

유럽인권위원회 재판부(Chamber)는 판결을 내립니다.


일단 재판부는 '차별' 이란 무엇인가 를 먼저 정의하였죠. 법원은 차별이란 "사람을 객관적이고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르게 판단하고 취급하는 것" 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지금 누군가가 주관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나를 대한다면~ 여러분은 차별받고 계신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재판부는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렸답니다.

 ⓵ 체코교육부는 집시들을 차별했는가?  

체코정부의 정책은 '집시'들을 겨냥한 조치는 아니라도, 그들이 차별적으로 느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차별을 나타내는 정확한 정보는 불명확하다.  

⓶ 체코의 교육정책은 정당하였나?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아동들은
교육능력이 향상되어 일반학교로 진학하였고, 특별학교 배정할 때에 출신민족을 언급하는 부분도 없었다.

프로그램은 아동들의 교육목적 향상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⓷ 체코교육부는 책임이 없는가?  

교육과정 수립은 당사국의 역할이며,
모든 계층이 만족하는 정책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러한 판단은 법의 영역이 아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체코정부의 정책으로
학부모들이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교육정책의 목적은 선해 보이고,
이런건 법원이 판단할 영역은 아니다
(사실 우리도 모르겠다)


라는 뜻이랍니다.

아무튼 여기서도, 찬성 6, 반대 1

집시학부모들은 패소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판결이 어떠셨나요?


음... 법원은 모르겠다니,

멀리 달려온 사람들에게 조금은 무책임한가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이 학부모들은 정말 섭섭했나 봅니다.

이제 이렇게 된거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다시 항소장을 내게 됩니다


<< 학부모는 꺾이지  >>


대재판부 (Grand Chamber) 의 모습입니다.

2006년 5월 5일,

1차 판결이 나고 나서 3달이 지나

학부모들은 다시 재심을 요청합니다.


아무래도 본인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죠.


사안이 사인인지라...

재판소는 7월 3일에 대재판부에서 사건을 다시 심리할 것임을 선언합니다.


이번엔 무려 17명의 판사들이 사건에 대한 자료들을 다시 검토하게 됩니다. 그만큼 이 사안이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는 뜻이었을 거예요.  


무려 221단락에 달하는 영문 판결문을 제가 여기서 언급한다면, 지금 바로 모니터를 꺼버리시는 분들이 계시겠죠 ~^^;;;


사실 앞의 글들에서 대강의 사실관계는 나왔답니다.


다만 대재판부는 향후,

유럽인권재판소가 사건을 바라볼 때 적용되는

중요한 원칙을 여기서 언급합니다.


바로 '합리적인 비례관계 (Reasonable Relationship of Proportionality) 가 그것입니다.


어려운 단어 같지만 아주 간단합니다.

좋은 정책이란 아래의 두 가지가 합리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겁니다.

⓵  추구하는 목적(Aim pursed)
⓶  사용된 수단(means used)

이런 관점에서 대재판부는

체코의 교육정책을 바라보았습니다.

⓵ 추구하는 목적(Aim pursed)

체코정부의 교육정책이 '집시' 들을
차별할 목적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분명 체코 정부도 집시 아이들을 도우려
많은 노력했다고 보았습니다.

⓶ 사용된 수단(means used)

단, '특별학교' 라는 제도는 문제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선한 의도였지만 이 정책은
당사자에게 수치심을 줄 우려가 있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상급학교로의
진학의 권리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결국 학부모들의 길고 긴 싸움은 끝이 납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찬성 14, 반대 3으로

집시 부모들의 손을 들어줍니다. 


그리고 이런 부모들의 노력은

체코사회에도 변화를 가져왔답니다.

우선, 체코정부는 문제가 되었던 학교법을 개정합니다.  


<개정학교법>에서는

"중등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졸업이 필요하다" 는 규정 대신 "중등학교 과정을 위한 자격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라고 명시합니다.


이제 특수학교 출신 아이들도 중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더하여,  <특수학교 폐지령> 이 발표되면서

논란의 학교 역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 그리고, 서이초…  >>


한 초등학교에서 사건이 일어납니다.

긴 글을 구성하고 준비하는 시간 동안,

우리나라 교육계에도 여러 이슈가 터졌답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제 글이 시의성을 가지게 되어 개인적으론 굉장히 씁쓸해요.


사실 이 글은 4월 부터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글을 쓰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판결에서 보았듯이 지구 반대편의 체코라는 나라의 교육청 사람들이나 학부모들 역시, 서로에겐 물러설 수 없는 정의가 있었을 거예요.


그러니, 국내에서만 4번, 외국에서 2번 이라는

긴 시간을 법정에서 치고받고 싸웠겠지요.

판결문을 보며 생각해 보았답니다.


목적과 수단...,

우리네 삶에서 이 두 가지 모두를 균형 맞추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요.


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밤새 카톡을 선생님께 보내고, 아이에게 녹음기를 숨겨 학교로 보내는 학부모들도 자신들의 정의가 있을 거예요.


여기서 옳고 그름을 따지진 않겠습니다.

모두는 자신들의 정의가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 정의를 위해 선택한 그들의 방법은 어떤가요?


그들의 행동에 

'나의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선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겨야 한다' 라는 섬뜩한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아, 요즘의 뉴스를 보면 무서워지기도 한답니다.


어쩌면, 우리가 예전부터

가정에서, 교실에서, 사회에서 들었었던,


'(경쟁자를 밟고 올라선)

  승자에게는 아무도 과정을 묻지 않는다',


'(나쁜짓을 해도)

  어디서든 최후까지 버티는 놈이 승자다"   


라는 불편한 교훈들의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서 나타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우리는 지금까지 

'불합리한 불균형의 세상' 을 살아가는 방법들만을 배워온 건 아닌지...그런 생각들이 글쓰는 동안 계속 들었답니다.


각박하게 이겨야만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요받는 우리에게 필요한건, '합리적인 비례관계' 를 맞춰줄 삶의 균형감각 이 아닐지, 오늘 하루 글을 쓰면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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