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일으키는 법
지난 포스트(<천 리 길도 계획부터(1)>)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계획을 짜는 법에 대해 다루고 그 첫 번째 단계로 '지키고 싶은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작성해보았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그것들을 바탕으로 일 · 주 · 월간 계획을 작성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포스트에서 나는 계획을 세우는 것에 서투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나의 포스트가 그다지 좋은 본보기가 되지 못할까 봐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동안 나는 하루살이처럼 살아왔다. 큰 미래를 보기보다는 그저 하루하루를 견디는 데 급급했다. 그래서인지 일간 계획은 자주 세웠지만 주 · 월간 계획은 제대로 세워본 경험이 거의 없다. 계획을 촘촘하게 짠다고 해서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이번 단계는 살짝 러프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에 서툴다 보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이번에는 나만의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레퍼런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시중의 다이어리에 있는 양식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종이로 된 다이어리를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수정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래너 어플리케이션 또한 활용 방식이 제한되어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둘의 장단점이 혼합된 것이 태블릿 pc를 활용한 '전자 다이어리'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템플릿들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나는 좀 더 퀄리티 높은 양식을 사용하고 싶어서 구매를 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내가 고른 전자 다이어리는 다음과 같다.
DT 굿노트 컬러 다이어리는 기본적인 플래너 양식으로 구성된 베이직과 그 외의 양식까지 포함된 올인원으로 구매 옵션이 나뉘어있다. 나는 다른 무언가를 해나갈 때 지금처럼 참고할 만한 다양한 양식을 얻기 위해 올인원 팩을 구매하였다. 혹시 몰라 덧붙이자면 100% 사비로 구매했다. 애초에 협찬 같은 게 들어올 리가 없다. 아직 작가 신청조차 안 했기 때문이다...
구매한 다이어리 양식을 활용하여 월별 플랜을 먼저 작성해보았다. 왼쪽에는 이번 달의 포커스와 할일들을 간단하게 적었다. 그리고 중간에는 첫 번째 단계에서 설정한 내용을 바탕으로 할일 목록을 채웠다. 오른쪽의 해빗 트래커는 유용해보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번거로워질 것 같아 생략하기로 했다.
그리고 캘린더에는 아직까지 생활 개선을 어떻게 수정해나갈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중요한 일정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작성했다.
다음은 주간 계획이다. 역시나 러프하게 짜보았다. 먼저 상단에는 중요 일정과 현재 작업(브런치 연재, 독서)과 관련된 계획을 기입했다. 그리고 하단에는 한 주의 목표와 중요 일정, 간단한 할일을 기입했다.
마지막으로 일간 계획이다. 여기서는 첫 번째 단계에서 설정한 '지키고 싶은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의 목록을 참고하여 주요 활동들을 언제, 얼마 동안 수행할지 시간표를 작성했다. 경험상 시간표는 철저하게 지키기 쉽지 않다. 전부 지킬 수 있을 거란 기대는 내려놓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이상으로 일 · 주 · 월간 계획을 작성하는 과정을 정리해보았다. 사실 별 건 없다. 그리고 일부러 별 걸 쓰지 않았다. 즉흥적으로 행동하고 충동성이 높은 ADHD들에게 너무 촘촘한 계획은 지나친 부담을 줘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일단 계획은 짜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수정해나간다는 마인드로 진행하기로 했다. 사실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첫 번째와 마지막 단계이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그 마지막 단계를 다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