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생긴 게 이렇게 좋은 일인가
그만 아프자
잔병치례가 많은 아이라 병원을 자주 간다.
비염까지 심해서 소아과. 이비인후과 한의원 그리고 대학병원까지.... 많이도 다녔다.
병원을 다니는 게 내 일중 하나일 정도로 느껴질 만큼 다니고 또 다니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후 비염이 너무 심해져 1학기 내내 '비염'이 이라는 단어가 발작 버튼이 될 정도였다.
밤만 되면 심해지는 기침에 제대로 잠 못 드는 날들의 연속이기도 했다.
약을 먹는 중에도 증상이 너무 심해져 좀 더 아이에게 맞는 약과 병원이 있을까 찾아 헤매길 수차례...
집에는 면역력에 좋은 것부터 시작해서 비염에 좋다는 영양제 등등 넘쳐난다.
매일 검색하면서 뭐가 더 효과가 좋을지 찾는 게 일이었다.
그래도 그 노력이 통했는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좋아지긴 하는 것 같다. 병원 가는 횟수가 전보다 줄었고 매일 먹던 약에도 아주 조금씩 텀이 생기고 있다.
이제 조금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날이 추워지며 감기로 병원을 다시 열심히 다니고 있다.
소화기관도 좀 안 좋아졌는지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가는 횟수도 종종 있다.
그런데 무슨 공식처럼 공휴일, 주말, 밤늦게 병원을 가야 하는 경우가 은근히 있다.
보통은 주말에도 약을 먹을 수 있게 처방받지만 워낙 증상이 하루사이에도 급변하는 아이라 급하게 병원을 찾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집 근처에 진료가능한 병원이 없어 조금 멀리 가야 한다.
병원을 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대기인원은 어쩜 이렇게 많은지 기다리다 치치고 오고 가며 지친다.
얼마 전에도 공휴일 병원에 가야 해서 새벽부터 어플을 통해 대기등록을 하고 병원에 도착해서 1시간 이상 대기를 하고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수액등을 처방받고 나니 오전시간은 그냥 다 지나가버렸다.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입원도 가능하고 밤늦게, 공휴일, 주말 다 진료 가능 한 병원이 생겨서 마음이 좀 놓였는데.... 생각보다 진료비가 많이 비싸 살짝 꺼려졌다. 비슷한 조건에 다른 병원에 비해서도 진료비가 많이 나와 놀랐다.
그러던 중 집에서 훨씬 더 가까운 곳에 병원이 생긴다는 소식을 접했다. 언제 진료 가능 하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진료가 가능하다.
약을 먹는 중 증상이 바뀌어 다시 병원에 가야 하는데 주말이라 어디로 가야 하나 싶었다. 기존약을 먹던 곳이 집에서 거리도 있고 아이의 증상이 심하진 않아 오랜 대기가 더 지칠 것 같았다.
어플로 그나마 가까운 곳 진료예약을 알아보다 내가 기다리던 병원이 진료가 가능한 걸 알고 다녀왔다.
새로 생긴 병원이라 시설도 깔끔하고 선생님도 친절하시고 크게 불편함 없이 진료를 받았다. 이제 밤늦은 시간 공휴일, 주말 맘 편하게? 가깝게 다닐 수 있는 병원이 생겼다.
아이의 학교에서 무척 가깝기 때문에 평일병원 다니기도 편할 듯하다.
주말 병원진료를 다녀오며 이렇게 몸도 마음도 편한 적은 처음이었다. 앞으로는 대기는 좀 길 것 같긴 하지만 오늘은 대기시간도 짧아 좋았다. 집 근처에 병원 생긴에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가 싶기도 하다.
아프지 않고 병원 갈 일이 자주 없다면 제일 좋겠지만...
자주 아프고 병원 갈 일이 많은 경우 가까운 곳에 편히 다녀올 병원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좋다.
이제 병원걱정은 한시름 놓았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