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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벼운 존재 Dec 18. 2023

엄마! 김장김치 사는 데는 얼마 해요?

         김장하는 날

 김장 언제 할까?

가족회의가 있는 날 늘 하는 말

"엄마, 김장 김치 사 먹는데 얼마예요?" 아들의 질문에    

"홈쇼핑에서는 20킬로 기준 8만 원정도 이고, 주문과 동시에 직접 만들어 주는 김치는 20만 원 정도로 다 달라"

"그럼, 배추값은요?"

"절인 배추 20킬로 거의 4만 원선"

"엄마, 가만히 생각해 봐요.  사 먹는 게 훨씬 싸요.

고춧가루, 마늘, 파, 젓갈 등등"아들의 하소연

"민수야, 우리가 왜?  식구끼리 모여서 김장하기로 했지?"

"식구들이 주말이나, 몇 달에 한 번씩 만나니, 공동의 추억을 만들자고요."

"오케이, 그럼 됐지? 맨 처음의 생각을 잊지 말고 하자."

"예"


김장하기 전에 통과의례적으로 나오는 말이다.

우리 식구는 8년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김장을 시작했다.

남편과 아들이 지방에 있어 함께 하는 시간이 별로 없고,

식구들끼리의 공유할  기억이 많지 않아 김장을 생각했다.

일단 날짜를 정하고 나면 안심이다.


남편과 나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배추를 절이고 씻는 일만 30년을 넘게 했다.

김장하기 전 날 밤 10시쯤 절여서 아침 8시쯤 씻으면 딱 좋았다.

하지만 이제는 절인 배추를 사서 김장을 한다.



김장하기 전

딸아이는 거실 청소

아들은 파, 갓, 무를 씻는다.



준비가 끝나면

남편은 무채 담당

아들은 파를 썰며

"아!! 매워, 파를 안 매게 써는 방법은 없을까?" 눈물을 흐리며 외친다.

"없어. 그냥 썰어. 방법 없어." 말을 하며 딸아이가 수경을 쓰고 나와  교대로 썰어준다.

"엄마, 갓은 몇 센티로 잘라?"아들의 말에

"4센티"

양념이 모두 준비가 되면

우리 집 맛선생 절대 미각의 소유자 혜란이 지휘 아래  배추 소의 양념이 시작된다.

양념을  버무리고 동안 아들이 겉절이 속을 따며

"이  집 배추 맛집일세.  배추가 아주 달아." 하면  배추 속을 먹는 걸 보니 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평화롭게 김장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남편과, 아들, 딸이 배추 속을 넣고

나는 밥과 보쌈준비를 한다.



김장이 끝나고 나면 모두가 행복한 시간

쌀밥과 겉절이와 보쌈과 그리고 배추 된장국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제일 중요한 일!!!

각자에게 주고 싶은 지인들에게 겉절이와 보쌈 나누어 주기



난, 이때가 행복하다.

서울로 시집와서 처음으로 어머니께 식혜 만드는 법을 배워

식혜를 만들었는데, 같이 기뻐해 줄 이웃이 없었다. 

이제는 나누어 줄 이웃 있고,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많다. 

그래서 나는 김장 하는 것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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