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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벼운 존재 Apr 01. 2024

 우리 골목

이 골목이 25년 전만 해도 아이들로 왁작지껄 했다.

우리 골목의 집들은 거의 다가구이다.

1층 2 가구(방 2개)  2층 2 가구 3층 1 가구로  총 5 가구가 산다.

한 집에 보통 부모와 자식 4 식구 기준으로

1집에 24명 정도가 살았다

특히 초등학교가 5분 거리, 유치원도 5분 거리이다.

아침 8시 30분쯤 되면 아이들이 떼를 지어 학교에 가느라고 시끌벅적~~

9시 30분쯤 되면 유치원 가느라,  노란 옷을 입고 병아리 떼처럼 조잘조잘

그리고 나면 엄마들이 모여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에서 돌아올 때까지

골목에 앉아 웃음소리가 끝이지 않게 이야기를 하다 아이들을 맞이한다.

그러면 한 집에 모여 점심을 아이들과 다 같이 먹고,  한방에서는 엄마들이 놀고 다른 한 방에서는 아이들의 놀았다.

나는 어머님과 함께 살아서  동참을 못했다.

어머님의 성격이 하도 깔끔해서 아침 먹고 청소, 점심 먹고 청소

청소하느라 시간이 없고, 어머님이 집에 계시니, 아무도 우리 집에는 올 생각도 하지 않고

나도 남의 집에 가지 않았다.

하루는 민수가

"엄마, 엄마는 왜 다른 엄마들이랑 같이 안 놀아?

엄마도 다른 엄마들이랑 같이 놀았으면 좋겠어."

친구들 집에서 놀 때  엄마가 없으니까 좀 어색하고 신이 나지 않았나 보다.

나는 아들 덕분에 동네 마실을 나가게 되었다.

골목은 하루라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아이들이 도둑과 경찰 놀이 하면서 뛰어다니는 소리, 어린 동생들이 말 달리는 소리, 자전거 타는 소리

아이들끼리 싸우는 소리, 아기 울음소리, 가끔은 아이들 싸움에 어른 싸움이 되어 싸우는 소리,

밤이 되면 엄마들이 훌라후프 돌리는 소리, 줄넘기하는 소리, 특히 앞집 아저씨와 아줌마가 싸우는 소리는

동네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런 날은 동네가 조용하다.

다만 귀가 쫑긋!  눈과 몸은 창문에 붙어 있다.

다음 날,

"어제 왜 그랬데"로 시작되는 엄마들의 수다는 끝이지 않는다.

아이들의 생일 때가 되면 수수팥떡을 해서 집집마다 돌리고

모두 모여서 같이 생일 파티도 하고 밥도 먹었다,

그런데 정작 엄마들 생일에는 모이지 않았던 것 같다.

방학 때나 일요일이면

방송국, 박물관, 미술관, 영화관등 같이 다니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아파트가 당첨이 되어 한 집  한 집 떠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 집에 5 가구가 살아도 6-7명 정도다.

 가끔 이사 오는 집은  아파트가 재개발에 들어가서 한 2년 3년 살다가는 가족들이 올뿐

정착가족은 없는 것 같다.

골목이 너무 조용하다.


그런데!!!!!


우리 골목에 수다쟁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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