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에도 ‘단기 인신매매’는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자발적 성매매라는 어불성설
우리나라는 추상적으로나마 ‘인권’을 굉장히 우선시하며, 헌법으로서 구멍 난 부분을 차근차근 보완해 나가는 시기의 국가이다. 어쨌거나 나는 명확히 이야기하고 싶다, 인류,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은 여성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한국식 성매매’라는 곪아 터진 문제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본인, 혹은 본인의 소중한 남자 친구, 오빠, 남동생, 아버지를 넘어 남성이라면 너무나 접근할 여지가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날고 기는 프랜차이즈 카페의 전국 가맹점 개수 보다, 서울 강남 지역 한정 성매매 업소가 훨씬 많다는 기사는 이미 식상하다. 과연 이러한 업종의 공급자와 수요자는 누구일까?
성인 간의 합의된 거래(?)와 ‘페이 강간’의 간극
오피스텔 성매매란? 한 여성을 오피스텔 방 한 칸에 놓아두고, 하루 5차례 이상 각기 다른 초면의 남성과 성관계를 시키는 것이다. 만일 손님이 15만 원을 지불하면 포주 내지는 실장이 5~6만 원을 떼어가는 시스템. 즉 종사자 여성분은 밀폐된 방 안에서 검증되지도 않은 사람과의 성관계를 견뎌 내는 재주를 부리고, 뒤에 숨은 사장 내지 실장은 사무실이나 차 안에 편하게 앉아서 건당 5~6만 원을 벌어가는 것.
좁은 골방 안에서 9~10만 원 초반대의 금액을 받으며 하루에 네댓 번의 강간을 감수하는 것은 결코 사람으로서 온전히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 우리는 제발 이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 어째서 이런 사업(?)들이 계속해서 어린 여성들을 영입함으로써 성행하고 있는지, 진정한 성매매 공급자와 수요자는 누구인지.
잘 먹었습니다! 성매매 ‘리뷰’
대한민국에는 나름 크고 작은 유흥/성매매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다. 그곳에는 마치 배민 후기처럼 별점을 붙인 ‘성 구매 후기’가 숱하게 올라온다. 업소 종사자 분께 사진 촬영을 허락받아서 찍어 온 야릇한 사진을 첨부한다면 반응이 더 화끈하다. 에라이, 10 X 같은 행태다.
‘유명한 00분을 예약 압박 끝에 드디어 접견했습니다. 와꾸는 00000점. 설레더군요. 샤워도 같이 해줬습니다. 과연 20대의 피부는 다릅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녀의........ ’
이러한 글에는 숱한 댓글이 달린다. ‘정보 부탁드립니다. 바로 X 먹고 싶네요.’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형님, 저도 조만간 00 씨 보고 후기 남기겠습니다.’ ‘00님의 후기라면 믿고 달릴 수 있죠. 다음 주는 얘로 하겠습니다.’
이게 도대체 씨발 뭐하는 짓들일까? 나로서는 도무지 성매매 커뮤니티의 생리를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은 나름 네이버 지식인 내공 쌓듯 페이 강간을 성사했다는 ‘리뷰’와 그로 인해 쌓인 회원 등급으로 자잘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참나...
이러한 행태를 그냥 개인의 자유로운 취미로 볼 수 있을까? 거기에는 오롯이 피해당한 여성분이 존재한다. 돈을 줬으니 된 것 아니냐고? 그 여성분들도 돈 받고 그리 할 것을 합의한 것 아니냐고? 나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
성 판매란 한 사람의 인생의 젊은 부분을 너무나 깊게 오염시키는 것이다. 이런 것에 대한 상식적인 고찰이 있는 사람은 결코 누군가의 성을 함부로 구매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여성분들에겐 무수히 많은 유혹과 회유가 따른다. 그것도 특히 가난하고, 가진 것 없고, 자아도 없고, 기댈 곳 도 없는 젊은 여성분들에게 말이다. 사회적으로, 그리고 자라 오던 삶이 총체적으로 말한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넌 여잔데, 일단 넌 좆도 없어. 넌 그리 예쁘지 않아. 넌 누가 받아주면 고마워해야 돼.
이미 일어난 범죄(뭐 연쇄살인사건 등...)를 재조명하기 전에, 지금 살아가고 있는 여성분들이 범죄와 성매매의 굴레에 빠질 틈을 막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도대체 왜 굳이 현금을 뽑아 들고 페이 강간을 하러 갑니까. 수요가 없으면 공급이 없다는 것은 대학교 교양 과목에서 배운 기본 덕목이다. 제발 동시대를 살아가는 어린 여성들이 성매매 업소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성매매, 그것은 직업이 아니다. 세상 어느 직업이 경력 10년 차 노련한 분 보다 갓 영입된 신입을 반기겠는가. 이것은 너무나 적나라한 인신매매 자체이며 한국의 맨얼굴이다.
우리의 옆, 앞집에 성 구매 남성들이 주야를 막론하고 얼쩡거리는 것
성매매가 주거 공간으로 침투하면서 근처 거주 주민분들의 불안과 민원도 굉장히 많다. 오피스텔, 빌라 한 칸을 얻어서 그곳으로 계속 성 구매 남성들을 보내는 것. 그 과정에서 엉뚱한 집 벨을 누르는 경우도 많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통화 내역만 들어도 주민들은 알 것이다. ‘예, 실장님. 7층 올라가고 있습니다.’ 아 이 새끼 돈 내고 강간하러 왔네.
심지어는 해당 건물 오피스텔 세입자 여성분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남성들도 많다고 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할 것이다. 성 구매자가 사람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겠는가? ‘1시간에 15만 원짜리’. 사람이 사람을 이런 식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실제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마 내가 글을 작성하는 지금 이 시간에도.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제한적인 자활 지원 제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 생각이지만 그분들께 진짜 필요한 것은 절대적인 돈의 액수가 아니다. 이미 몸과 마음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있을 것이다.
촉법소년이라는 말이 있다. 사리분별을 못하는 아이들은 죄를 짓더라도 어느 정도 면제해 주는 제도. 나는 여성분들, 특히 성매매 피해자 분들께는 그 정도로 너그러워도 된다고 생각한다, 성매매를 선택지로 두게끔 만든 사회가 잘못이며, 종사자 여성분들은 그 덫에 걸린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성매매 시장에서 공급자는 오직 사장, 포주, 속칭 아가씨들을 모아서 대 주고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실장들이며, 구매자는 전부 남성이다. 즉, 이 시장은 명백하게 남성과 남성의 거래다. 여기서 성매매 종사자 여성은 그저 몸 갈아 알 낳는 닭 역할을 할 뿐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생각한다면
내가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성 구매, 그러니까 ‘돈 내고 강간하자.’라고 생각하고 실행하는 짓을 할 수 있을까 싶다. 딸 뻘 여성들을 세워놓고 검문하듯이 훑은 후, 몇 번! 이루 와, 앉아. 술 따라. 예쁘네. 고작 이딴 말들로 시작하는 얼토당토않은 시간이 자존심을 채워준다면 그것은 인간으로서 얼마나 비루한 인생인가.
뭇 남성분들의 비즈니스는 굳이 돈 내고 어린 여성을 골라 앉히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는 일일까. 난 그게 참 궁금해...... 제발 업계 종사자 여성분들의 개개인의 특 장점을 살려서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 과연, 솔직히, 누가 원해서 이름도 모르는 엉뚱한 아저씨께 치대겠습니까. 그것은 결코 쉽게 버는 돈이 아니다. 이 시장에서 돈 쉽게 버는 놈들은 ‘아가씨’ 들을 관리하는 포주와 실장이다.
나는 ‘자발적 성매매 여성’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분명히 이 사회의 제도와 사상, 어두운 점에 휘말린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성노동’이라는 단어도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 모름지기 노동이란 경력과 연륜이 쌓인 만큼 인정받기 마련인데, 이 바닥은 어떤가. 새롭게 낚여 속여서 데려온 스물, 스물한 살 여성의 ‘값어치’를 높게 쳐 준다. 이 바닥은 노동이 아닌 적나라한 인신매매, 인격비하의 현장이다.
‘성매매 합법화’ 역시 때 이른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지난달까지 고등학교 교복을 입던 아이가 당당하게 인격과 신체의 자유를 포기하고 아저씨들에게 푼돈을 받아먹는 삶. 그것이 과연 합법화라는 이름 아래 정당하게 용인될 일일까?
그러니까 제발
남성분들이 성 구매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이 없다. 피알하는 업소가 너무나도 많다고요? 거기서 홍보 문자가 매일 온다고요? 그러거나 말거나 남성분들이 돈 들고 찾아가지 않는 한 다 망하기 마련이다.
이제는 우리 어리고 젊은 여성분들이 알바천국의 바 아르바이트 공고에 낚여서 험한 꼴을 당하는 일은 좀 없어야 하지 않을까. 대한민국 성매매 실태의 책임자와 가해자는 오로지 포주와 고객, 나이 진득하게 드신 남성들이다.
이 글을 읽는 소수의 분들은 대게 그런 쪽에 관심이 없는 분들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말하고 싶다. 아저씨, 즉석만남 어플 켜지 마세요. 유흥 커뮤니티 후기 뒤져보면서 인기 회원 x장 빨지 마세요. 정말 추한 일이다. 점심 특식 먹듯 호다닥 성매매하는 일이 너무나 비일비재한 대한민국의 맨얼굴.
그 여성분들도 사연과 인격이 있는 당신과 같은 사람이며, 동시대를 함께 살아갈 사회 구성원인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