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처음부터 조용한 사람이었다. 말을 아끼고, 표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으며, 늘 무표정과 웃음 사이 어딘가에서 반응했다. 특별히 눈에 띄지도,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던 그가 상담실에 앉았을 때, 나는 그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한참을 가늠할 수 없었다. “괜찮아요.” 그가 처음 한 말이었다. 그리고 그다음에도, 또 그다음에도 그는 계속해서 그렇게 말했다. 괜찮다고, 다 지나갔다고, 지금은 별일 없다고. 하지만 그 말은 이상하리만치 단단했고,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마치 오랫동안 연습해 온 대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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