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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리 Apr 17. 2022

Were you there _ 7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 백부장

Mark 15:33-39


우리는 늘 하던 대로 죄수의 형벌을 집행하기 위해 예수를 십자가에 달았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세우자 검은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시간상으로는 오전인데 사방은 온통 깜깜했습니다. 예루살렘 전체를 어둠이 휘감고 있었지요.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

십자가 형벌을 받는 죄수들은 고통에 괴로워하며 온갖 소리를 질러댑니다. 욕과 저주가 기본이지요. 그날의 죄수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예수만은 달랐습니다. 그의 외침은 아버지를 찾던 것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고통스러웠지만 간절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힘을 다해 다 이루었다 외치고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가 숨을 거두자 저는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습니다. 십자가 형벌을 견디는 내내 그가 보였던 모든 행동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이었을까요. 그는 죄수로 죽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지요. 그가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해설]

백부장은 100명가량의 부하를 거느리는 단위의 지휘관을 의미합니다. 로마 군대에서 백부장은 군 기강을 세우는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병들을 직접 접하는 지휘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로마 병사들의 사기를 좌우했습니다. 그래서 백부장은 15년 이상의 군생활을 한 배테랑들이 감당했습니다. 그만큼 로마 군대의 규율과 가치가 몸에 배어있는 사람이었다는 뜻입니다. 직책상 그는 십자가 처형을 주관하는 지휘관이었을 것을 것이고, 모든 재판의 과정을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십자가에 처형된 죄인을 향해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는 것은 그의 인생의 가치들과는 역행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로마인에게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호칭은 로마의 황제를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수많은 정치범을 못 박았던 베테랑 군인도 처음 보는 거룩하고 성스러운 죽음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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