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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리 Mar 08. 2024

Story, Behind the Scene_ 3

큰아들의 이야기

아버지요? 글쎄요.. 저는 아버지를 잘 모르겠어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이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저한테는 남동생이 한 명 있어요. 하지만 어디에 있는지, 아니 살아있는지도 알 수가 없었죠. 그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한테 가서 재산 중에 절반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동생을 두들겨 패면서 혼을 냈어요. 너 제정신이냐, 버젓이 살아계신 아버지한테 재산을 달라고 하는 게 말이 되냐, 거품을 물고 혼을 냈는데 결국 아버지는 그 녀석의 말을 들어주시더라고요. 걔한테 줘야 되니까 저한테도 반을 주셨어요. 전 사실 필요 없는데 말이에요. 나는 안 받겠다 한사코 거절을 했는데도 아버지는 그냥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돈을 몽땅 들고 녀석은 바로 집을 나갔어요. 옳다구나 한 순간에 짐 싸서 떠나버린 동생 놈도, 그렇게 하게 그냥 놔두신 아버지도 저는 이해가 안 돼요. 그래도 어떡해요. 저라도 있어야지 이 집안을 건사하고 아버지를 챙겨드릴 수 있을 거 아니에요. 동생이 떠나고 나서부터 저는 여러 해 동안 아버지를 위해 거의 종노릇 하듯이 일만 죽어라 열심히 했고 아버지가 무슨 말씀을 하시든 어긴 적이 없어요.   


그런데 제가 더 열받는 건 뭐냐면요, 아버지가 걔를 밤낮없이 목 빠지게 기다리신다는 거예요. 연락도 없고 아버지 재산 들고 나른 진짜 개차반인 아들을 아버지는 언제 오는지 계속 기다리고 계세요. 그냥 집에서 기다리시는 게 아니라 저 멀리 앞에까지 나가서요.. 아버지한테 아들은 걔 하나인 것 같아요. 아버지를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저는 아버지한테 뭘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 아버지를 볼 때마다 답답해 죽을 거 같아요.



JUMP CUT TO: 


큰아들


아버지!! 저는요! 여러 해 동안 아버지를 위해 종노릇 하고 무슨 말씀이든 어긴 적이 없어요. 그런 저한테 아버지께서 언제 너 편하게 친구들이랑 즐겨라~ 하시면서 염소 새끼 한 마리라도 주신 적 있었어요? 없잖아요! 그런데 살진 송아지를 잡아요? 걔가 집에 돌아왔다고?? 재산은 몽땅 다 탕진하고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도 모르는 아들이 집에 돌아오니까? 이게 정말 맞아요??


아버지 


얘, 큰애야.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지 않니?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다 네 거야. 그러나 네 동생은 내가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것과 다름없단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과 같은데 그럼 우리가 잔치를 벌이며 기뻐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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