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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neur Oct 30. 2023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근작이자 사실상 은퇴작으로 보이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최근에 보고 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평점이 생각보다 더 열악했다. 6점대...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중에서도 재미없는 게 많고(물론 아동용이기에 재미가 없는 경우도 있다 ex:벼랑 위의 포뇨) 그렇지만 대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축인데 이번건 나쁘다는 평이 많다. 아무래도 난해하고 무거운 내용이라 그런지 더더욱 불호가 많아 보이는 느낌.


 그러나 내게는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이자 작가 지망생으로서 존경할만한 선배님의 작품이고 또 생각보다 난해하고 철학적인 내용을 좋아하는 편이기에 개봉한 지 5일 만에 냅다 보러 다녀왔다.




 영화는 전쟁 시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마히토라는 소년으로 음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나서 예의 바르고 단호한 타입의 올바른 소년 같은 느낌의 캐릭터이다. 소년이 아버지를 따라 시골의 저택으로 오면서부터 일어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왜가리가 나옴으로써 포스터에는 왜가리 사진이 있는 듯했다.


 내용은 솔직히 난해함이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유인즉 감독이 말하고픈 내용조차도 난해한 편인데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불친절한 설명 덕분에 더더욱 난해해 보인다.


 그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편이 아니다. 가장 대히트작이었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주인공인 센이 왜 하쿠와 알며 하쿠는 왜 도와주며 유바바는 왜 그런 걸 하고 있으며 등등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편이 절대 아니다.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로 감독은 관객들에게 설명을 해주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그저 너희들이 보고 판단해라라는 식으로 작품을 만들어 냈기 때문에 단순한 동화스러운 작품을 기대한 사람들이라면 100% 실망할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게는 조금 달랐다. 감독이 무얼 이야기하고 싶은지 정확히 이런 것이다! 이런 부분은 모르겠으나 적어도 한 가지 알 것 같은 면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꽤 흥미롭게 봤던 영화였다.

 



 테넷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영화를 관통하는 대사는 '이해하려 하지 마, 느껴'이다. 이번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 역시 전체를 관통하는 건 바로 제목에 있다. 


 감독은 관객들에게 묻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는 사후인지 생전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인공 마히토가 그 세상에 넘어감으로써 자신의 모친을 만나고 먼 조상님을 만나며 늘 올곧고 착한 청년인 것 같았으나 실상 그도 악의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이것이 사람이 다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감독은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장한 소년의 평범한 삶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길은 누가 걸어가냐에 따라서 다 달라진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누군가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의 인생을 보면서 그건 잘못된 것이야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인간이 역사적으로도 인생의 정답을 파헤치려 하였으나 그 어느 누구도 제대로 된 정답을 지금까지 내지 못했는데 과연 정답이란 게 존재할 것인가 싶다.


 영화는 그래서 우리에게 물어본 것이다. 감독도 모르고 캐릭터들도 모르는 인간의 삶은 어떤 것인가 하고, 그 어느 누구도 모르는 것이기에.




END


  호불호가 있을 순 있으나 내게는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오랜만에 사색을 즐기게 해 준 영화. 영화를 보고 다시금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는 큰 문제는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누군가는 싫어할 순 있지만 나 스스로 만족하고 부끄럼 없는 삶이라면 그것도 오케이지 않겠는가. 


 영화는 조금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으나(나로선 받아들이기 어렵긴 했다 하하) 대체적으로 잔잔하면서 동시에 무거운 느낌이었다. 영상미는 당연히 지브리 스튜디오가 구릴리는 없고... 대충 내용을 막 이해하려 든다면 쉽지는 않은 영화이다.

 

 감독이 자신의 은퇴작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걸 이야기했다는 느낌의 영화였다. 그만큼 공을 들였으나 실상 반응이 안 좋아서 조금 실망하지 않았을까 우려도 되기는 하다. 그러나 그만큼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을 것 같지는 않고 어쨌든 개인적으론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내용상으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OST는 마녀배달부 키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리고 의미적으론 이번 작품이 가장 좋지 않았나 싶다. 


 영화를 보고 나서 문득 아직 다 보지 못한 지브리 작품을 마저 봐야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으니 이 정도면 나름 감독 입장에서도 성공적인 마케팅(?)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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