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썼던 글인데, 원문은 못 찾겠다
아들이 초등학생 때, 소년한국일보에 글쓰기상을 탔던 적이 있었다. 제목은 '추위와 미세먼지'라는 글로 기억된다.
제일 높은 등급의 상을 받았다면 신문에 전문이 남아 있을 텐데, 아들은 두 번째인 '잘된글'이라는 상을 받았기에, 그 원문은 지금 찾을 길이 없다.
신문사에 응모는 내가 대신 해 주었기에, 글의 대강의 취지만 생각이 난다.
'예전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는 삼한사온이라고, 사흘 춥고 나흘은 따뜻하다 하던데, 요즈음은 추운 날은 너무 춥고 날이 따뜻해지면 항상 미세먼지가 심해진다.
추울 때는 장갑을 끼고 목도리를 하고 모자를 쓰면 좀 나아지고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 금방 따뜻해지지만, 미세먼지가 심할 땐 마스크를 쓸 수는 있지만 숨을 안 쉬고 살 수는 없고, 밖에 안 나가고 실내에만 있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내에 있어도 밖의 먼지로부터 완전히 차단되기는 어려운 점이 있어, 추운 날씨가 차라리 낫다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많이 추웠던 날 우리 동네에 오시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야쿠르트 차를 가지고 아파트 단지 큰길에 계속 나와 계시는 걸 보고, 춥다고 해서 누구나 맘만 먹으면 따뜻한 곳에 있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엄마와 얘기를 나누고 나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추위는 공평하지 않은 것이다. 따뜻한 곳에 계속 있을 수 있는 사람, 난방이 잘 되어 있는 곳에서 계속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추위에도 밖에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 난방을 맘대로 할 수 없는 사람, 난방이 잘 되지 않는 곳에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에 비하면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있기에, 아무리 훌륭한 공기청정기를 둔다 해도 완전히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기에, 추위에 비하면 오히려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점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공평성 면에서는 미세먼지가 차라리 나은 건가 알쏭달쏭해진다.
내가 이렇게 말하니 어른들은 공장이나 자동차 같이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곳, 그것으로 인한 미세먼지로 힘들어지는 곳이 서로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씀하시던데, 그래도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문제이니 그건 다같이 모여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기예보에 나오는 날씨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주제이고, 깨끗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공평하게 누릴 권리인데, 추위와 미세먼지 같이 공평한 듯 공평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우리들도 같이 해결책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대강 이런 취지였던 것 같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추위가 조금 풀리면서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찾아온 걸 보고, 문득 떠오른 초등학생의 문제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