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혹시 당신도
아이를 키우며,
혹은 누군가를 사랑하려 할 때
이유 모를 감정에
휘청인 적이 있나요?
이 이야기는 단순한
내면아이 에세이가 아닙니다.
실제로 그 시간을
살아남았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놀이치료사로 9년을 일했다.
지금은 26개월 아기를 키우며 잠시 멈춰 서 있다.
아이를 품고 있는 이 시간,
나도 누군가의 딸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나를 두고 떠난 엄마와
너무 일찍 등을 돌렸던 아빠가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
오래전 감정들이 아이를 바라보는 나를 비추듯
조용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상처, 사랑, 외면, 기다림...
나를 지나간 모든 순간과 사람들은
어딘가에 흔적처럼 남아 있었다.
나는 그 흔적들 위에 서서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내가 온전히 받지 못한 사랑을
이 아이에게는 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에 새겨진 가장 아픈 흔적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만 했다.
그것이 왜 지금 다시 살아났는지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했다.
내 삶의 지층 아래 잠들어 있던 흔적들이
어떻게 다시 선명해지고,
마침내 나의 일부가 되었는지를 따라가는
무수한 흔적들의 기록이다.
아직 말 걸지 못한
내 안의 어린아이를 품고 있다면
이 무겁고 조용한 여정을 함께 걸어가 주길 바란다.
“슬픔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기록되거나, 살아내질 뿐이다."
- 롤랑 바르트, 『애도 일기』
오래된 기억은 잊히는 게 아니었다. 글을 쓰며 내 슬픔을 천천히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