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피어난 꽃의 시작과 추억의 향기

by 하이뽀영



오늘도 이전 작업자가 하는 일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하나 생각했다.


갑자기 피디님이 급하게 걸어오시더니

“ 오늘 지금부터 보영이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업무를 맡아서 해 ”


순간 준비도 없이 갑자기 담당자가 돼서 일을 하게 되었다.


걱정이 한가득.

걱정부자 그 순간 심장이 너무 뛰었다.


‘ 잘해야지 잘해야지. 나 자신을 믿어야지. ’


담당자 자리에 앉아서 첫 담당자가 되어 일을 시작했다.


천천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그리고 조금씩 나만의 컬러를 입히자.


그렇게 나는 천천히 하나씩 해냈다.


하루 종일 나는 주어진 나의 업무를 했다.

업무를 하면서 뭔가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이것저것 깔끔하고 예쁘게 만들기에 집중했다.


오랫동안 일을 하고 점심도 먹고

이제 진짜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것에 실감했다.


그렇게 나는 나의 컬러를 찾아가고 있었다.


오후 업무가 끝날 때쯤 피디님이 자리로 오셨다.


“ 내일부터는 보영이가 전부 맡아서 해 ”

“ 오늘 하는 거 보니까 맡아서 해도 되겠어 ”


그렇게 말씀하시고 퇴사자에게 말했다.


“ 내일까지만 나오고 그냥 오지 않아도 괜찮아 ”

“ 어떻게 할래? 인수인계는 이 정도면 될 거 같은데 ”


그 퇴사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 이제 진짜 내가 혼자 해야 되는구나. ’


걱정 한 가득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날의 설렘과 걱정.


지금 현재, 설렘은 사라졌지만

걱정과 불안이 생기기 시작했지.

초조하고 불안하고 걱정이 훨씬 더 많아졌겠지?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자.

잘할 거야. 그날처럼 하나씩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너 자신을 믿고 또 믿어.


나아가다 보면 길이 보일 거고

그 길이 설령 사라진다고 해도

다음으로 나아가는 그 길을 네가 또 만들면 돼.


여태까지 너의 길을 잘 만들어왔잖아.


나만의 길.

나만의 컬러.

나만의 개성.


그게 너야. 잊지 마.


몇 년 뒤에 너는 네가 좋아했던 아이돌 오빠를 다시 만날 거야.

그 오빠는 또 다른 너의 멘토가 되어갈 거야.


사회와 세상에 지치고 지친 어느 날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내가 점점 회사를 다니면서

웃음도 잃고 항상 무표정으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 거야.


너의 커리어가 쌓아지면 쌓아질수록

너의 주변 사람들이 점점 너를 시기하고 질투하며

너를 멀리하고 외톨이가 되는 순간들이 올 거야.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나의 단단해진 마음이

말랑한 순두부처럼 외톨이가 되어

눈물만 한가득 흘리는 울보가 되어있을 거야.


스케가 이제 더 이상 너의 세상에 어떤 말도 해주지 않았을 때

더 이상 나아갈 힘을 잃었을 때 너는 또 누군가를 만나게 돼.


과거의 너보다 훨씬 나약해진 어느 날.


갑자기 다시 나타난 오빠가 이런 말을 할 거야.


‘ 오늘 힘든 일 있었든 없었든.

어떤 일이 일어나도 괜찮아.

내일이 내일이 더 반드시 오늘보다 내일이 밝을 테니까. ’


그 말이 또 너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고

그때도 너는 너답게 이겨내는 방법을 찾을 거야.


넌 언제나 내일이 더 밝은 아이야.

어느 날 우연히 퇴근길에 보았던 슈퍼문만큼 크고 밝을 거야.

반드시 내일은 오늘보다 더 밝을 거야.


다시, 그리고 시작

수만 번 반복했던 일들이 또 무한 반복되겠지만

걱정 마, 또 멋지게 버티고 해낼 거야.


울보여도 괜찮아.

추억이 기억이 아직 너 안에 남았어.


마음속에도 계절이 있대.


설레는 시작, 꽃 피는 봄.

뜨거운 마음의 열정,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여름.

울긋불긋 각양각색 의미, 일궈놓은 곡식을 얻는 가을.

새하얀 일년의 리셋, 잎이 사라진 가지 차가운 겨울


지금은 잠시 쉬어가는 겨울이라고 생각하자.


한해를 바쁘게 지냈으니까

잠시, 마음속에도 비우고 쉬어가는 타이밍이 필요한 거야.


다시 봄이 올 때까지 쉬어가며

다음에 피어날 아름다운 꽃을 따사로운 봄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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