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투자/액셀러레이터/AC
액셀러레이터(AC)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고민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은 중요합니다.
귀찮지만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글로 풀어내면 더욱더 말이죠.
오늘은 저의 고민거리들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에 공유해 주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직업들과 달리 AC에게 특히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들이 이 일에 잘 맞을지 고민해 봤습니다. 크게 4가지가 떠올랐습니다.
1. 호기심과 질문이 많은 사람
2. 러닝커브(Learning curve)가 빠른 사람
3. AC라는 일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사람
4. 시니컬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
가장 베이스가 되는 역량을 꼽자면 저는 '호기심'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산업과 비즈니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때 호기심이 없다면 깊게 빠져들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주로 초기 투자를 진행하는 AC 특성상 사업의 깊은 부분까지 파고 들어가야 합니다. 스타트업과 같은 방향을바라보고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이 평소에 관심 없던 부분들까지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생깁니다. 이럴 때 호기심이라는 무기가 필요합니다.
호기심은 곧바로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질문은 관심의 정도입니다. 관심이 많다면 질문거리가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질문의 퀄리티인 것 같습니다. 좋은 질문은 듣는 사람도 즐겁게 합니다. 호기심에서 기반한 질문은 주로 좋은 질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러닝커브란 무언가를 학습하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즉,빠르게 배우고 적용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러닝커브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엑셀러레이터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빠른 시간에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초기 기업들 성장을 지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처음 접하는 일을 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러닝커브가 빠르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AC라는 직업은 조금 특이한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기 위해 심사역으로써 일을 해야 하며, 동시에 그들이 성장하도록 다양한 보육 시스템도 제공해야 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들이 많으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이 모든 노력들이 직접적인보상으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즉, 어느 정도 희생정신이 필요하며 누군가를 성장시키고 도움을 주는 데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이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시니컬은 냉소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무언가를 바라볼 때 부정적, 비관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타트업 투자는 미래에 투자하니까 긍정적인 시선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물론 스타트업은 빠른 성장을 기반으로 약속되지 않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낙관적인 태도도 중요하지만 시니컬한 태도도 중요합니다.
자칫 아직 검증되지 않는 초기투자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동화 같은 이야기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내러티브 앤 넘버스’의 저자 다모다란 교수는 이와 같이 말했습니다.
“숫자가 없는 스토리는 동화에 불과하고, 스토리가 없는 숫자는 금융 모델을 연습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
물론 초기 스타업은 스토리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시니컬한 시선으로 숫자적인 관점을 체크해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IR 자료에 향후 매출계획과 파이낸셜 장표가 들어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전 VC SPRINT 과제 중 기업에 남는 일이 있습니다.
저희는 3개의 기업 중, 투자하고 싶은 1개의 기업을 선택해서 투심보고서를 작성했어야 했습니다. 저희 팀 중에서 누가 1등을 했을까요?
1등을 하신 분의 투심보고서 제목은 이러했습니다.
"저는 3개 기업 모두 투자하지 않겠습니다."
그분은 3개 기업 모두 자신의 관점에서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꼈고, 그 이유를 각각 설명했습니다.
이분을 제외하고 누구도 투자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발상의 전환이었고, 저희 팀을 심사하신 분은 그분을 마음속의 1위로 선택했습니다.(물론 과제특성상 한 팀을 선택해서 보고서를 작성한 분을 뽑기는 했습니다.)
제가 이 사건을 통해서 느낀 것은 시니컬한 시선의 중요성이었습니다.
AUM은 투자사가 운용하는 총자산을 의미합니다. AUM이 크다는 것은 많은 돈을 굴리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다면 AC들은 AUM을 키우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AC는 VC들과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재무적인 투자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닌, 투자와보육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저희는 초기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어떻게 밸류업해드릴 수 있는지를 계속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AUM을 무작정 키우는 것은 AC 본질을 하락시킬 수 있습니다.
AUM을 키운다면 투자하는 포트사가 많아질 것입니다. AC는 인력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으며, 많아진 기업들을 전담해서 밸류업해드리기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AC는 무조건 AUM을 키우는 것이 정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밸류업에 더욱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멘토링'입니다.
인터넷에 멘토링을 검색하면 위와 같은 뜻이 나옵니다.
실제로 멘토링이라는 단어를 듣는다면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가리킨다는 뜻으로 많이 해석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스타트업 대표님들 중에서 멘토링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있죠.
최근 좋은 멘토링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 가지를 충족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
멘토링은 사실 귀찮습니다. 프로그램 당 최소 3시간에서 많게는 5시간이 넘는 시간을 사용해야 합니다. 바쁜스타트업 대표님들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의미 없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되어야 합니다.
기업들의 수요조사를 해야 하고, 그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특허가 궁금하시다면 변리사를 연결시켜드리고, 투자받고 싶은 투자사가 있다면 해당 투자사를 연결시켜드려야 합니다. 하지만 필수 멘토링 횟수가 많아질 경우 원하지 않는 분야의 멘토링을 듣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사람들마다 멘토링을 진행하는 스타일은 다양한 것 같습니다. 기업 IR을 들으면서 질문만 하는 분도 있으시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 애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점점 VC와 AC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자본력이강한 VC들은 초기 투자에 많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또한 좋은 스타트업 수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AC 숫자는 늘어나고 있으며,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거점을 옮기는 곳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922510205
그렇기에 우리만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JB벤처스'라는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야 하며, 기업들에게 왜 우리에게 투자받아야 하는지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고민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들에게는항상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우리만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저희의 방향성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고 실행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언가를 고민하는 것은 귀찮고 어렵지만 필요한 일입니다.
머릿속으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닌 글로 표현한다면 좀 더 깊이 해답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최근 고민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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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lee@jbventur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