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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야 Jul 20. 2023

사랑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

다르게 사랑하기



image from pinterest_0719



앞선 글에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할 때, 단순히 부모와 닮은 사람에게 끌린다기보다는, 어린 시절 경험했던 것과 같은 감정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사람을 선택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어린 시절에 겪었던 고통과 무력감이 클수록 같은 감정을 다시 한번 겪으면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회를 갖고자 하는, 즉 정복하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더욱 한 한 사람만을 사랑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해로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초의 사랑인 부모와의 사랑을 검토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의 고통은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와의 애착관계가 갑자기 단절되어 생긴 감정이다" 
- 장 다비드 나지오
"사랑하는 사람과 그의 사랑을 잃는 것보다 더 회복하기 어려운 불행이 없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부모는 우리에게 최초의 사랑이자 상실의 대상입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상실한 고통에 대응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할 때 고통스럽지만 서서히 이별을 받아들이게 되는 방식과, 상실이 너무 급작스러울 때 이별을 받아들이기보다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이 두 종류의 괴로움 가운데 어느 쪽이 진짜 아픈지를 묻는다면 우리는 후자라고 할 것입니다. 후자일 때 아픈 것은 자아가 소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자아는 소화시키기 어려운 만큼 충격에 대한 반응으로 상실한 대상에 대한 환상을 키우고, 스스로를 자책했을 것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현실을 부정하고, 상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됩니다.


'내가 더 착한 행동을 한다면, 엄마가 날 미워하지 않을 거야'
'내가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면, 아빠가 나를 더 사랑해 줄 거야'


성인이 되어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 안에서 올라오는 생각도 어린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상처가 많은 사람이야, 그에게 충분한 사랑을 베풀면 치유될 거야'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그 사람도 달라질 거야'


사랑이 고통이 되는 관계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초의 상실된 경험을 되짚어보고 부모에게 어떤 환상을 부여하고, 스스로는 어떤 노력들을 해 왔는지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하여, 이전의 상실이 급작스런 외상으로 미처 소화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면, 이번에는 그 외상이 소화될 수 있는 시간을 천천히 주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그 과정을 애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애도는 소중한 사람을 상실했다는 생생한 고통으로 시작해서 그(그녀)의 부재를 차분하게 받아들이면서 수그러지는 긴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애도하는 것, 그것은 부재를 안고 사는 법을 배우는 작업이며, 사라진 사람을 다르게 사랑하는 법을,

살아있는 그 사람이 보내는 자극 없이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장 다비드 나지오


부모의 상실에 대한 애도가 시작되면, 우리 자신에 대한 시선이 달라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타자를 위해 썼던 에너지를 자신을 위해 쓰기 시작할 것이고, 사랑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사랑받는 것을 허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하여 비로소 사랑은 고통이 아니라, 행복이라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애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실천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참고문헌에서 발췌했습니다.


1. 도움의 손길을 찾기.

도움의 손길을 찾는다는 건 도서관에서 관련도서를 찾아보는 것에서부터, 상담심리사를 찾아가는 것 까지를 포함 한다. 도움을 받으려면 일시적으로나마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하고 현실을 직면한다는 것이다.


2. 회복을 우선순위로 삼기.

온 힘을 다해 노력해도 그를 변화시킬 수 없으나, 그 힘을 자기 자신에게 사용한다면 변화는 당장 일어난다. 먼저 자신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자 가정에서 자랐다면 관련된 주제의 참고문헌을 찾아보고, 관련된 강의 들어보고, 어렸을 적 경험이 성인이 되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아본다. 또한 이 과정에서는 자기 자신에게 완벽할 정도로 헌신해야 한다. 심리상담이나 자조모임과 같은 자신에게 필요한 일을 다른 모든 일보다 우선시해야 한다.


3.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을 멈추기

그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을 멈추라는 것은 그를 도와주거나 조언해주지 말라는 뜻이다. 일단 지켜보는 것부터 멈춰야 한다. 그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을 멈추려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태도를 몸에 익혀야 한다. 모든 상황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을 멈춘 후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면 그 두려움과 대면해야 한다. 그리고 그를 조종하려는 대신 두려움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4. 남녀 간의 게임에 '중독'되지 않는 법을 배우자.

남녀 간의 게임에 중독되지 않으려면 게임을 지속시키는 방식으로 반응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남녀 간의 게임이란 마치 탁구 경기와 같다. 공이 오면 계속 되돌려주는 게임에 중독되지 않으려면 공이 날아와도 그냥 내버려 두고 테이블 끝을 벗어나게 놔두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아아~!'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가 핑곗거리를 늘어놓으면 '아아'라고 대답하고 자리를 뜨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 내부의 인생에 집중할 때 지루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지루함을 참고 견디다 보면 곧 자아 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5. 용감하게 자신의 문제와 결점을 대면하자.

다른 사람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을 멈추고 남녀사이의 게임을 그만두면, 이제 우리 자신의 인생, 문제, 고통 외에는 신경 쓸 일이 없다. 이 과정에서는 현재 삶을 보다 열심히 들여다봐야 한다. 우리 자신을 보다 정직하게 그리고 열심히 바라봐야 한다. 자신의 문제와 결점(그리고 장점과 성공)을 남편이나 애인과 연관시키지 않고, 우리 자신의 것으로 봐야만 변화가 필요한 곳에서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


6. 자기 계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자.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남편이나 애인이 도와주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계획을 세울 때 그의 협조를 구하지도 말고, 당신이 의지할 사람은 자신 뿐이라는 생각하에 계획을 세워야 한다. 모든 한계를 스스로 해결해 보자. 만약 이 글을 읽는 순간, 남편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계획을 실행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를 알지 못했던 때로 돌아가서 어떻게 했을 것인지 떠올려 보자.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고, 주어진 다른 선택사항들을 이용하면서 우리 혼자 살 수 있다고 깨달을 것이다.


7. '이기적'인 여성이 되자

이기적으로 굴라는 말은 순교정신을 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당신 자신의 행복, 일, 욕구, 놀이, 계획, 활동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 이전의 우리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어린 자녀를 둔 엄마라 할지라도 아이들 돌보는 시간 사이사이에 자지계발 활동을 끼어 넣어야 한다. 당신에게 이기적이 된다는 것은 정직해진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너무 사랑하는 여자들, 로빈 노우드

사랑은 왜 아플까?, 장 다비드 나지오 




#사랑#관계#커플#부부#관계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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