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따라기

별이 진다네

by 지구 사는 까만별




왕왕와앙 개굴개굴...

개구리 소리 하나로 고향을 만들 순 없습니다. 허나 개구리 소리 하나만 있으면 눈을 감고 고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왕왕와앙 개굴개굴...

집 앞 전답에서 들려오는 와글와글 함성소리에 여름저녁이 익어갑니다. 우리 남매들은 마당 툇마루에 걸터앉아 엄마가 갓 쪄서 내온 옥수수를 바구니가 비도록 베어 먹습니다. 바구니에 벌레소리만 남으면 아예 드러누워 하늘을 마주합니다. 옥수수에 배가 차올라서인지, 남매들이 있어서인지, 개구리가 울어서인지 밤은 어둡지 않습니다.

아닙니다, 달도 없는 오늘 밤에 우리 집이 훤한 것은 저 은하수 덕입니다. 뿌옇게 반짝이는 하늘을 향해 나는 팔을 뻗습니다. 장대를 허공에 휘저으면 감처럼 별을 잡을 수 있을까 싶어...


내가 별을 잡던 때에, 아버지는 낮에는 땅만 보다 해가 지면 모기장 너머 티브이만 응시합니다. 우리 남매가 별을 잡는 모습을 말없이 보다, 티브이는 코를 골고 있는 아버지를 스포트라이트처럼 오색찬란하게 비추었습니다. 아버지가 장대로 잡고자 했던 별의 종류는, 모기장 속을 노리며 미세하게 웅성거리던 모기들만이 들었을 겁니다.


왕왕와앙 개굴개굴...

나는 수없는 개구리 소리들을 건너 오늘에 왔습니다. 툇마루가 없어진 우리 집에서 하늘을 보려면 산책을 나서야 합니다. 나는 도시에서 은하수를 찾으러 산책을 나갑니다. 왕왕와앙 거리는 개구리가 놀던 논밭 대신 회색 건물들이 가득합니다. 가로등 아래 심어진 몇 그루의 아카시아 아래로 들어갑니다. 주렁주렁 여름향이 울려 퍼뜨리는 그곳에서, 나는 개구리 소리를 켭니다. 개구리 소리 하나로 고향을 만들 순 없어도 개구리 소리 하나만 있으면 눈을 감고 고향으로 갈 수 있으니까요...


왕왕와앙 개굴개굴...

진초록빛 파도에 회색 건물이 간만에 멱을 감습니다. 나는 개구리 소리 하나에 옥수수와, 전답과, 은하수와, 은하수로 연결되어 있던 스테파네트 아가씨와, 목동자리 아래서 멱을 감던 우리 자매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카시아 아래 고요히 빛나는 그리운 아버지의 꿈을 잠시 묵상합니다.


개구리 소리 하나만 있으면 눈을 감고 고향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구리 소리 하나 있다고, 내 장대를 써서 아버지 별을 따드릴 수는 없습니다. 따지 못한 별은 스러집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하나의 별이 집니다.










https://youtu.be/ciBisqVQ6x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