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새

by 지구 사는 까만별




세 그루의 나무가 정원으로 들어섭니다. 아직 튼튼한 다리를 가진 세 나무는 마중 나온 산들바람에 웃음으로 화답합니다.



여린 꽃잎으로 초원에서 태어나 한 지붕 아래 함께 자란 우리는 바람에 일렁이는 웃음소리까지 모두 다릅니다. 그래도 같은 바람과 햇살아래 자라나 지금껏 함께 익어왔습니다. 큰 나무는 어린 나무에게 양분을 양보하면서, 어린 나무가 철없이 푸르게 자랐습니다.



어린 나무는 봄날 끝자락 햇살에 새로운 나무를 만나러 커다란 나무의 곁을 떠났고, 시간이 지나 가지는 새로운 땅에 접을 붙이러 떠났습니다. 각자 초록색으로 가지를 칠하느라 바빴던 나무들은 함께 가을을 고스란히 맞고서 오늘 봄의 정원에 나란히 앉은 것입니다.



꽃잎을 떨구어내고 애써 홀가분한 세 그루 나무를 닮은 우리는 나란히 앉아 정원의 바람을 마주합니다. 여린 시선으로 언제나 올려다봤던 내 곁의 나무 두 그루를 오늘은 내려다봅니다. 나를 올려다보는 가을의 나무들은 그럼에도 내게 작지 못합니다. 나보다 키 작은 저 나무들에게서 나는 언제나 물을 받아 커졌으니까요...



일하느라 바쁜 엄마 대신 여덟 살 아이는 갓난아기를 업고 돌아다닙니다. 여덟 살의 마른 가지가 통통한 볼따구를 지키기 위해, 꼬마의 물을 대신 내어줍니다. 그 볼에서 말이 나오기 시작하고부터는 작고 통통한 손을 잡고 어디든 함께 가주었습니다.



어느 날 언니는 집 앞 나지막한 동산에 통통하고 작은 손을 잡고 갔습니다.


'막내야 일루 와봐. 언니가 이쁜 거 줄게'


풀향이 가득한 팔찌를 통통한 손목에 채워줍니다. 막내는 풀꽃향기 폴폴 풍기는 팔찌를 차고 나비를 쫓아다니다 어느새 잠이 듭니다. 잠이 든 막내를 업고 큰언니는 마을을 내려다봅니다.

하얀 구름이 나뭇가지에 잠시 쉬어가는 시각, 또 다른 구름을 만드는 우리 집 굴뚝을 보며 두 아이는 조금씩 같은 숨을 쉬는 나무가 되어갑니다. 뉘엿뉘엿 지는 해는 엄마를 향해 집으로 걸어가는 두 그루의 어린 나무를 향해 눈시울을 붉힙니다.



오늘 봄 정원의 세 나무는 다시 일어섭니다. 햇살에 바삭하게 마른 흙도 봄을 맞았습니다. 세 켤레의 신발아래 토도독 터지는 양분들...

이번에는 키만 큰 어린 나무가 두 팔을 뻗어 두 나무들이 가는 길에 조금씩 그늘을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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