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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기루 Aug 11. 2024

길 찾기

 10년이 넘은 차를 팔고 새 차를 샀다. 전에 쓰던 차는 내비게이션이 따로 없어서 핸드폰을 한 손에 들고 운전했다. 그러다 보니 웬만해선 모르는 곳에 잘 가지 않았다. 그런데 퇴직 후에는 가고 싶은 데가 많아졌다. 예전에는 출퇴근용이었다면 지금은 여행용으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차량에 내비게이션이 부착되어 있어서 다니기는 편한데  내비게이션 추천길 5~6가지 길 중 주로 추천하는 길이 정해져 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지 않는 길로 자주 안내하는 게 문제다. 차선변경을 자주 하거나 고속도로 위주로 추천하는 걸 선호차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예술의 전당'에 간다면 꼭 고속도로 쪽으로 나를 안내한다. 그 길은 진입도 힘들고 빠져나와서 예술의 전당으로 들어가기도 힘들다. 다른 사람의 경우는 모르겠으나 나는 어려운 코스다. 

 그래서 5~6가지 길로 다 돌아다녀 본 뒤 가장 맘에 드는 길로 내가 내비게이션을 이끈다.

 남편은 항상 ' 그냥 가자는 데로 가라.'고 하는데 나는 내 맘대로 고집을 부린다. 그러다 보면 더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지만 길을 외우려고 노력한다.

 요즘 차량에 '스마트 크루즈'라고 해서 자율주행, 엄밀히 말하면 반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차들이 있는데 처음에는 신기하고 좀 편한 듯했다. 그런데 운전하는 미는 별로 없고 오히려 더 신경을 써서 운전을 해야 했다. 고속도로에서 커브길에서도 여전히 속도가 높아서 놀랄 때가 많았다.  훅 하고 옆에서 껴들어올 때는 역시 깜짝 놀란다.

 뭔가에 의지하면서 100프로 신경을 곤두세워 운전을 하지 않게 되면 사고가 더 잘 일어날 것 같았다. 실제 자율주행 중 박는 사고건수가 늘고 있다.

  주차도 마찬가지다.  파킹까지 해 주는 똑똑한 차가 좋을 것 같지만 점점 인간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빼앗아가는 것이다.

핸드폰이 나오면서 전화번호 외우는 기능이 사라진 것처럼 기계에 자꾸 의존하면서 차량 운전을 하면서 필요한 운동기능도 자꾸 잃어갈 것이다.

 어디까지나 기계는 인간을 보조하는 수단이지 전적으로 의존한다면 기계에 종속되는 것이다.

 앞으로 완전한 자율주행 기능을 단 차량나온다면 당신은 편리한 기능에 의존하고 싶은가, 아니면 내가 직접 운전하는  재미를 선택할 것인가. 내가 기계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그때가 오면(노화로 인하여), 기계에 의지해야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너무 빨리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외계인, 라쉬드 키무드(올림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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