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소제목을 달아라!

소제목은 두괄식의 신의 한 수

by 김영수

A군의 원문이 미괄식이 된 이유는, 지문에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을 기술’하라고 되어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경험을 쓰고, 뒤에 느낀 점을 쓰도록 되어있다.

사실 서두에 경험 서술 없이 느낀 점부터 쓰기는 불가능하다.


- 서두에 경험을 쓰면서, 어떻게 결론을 두괄식으로 쓰라는 건가? 모순 아닌가?


맞다. 모순이다.

이 모순의 해결책이 바로 ‘소제목’ 달기다.


(문항 1)의 수정문에서는 두 개의 소제목을 달았다.


<수학이 약했지만, 동물학을 위해 이과를 택함>

<과학은 실용이다>


정상적인 문장으로는 경험에 대해 느낀 점을 쓰기가 매우 어색하다. 그래서 소제목을 달았다.

소제목은 시각적으로 가독성을 높게 디자인한 것이다.

문법적으로 자연스럽게 첫 줄에 핵심을 읽게 한다.


소제목을 달기 위해서는 자기 글을 한 줄로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소제목은 심사위원의 가독성을 배려함과 동시에, 수험생의 요약 능력을 증명한다.

지문에서 글자 수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같은 분량에서 얼마나 핵심을 요약을 할 능력이 있느냐를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원문 (문항 2)에서 아래 두 개의 소제목을 달긴 했다.


- (1) 생물 동아리 ‘스터디 바이러스’

- (2) 교내 과학전시회


하지만 핵심이 아니다. 교과서 목차처럼 되어있다. 심사위원이 궁금한 건 활동 명칭, 내용이 아니라 이를 통한 수험생의 생각이다.

그래서 수정문에서는 이렇게 고쳤다.


<과학의 최종 도착지는 사람: 학술제에서 밀웜의 식량화와 스티로폼 쓰레기 제거에 도전하다>

<대중 전시의 어려움 실감: 교내 과학전시회에서 포유동물의 심장 전시 부스를 운영하다>


수험생의 생각을 앞에 쓰고, 활동 내역을 뒤에 썼다.

소제목 한 줄 만으로 본문을 요약해 심사위원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문항 3)이 요구하는 건 '느낀 점"이다.

원문에서는 통문이라 모두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수정문에서는 <갈등을 보완의 계기로 삼음>, <누구든 잘 못 할 수 있다> 란 소제목으로 결론부터 썼다.


실용문에서 소제목은 그 글의 성패를 좌우하는 긴요한 아이템이다. 소제목 형식만 차용할 게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를 꿰뚫고 핵심을 적시하면 경쟁에서 우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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