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제발, 자기 생각을 써라!

“너의 가장 큰 고민이 뭐냐?”

by 김영수

(문항 1)의 수정문에서 <수학이 약했지만, 동물학을 위해 이과를 택함> 이 내용은 처음 원문에는 없었다.

학교에서 진학 지도 선생님은 ‘왜 자기 약점을 자기소개서에 쓰나? 그것도 첫 줄에?’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었다.

난 수험생 A군에게 물었다.


“너의 가장 큰 고민이 뭐냐?”


그에게 최대 딜레마는 수학이 약하면서 동물학을 하겠다고, 이과를 택한 것이었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수학의 비중은 커졌고, 점수가 낮아 평균 등급을 갉아먹었다. 그래서 인 서울이 어려운 등급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일반적인 수험생의 가강 큰 고민이 뭔가?

진학이다.


난 왜 서울대에 못 가지? 내가 왜 이 학과를 택하지? 적성보다 점수에 맞추어 가야 하나? 재수해야 하나? 내가 왜 공부를 더 열심히 안 했지?


솔직한 자기 고민을 털어놔야 한다.

그리고 지금 진학하려는 학교, 학과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

무슨 실험을 하고, 무슨 활동을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 실험을 하는 내 동기를 쓰는 것이 핵심이다. 자기 생각을 써야 한다.



수정문 첫 줄부터 단점 기술은 기존 학원 샘플과 비교해에서 상당한 파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분명 자기의 이야기다. 왜 수시를 지원했는지, 진정성이 명확히 드러나기에 다른 경쟁 자소서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문항 1)의 수정문에서 두 번째 소제목으로 <과학은 실용이다>라고 쓴 것은 다소 고급 스킬이다.

심사의원이 ‘왜 이런 정의를 했을까?’하는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뒷 문장을 찾아 읽게 하는 수법이다.

게다가 ‘어플로 사육 관리한다’는 수험생의 비전이 드러나 있다. 동물 사육의 추세가 ‘인공지능이 관리하는 공장형 축산’이다. A학생이 십여 개의 실험을 했음에도, 어플 개발을 대표적인 실험으로 내세운 이유다. ‘성장성’, ‘가능성’에서 만점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의문 제기가 가능하다.


- 지원 동기는 <자율문항>에 써야 하는 거 아냐?


지원 동기는 일반적으로 마지막 항목인 <자율문항>에 쓴다. 그런데 대부분의 자기소개서가 학습동기와 지원동기가 따로 논다.

자기가 왜 실험에 열성적인지 스스로 알지 못하거나, 솔직하지 못한 까닭이 아닐까?

정시 점수가 안 되니 수시 전형에 유리하기 위해서 이론보다 실험에 비중을 두는 게 솔직한 현실 아닌가.


학습과 실험의 동기와 대입 학과 지원 동기는 일맥상통해야 한다.

수정문에서 두 개의 소제목은 지원 동기를 염두하고 쓴 것이다. 수정문에서 마지막 문항인 <자율항목>에 동물학을 택한 동기를 써서 서두의 학습동기와 학과 지원동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수정문의 (문항 1)에 문제 해결 능력, 실험과 학문하는 동기, 진정성, 통찰력, 요약 능력, 시사, 비전이 모두 담겨있다. (문항 1)은 나머지 4개 항목의 결론이다. 전체 소개서에서도 두괄식을 취한 것이다. 즉 (문항 1)만으로도 전체를 알 수 있다. 끝까지 읽으면 주제 결론이 두 번 반복되니(수미쌍관), 심사위원의 뇌리에 꽂히지 않을 수 없다. 시쳇말로 첫 문항에서 ‘게임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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