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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제연 Aug 28. 2021

IT기술의 홀로서기-플랫폼

플랫폼 비즈니스가 산업으로 발전가능한가?

플랫폼 경제라고도 불리며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어떤 글에서는 플랫폼을 우리가 얘기하는 4차산업과 동급으로 두루뭉실 설명하고 있다. 최근 10여년  간 플랫폼이 대세가 된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기존에 흩어진 비즈니스(파이프라인 비즈니스)를 깔떼기처럼 모아 승자독식을 하는 플랫폼이 미래산업의 대안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최근에도 우리나라의 배달플랫폼이 외국에 수조원에 팔리고, 나스닥에 상장성공했다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분명이 대세는 대세다. 배달, 숙박, 쇼핑에서 심지어는 변호사들의 사건수임까지. 무엇이든 다 집어삼킬 태세(?)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선, 택시업계의 반발로 서비스를 포기해야 했고 서비스 종사자의 안전과 요금체계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플랫폼 경제(platform economy)는 플랫폼 의해 촉진되는 경제 및 사회 활동이다. 가장 일반적인 유형은 "디지털 중개자"(digital matchmaker)라고도 불리는 "거래 플랫폼"(transaction platform)들이다. 거래 플랫폼의 예로는 아마존, 에어비앤비 등이 있다. 두 번째 유형은 "혁신 플랫폼"(innovation platform)으로,  플랫폼에서 작업하는 많은 독립 개발자(independent developer)들과 같이 다른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공통적인 기술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또한 ‘공유경제’라고도 표현되는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 플랫폼 경제가 지속가능한 3차산업의 대안이 될 것인가?

좀더 지켜볼 일이지만, 금융 또는 ICT산업 처럼 새로운 창조가 없다면 그저 중계에 머무를 것이다. 위에 예로 든 글로벌 기업들은 현재까지 그렇지 못하다. 플랫폼 참여자인 공급자와 수요자를 단순 연결할 뿐이다. 물론 그 중계방식에 있어 실시간으로 개별 맞춤하고 있다는 것이 기존에 있던 서비스와 차별화 요인이 되었다.

이전에 있었던 구글, 애플, 페이스북 처럼 없었던 서비스 자체를 창조하는 비즈니스가 생겨나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나고 그 플랫폼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새로운 공급-수요자가 생겨야 새로운 4차산업으로서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수 만년 전 농경을 시작했던 때에도 ‘시장’ 이라는 플랫폼이 생겨났다. 인근의 다양한 작물과 채집물을 가져다 물물교환했던 플랫폼이다. 시장은 거래 효율성으로 1차산업의 확장과 성장을 이루었다. 그리고 새로운 산업(판매/중계 서비스)을 탄생시켰다.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플랫폼의 특징

모바일과 실시간(real-time)이라는 수단을 장착하고 사람들을 연결-매개-중개-큐레이션-매치메이킹하는 오늘날의 플랫폼은 어떨까? 현재의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해 생각해보자.

기존 중계서비스와 가장 큰 차이는 첫째, 자신의 이름으로 거래한다는 것과 거래목적 대상이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미리 상품을 선매매하고, 자기가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상품을 판매하는 거래와 다르다. 이 특징은 '빅 블러(Big Blur)'라고 하기도 하는데 공급자-수요자, 물질-비물질 간 경계를 없앤다는 것이다. 때론 공급자가 구매자가 되기도 하고, 반대가 되기도 한다. 만약 앞서 예를 든 우리나라의 ‘타ㅇ’의 경우 차량이 플랫폼 소유가 아니었더라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


둘째 특징은, 수수료에 기반한 수익창출이다. 최종 구매자는 물론 판매자에도 수수료(또는 광고료)를 양쪽에서 받는다. 앱을 중계하는 플랫폼인 앱스토어는 거래금액의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가져가며, 호텔중걔 플랫폼은 7~20%의 수수료 구조를 취한다. 우버의 경우도 20%가 넘는다. 하루 18억명이 접속하는 페이스북은 년  94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광고 수익을 내고있다.

이는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으로 정교한 기교를 필요로 한다. 플랫폼은 유료, 무료, 프리미엄과 같은 복잡한 전략을 구사하는데 이를 '비대칭성'이라고도 한다. 다 많은 참여자를 끌어들이고 이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수수료 인상에 대한 자영업자의 집단적 반발과 사회적 비판이 있었고, 이로 인해 플랫폼이 항복하기도 하였다. 더 나아가 공익적이고 저렴한 수수료를 목적으로 지자체에서 플랫폼을 선보이기도 한다(군산은 꽤나 성과를 보이고 있다). 플랫폼의 입장에서 보면 달갑지 않은 일이다. 경쟁자의 출현은 수수료에서 심각한 문제를 나타낸다. 따라서 플랫폼들은 시장점지배의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다르게 표현하면 수익모델의 핵심은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인지도와 대중성에 기반한 대량 중계와 거기서 나오는 수수료를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플랫폼은 지속적인 몸집키우기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 한다.


세번째 특징은 구매자가 매기는 점수(평판)으로 공급자를 통제한다는 것. 플랫폼은 공급자와 구매자의 ‘양면’을 네트워킹한다. 따라서 참여자가 많을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연결의 수가 늘어나는 네크워크효가가 작용한다. 플랫폼 참가자가 몰리면 몰릴수록 그 수가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네트워크 효과'는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 품질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는 누군가의 특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그 상품을 선택하는 고객이 증가하는 결과를 유발한다 . 판매(생산)자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생산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바로 규모의 경제에 의해 생산비는 낮아지고,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사용자 수는 더 많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참가자들이 매칭되는 규칙을 만들고, 참가자 개개인을 ‘평판’점수를 수단으로  관리한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플랫폼 ?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새로운 산업, 4차산업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새로운 산업은 신소재와 새로운 디바이스의 발명과 같은 것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는 소비자가 기꺼이 돈을 주고 구매하고자 하는 목적물이다.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기술이 아니다.

 

플랫폼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저 같은 수요가 플랫폼을 통해 대체될 뿐이다. 이는 거시적으로 ‘총량보존’에 해당한다. 단지 그 효율성 측면에서 나을 뿐이다. 이것은 엄마가 몇시간을 조리한 식사를 하다가 즉석 식품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편하고 빠르다고 두끼를 한번에 먹지 않는다. 즉 총 수요는 변하지 않는다.

최근 대한민국이 전세계 개발자들의 환호를 받은 사건이 있었다. 다름아닌 구글, 애플이 개발자들에게 '인앱결제'를 강요하지 못하게 하는 법률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는 구매자 결제를 플랫폼 안에서만 하도록 하고, 개발자에게 돌아가야할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챙겨왔다. 이와같은 플랫폼은 조성자인 구글, 애플에 의해 룰(rule)이 만들어진다. 이번 사건은 그 룰이 불공정함을 국회가 나서 규제한 세계 최초의 사건이 되었다. 미국 팀스위니  '에픽게임즈ceo는 '한국은 디지털상거래 독점을 거부한 최초의 오픈 플랫폼 국가, 나도 한국인이다'라는  트윗을 날렸다. 사실, 국내 어느 플랫폼른 40%를 가져가는 플랫폼도 있다.

 

니즈는 있으나 지금까지 충족되지 못한 새로운 생산과 소비를 만들어내는 창조 플랫폼은 없을까? 앱스토어가 그렇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자가 만들어내고 다수의 유저가 거래할 수 있는 중개플랫폼의 등장은 정보통신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배달과 호텔과 같은 플랫폼들은 기존에 있던 수요를 끌어모아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플랫폼을 4차산업이라고 하기엔 여전히 공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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