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제연 Jun 09. 2023

출산과 출생?

용어의 이념화에 대해

요즘 심심찮게 출산(出産)이라는 단어를 출생(出生)이라고 대체하는 것을 듣는다.

혹자는 출산이라는 단어가 이념적으로 잘못되었고, 사용되어선 안된다고 한다.


나는 생각한다.

그 무엇이 보다 정확하고, 의미에 맞는 단어란 말인가?


우선 그동안 사용해온 '출산'이란 한자는 날 출(出)에 낳을 산(産)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낳을 산은 다시 날 생(生)에 낳다는 의미가 추가된 글자다.

이는 어머니가 주체가 되어 생명을 만든다는 의미인 것이다.

즉, 생산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혹자는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거부한다.

그러나, 생산한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숭고한 세상을 지탱하는 노동자의 고귀한 가치임을 안다면 그리 해석돼야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최근에 떠오른 '출생'이란 단어는 아마도 유아를 주체로 정의한 용어일 것이다.

아동(?)의 인권과 주체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용어의 적절성에 완전히 동의하긴 어렵다.

태어난 다는 것이 스스로 하지도 못하며, 의지에 따라 선택가능한 것도 아닌 것이다.

부모에 뜻에 따라 태아로서 생명을 유지하고 어머니의 고통으로 세상에 나오는 것이 이치에 맞다.


역사적, 세계사 적으로도 중세까지 아동은 가축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였다고도 하고, 이제 막 한 생명으로 세상에 태어난 유아에 대해 주체성을 부여하는 것은 무리다.

그 주체성을 인정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역설적으로 출생이란 단어는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애써 외면하는 단어처럼 들리기도 한다.

출산율이란 용어 또한 출생률로 대체되기엔 적절치 못하다.

성공과 실패의 비율일테니 말이다.

저출산 시대의 문제는 그 문제대로 풀어내고, 의미도 모호한 용어로 더이상 본질을 흐리지 않길 바랄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를 내려다보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