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한철,
그 예쁜 자태를 한껏 뽐내 이목을 끌지만
얼마 안 가 금방 져 잊히는 꽃.
반면,
그 움틀 때를 기다리다가
이윽고 파릇파릇 돋아나 한참 동안을 붙어 있는,
흔하디 흔해 주목받지 못하더라도
끈질기게 제 자리에 있으면서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주고
시간이 흘러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 알록달록 수놓인 듯 제 모습을 바꾸어
온 세상을 빨간 물감, 노란 물감으로 칠하고 가는 잎.
나는
그런 잎처럼 살련다.
푸르른 잎처럼
초록빛 잎처럼.
꾸준하게
끈질기게
제 자리에 꼭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잎이
나는 좋다.
꽃이 분홍 물결 일으킬 때 마음이 들뜨고
바람에 날려 우수수 꽃비 내리면 감탄하지만
마음 한편에서 피어나는 씁쓸함과
쉬이 감출 수 없는 아쉬움.
그것이 사람의 젊음이라면
잎은 인간의 '삶'과도 같기에
나는
꽃을 사랑하지만
잎처럼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