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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Oct 30. 2021

승마 지식 편집실 15

54. 자유자재로 다리를


제가 글을 통해서나 여러분이 승마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다리를 쓰라"라는 말을 많이 접하게 될 것입니다. 어랏? 제가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손을 쓰라는 건 이해가 되는데 다리를 쓰라는 말은  낯설기만 하였습니다. 농구에서 골을 넣을 때 손목의 스냅을 이용한다든지 하는 손을 잘 쓰는 건 이해 가는데 다리라??? 탭 댄스라도 추어야 하는 걸까요? 승마에서 다리는 정말 많이 활용됩니다. 말하고 가장 많이 맞닿아 있는 부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손보다는 다리를 활용하는 것이 말과 소통하는데 효율적입니다. 보통 말에게 앞으로 가라는 추진을 줄 때 종아리로 말의 배를 눌러준다는 것과 그때의 느낌 정도로는 짐작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책에서는 기승자의 다리는 마체를 추진하거나 후구를 옆으로 움직이게 하는 등 말에게 운동을 하게 만드는 큰 힘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말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후구를 다리로 직접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리의 움직임이 크면 말이 놀라기 때문에 항상 균형 있게 말의 배를 감싸야 조절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말의 몸은 원통형인 반면 대부분 인간의 다리는 젓가락 모양입니다. 젓가락으로 원통형 말을 감싸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O자형 다리라면 모를까. 여기서 승마가 어려운 이유가 생깁니다. 우선 배를 감싸려고 노력한 상태에서 살이 많은 종아리로 눌러줘야 합니다. 만약 안 되면 박차를 사용하곤 합니다. 다리를 쓴다는 것은 보통 종아리 조이기, 무릎 아래 부분으로 눌러주기, 박차 주기 등으로 표현됩니다. 하지만 되도록 종아리로 마사지하듯이 자극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강할 땐 강하게 약할 땐 약하게 밀당하면서 말이지요. 사실 다리의 사용은 위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보통 복대 뒤 약 20cm 부근을 자극하는 데 다리가 최대한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쫘악 밀착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자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발끝을 살짝 밖으로 향하게 하면서 뒤꿈치나 박차로 자극하곤 합니다. 이는 모양새가 예쁘지 않은 편법일뿐더러, 장기적으로 봤을 땐 빨리 감을 잡아 종아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는 말을 전진하게 할 뿐만 아니라 말을 옆으로 밀어낼 수도 있습니다. 또 구보 시에는 한쪽 다리를 이용해 후구를 통제할 수도 있습니다. 다리는 말을 회전시키기도 하고, 손과 더불어 말을 복종시키기도 합니다. 또 손이 고정되어 있는 경우에 는 말을 뒤로 가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리를 손처럼 자유자재로 쓰기만 한다면, 나도 당신도 프로 승마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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