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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 Nov 12. 2024

반짝반짝 빛나는 라이프를 큐레이션 하다, 브릴란테

인테리어 매거진 에디터, VMD, 조명 시공 전문가의 라이프스타일숍

땅거미 진 부산의 전포동 골목. 어둑어둑한 거리를 나 홀로 환하게 비추는 가게가 있다. 지난 6월 문을 연 라이프스타일 셀렉트 숍 브릴란테가 바로 그 가게로 이곳은 인테리어 매거진 에디터 윤수정, VMD 박예림, 그리고 조명 시공 전문가 성준현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이들은 섬세한 시선으로 해외 브랜드, 부산 로컬 디자인 브랜드 등 다채로운 제품을 균형 있게 소개하며 가파르게 성장 중인 지역의 라이프스타일 마켓에서 브릴란테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금 서울의 그 어느 곳보다 뜨겁고 힙한 전포동 골목의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브릴란테의 윤수정 대표를 만나 가게의 사정을 들어보았다.

무광 스틸 프레임 윈도 속 컬러풀한 오브제가 돋보이는 브릴란테 전경 | ©브릴란테


Interview with 윤수정

브릴란테 대표


지난 6월 부산에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브릴란테Brillante가 문을 열었어요.

이탈리아어로 ‘반짝반짝 빛나는’이란 뜻을 가진 브릴란테는 부산에서 현재 가장 힙한 상공간과 유동인구가 집중되고 있는 전포동에 위치한 라이프스타일 셀렉트 숍이에요. 유니크한 디자인 제품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조명과 액세서리를 선보이는 곳으로 덴마크 헤이, 앤트레디션, 플렌스테드 모빌과 이탈리아 아르떼미데, 만달라키, 플로스 그리고 국내 스테이셔너리 디자이너 브랜드인 쎈띠멍 스튜디오 등의 제품을 판매 중이죠. 최근에는 트렌디한 법랑 브랜드인 캅카가 새롭게 입점했고요.

아르떼미데 네쏘&네시노가 눈길을 끄는 브릴란테 외경 | ©브릴란테
그리너리와 미니멀한 디자인의 조명이 조화를 이루는 브릴란테 쇼윈도 | ©브릴란테

브릴란테는 에디터, VMD, 그리고 인테리어 전문가가 모여 함께 만든 브랜드죠. 서로 닮은 듯 다른 세 분의 협업이 흥미로운데요.

인테리어 매거진 에디터와 브랜드 마케팅과 홍보 경험이 있는 저와 인하우스 VMD였던 박예림 그리고 LCT, W 등 부산의 고급 주거공간 조명 시공을 담당했던 성준현, 이렇게 3인이 함께 만든 브랜드이자 공간이 지금의 브릴란테입니다. 서울의 트렌드와 부산의 감성, 현장 적용 가능성을 잘 알고 있는 드림팀인 셈이죠. 3년 전, 제가 부산으로 이사 오면서 자주 만나게 된 세 사람은 서로가 가진 경험과 능력이 모이면 좋은 시너지를 일으킬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시장의 상황을 지켜보던 중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팬데믹 중에도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다’라는 업계 분석을 접하고 브릴란테 론칭을 바로 실행에 옮겼어요.

브릴란테 내부 전경 | ©브릴란테

실제 운영진의 역할은 어떻게 나뉘나요?

브랜드 유치, PR 등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주로 제가 진행해요. 스토어 디스플레이와 내부적인 운영 부분은 박예림 VMD가 담당하고요. 실은 두 사람이 거의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죠. 동등한 파트너의 입장을 오래 잘 유지하기 위해 합의하에 브랜드를 선택하고 주문해요. SNS 관리나 매장 레이아웃을 포함한 브릴란테의 브랜드 톤 앤 매너를 결정하는 것도 함께하고요. 조명 전문이면서 손재주가 좋은 성준현은 브릴란테의 ‘성 반장’이에요. (웃음) 디스플레이를 최소 월 2회는 변경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필요한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맡아주고 있고 시공이 필요한 제품의 경우 출장 시공을 담당하기도 하고요. 2022년을 시작으로 부산에 신규 입주 아파트 물량이 폭발적으로 많아질 만큼 성 반장님은 대외적으로 점점 더 바빠질 예정이에요.

브릴란테 월 디스플레이를 책임지는 만달라키 스튜디오의 헤일로시리즈 | ©브릴란테

부산에서 대부분의 감도 높은 라이프스타일 숍이 해운대 달맞이 길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F&B 중심 상권인 전포동에 문을 연 브릴란테의 전략은 다소 의외인데요.

달맞이 길의 숍들은 거대해요. 즉, 투자 비용이 많이 들죠. 목 좋고 평수가 커지면 임대료는 비싸고 그만큼의 물건도 채워 넣어야 하고 그런 규모라면 셋 이외에 인원이 더 필요해요. 저희는 그럴 예산도, 생각도 없었어요. 우리는 우리의 깜냥에 맞고 즐겁게 운영할 수 있는 곳으로 전포동을 선택했어요. F&B의 각축장임에도 불구하고, 3년 이상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매장들이 이웃으로 있으니 어느 정도의 트래픽은 보장된 셈이었죠. F&B 매장을 방문하는 스타일리시한 단골들께서 브릴란테도 패키지로 함께 들러주시길 바라고 있어요.

VP9과 헤이 액세서리들로 빼곡하게 채워진 매장 내부 시스템 월 | ©브릴란테

해가 진 저녁에는 브릴란테에 전시된 조명들의 빛이 공간의 유리 파사드를 통해 흘러나와 어두운 골목을 환하게 비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인테리어에도 많은 신경을 쓴 것 같아요.

지은 지 60년 정도 된 건물이다 보니 생각보다 공사 기간이 오래 걸렸어요. 내벽과 기둥, 손때 묻은 벽과 천정을 그대로 살려 쓰고 싶었지만,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어느 정도 정리를 해야만 했어요. 전면 윈도를 시원하게 내기 위해서라도 포기해야 할 부분이 있었던 건데요. 취급하는 제품들이 충분히 컬러풀한 오브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스토어는 그저 도화지 역할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 화이트 월과 무광 에폭시 바닥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어요. ‘스토어 집기가 제품 보다 돋보여서도 안되고 기능적이지 못해도 안된다.’라는 디스플레이 전문가 박예림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월 시스템도 직접 디자인해 심플하게 제작했고 진열대도 따로 또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세미 모듈 시스템으로 만들었고요. 조명은 메인 간접 조명을 중심으로 제품이 돋보이면서 그림자까지 감성적으로 떨어질 수 있게 스폿 조명들을 치밀하게 배치했어요.

외할머니의 유품으로 제작한 미니 콘솔로 꾸민 브릴란테 코지 코너 | ©브릴란테
앤트레디션 세타고와 헤이 법랑 제품들 | ©브릴란테

어떠한 관점으로 공간에서 선보일 상품을 선정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제품을 선정할 때 저와 박예림 VMD의 시각이 아주 달라요. 저는 ‘처음 보는 것’을 좋아하고 박예림 VMD는 ‘실용적인 것’을 추구해요. 그렇다고 둘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한다면 브릴란테를 함께 하지 못했겠죠. 처음 보는 브랜드, 제품군이지만 어떻게 구성하고 고객들에게 소개해 매출로 연결할까를 고민해 전략적으로 제품을 선정하고 있어요. 트렌디함과 실용성, 고객이 접근 가능한 가격대인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죠.


최종적으로는 ‘내가 지금 쓰고 있거나 우리 집으로 가져가고 싶은 제품’을 셀렉해요. 브랜드와 디자인적인 가치가 있으면서 접근 가능한 진입 장벽을 가진 제품들을 늘 눈여겨보고 있어요. 덴마크 ‘헤이HAY’가 바로 그런 브랜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라이팅, 키친, 스테이셔너리, 오브제 등 정말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어 남녀 고객 모두를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죠. ‘서울에 가지 않아도 헤이 제품을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는 고객의 피드백을 자주 듣는 걸 보면 타깃에 맞는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좌)헤이 키친의 레인보우 시리즈와 법랑 제품들 (우)헤이 키친의 다양한 글라스 웨어 | ©브릴란테
헤이 팔리사드 벤치에 워터링캔을 올려놓은 공간은 인기 포토 스폿 | ©브릴란테

이렇게 헤이를 애정하시니 그중에서도 꼭 추천하고 싶은 상품이 있을 것 같아요.

브릴란테에서 선보이는 헤이 제품이라면 뭐 하나 빼놓지 않고 다 추천하고 싶어요. 중요한 사람에게 줄 선물을 고르듯, 리스트에 넣었다 뺐다를 몇 차례 반복하며 매달 새롭게 구성해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날씨도 선선하니 좋아지고 있는데 헤이 캔디 스트라이프 쇼퍼백에 PC 포터블 하나, 법랑 컵과 접시, 따뜻한 커피를 담은 보온병을 넣고 좋아하는 디저트 몇 개 사서 공원이나 바닷가로 가 볼 것을 추천해요. 특히 법랑 컵과 접시는 깨지지 않아 제가 정말 좋아해요. (웃음) 브릴란테 근처에는 줄 서서 먹는 커피며 디저트 맛집이 가득하고 광안리, 해운대도 지하철로 바로 갈 수 있으니 누구라도 실행에 옮길 수 있어요!

브릴란테 고객 취향을 반영한 핑크 제품 큐레이션 | ©브릴란테
브릴란테에서 소개하는 조명들 | ©브릴란테
신규 론칭한 캅카의 법랑 키친웨어 컬렉션 | ©브릴란테

이제 오픈한 지 4개월이 지난 브릴란테는 F&B 중심 상권이었던 전포동에 새로운 풍경을 만들고 있어요. 앞으로도 이곳 전포동에 그려나갈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저희 운영진은 ‘우리가 행복한 브릴란테’를 늘 이야기해요. 성공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할 수도 있겠지만, 우린 좀 천천히 가기로 했어요. 내년에는 브릴란테 이름으로 제품을 론칭할 계획도 가지고 있고요.

집들이 선물 아이템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제품들 | ©브릴란테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세요?

주변 사장님들께 ‘거리가 훤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정말 기분 좋아요. 반짝반짝 빛나는 공간, 그리고 행복한 공간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리고 제발 편하게 들어와서 마음껏 구경하고 가셨으면 해요. 쇼윈도 너머로 물끄러미 보시는데, 그렇다고 ‘들어오시라’라고 하기에는 사장들의 주변머리가 없어 텔레파시만 보내곤 하죠. 거짓말 같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부터 ‘꺄악, 너무 예쁘다!’ 소리를 질러 주시는 고객들을 접하면 감사함에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웃음)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름다운 제품으로 찾는 분들의 눈과 감성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어요. 매장에 오셔서 사진 많이 찍으시는데 인스타그램도 팔로우 많이 해주시고 해시태그도 걸어주셨으면’하고 바라봐요. 아!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마이 브릴란테’도 함께 운영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방문 부탁드려요.


브릴란테 Brillante

주소 | 부산 부산진구 전포대로186번길 45 1층 브릴란테

운영시간 | 13:00-20:00, 일요일 12:00-18:00,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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