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맛본 워케이션의 달콤함

8주차, 내게 맞는 라이프스타일, 새로운 업무 환경을 경험하다

by 차미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 삶의 모양도 달라진다고 한다. 책 <위대한 12주>를 읽으며 12주 단위로 목표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목표는 한 번 세우는 게 아니라, 매일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



그래서 이번 8주차는 내게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실험해보는 기간으로 잡았다. 첫 번째 실험은 부산에서의 워케이션 일주일.


처음엔 바로 내키진 않았다. 모든 게 갖춰진 집을 떠난다는 것, 오롯이 혼자 지내야 한다는 것이 이제는 걱정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언제 또 이렇게 혼자 있어보겠나 싶은 마음도 있었고, 부산에서 새로운 자극을 느끼고 싶기도 했다. 12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선택의 기준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가 '안정적인 것보다 새로운 것과 환경을 선택하기'. 즉 컴포트 존을 벗어나보자는 것이다.



새벽 6시, 방 안에서 맞이하는 일출

매일 새벽 6시, 눈을 뜨자마자 글쓰기 모임을 시작한다. 아침에 눈을 뜬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지만, 멤버들과 함께하니 그 책임감으로 하루의 아침을 연다. 느슨한 연대감으로 함께 하루를 여는 의지가 묘하게 집중을 준다. 그리고 6시 반 이후부터 어스름히 떠오르는 일출을 방 안에서 보는 낭만. 직장인 시절엔 상상도 못했던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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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 그리고 삼시세끼 로컬 맛보기

글쓰기 모임을 마치고 나면 간단한 산책과 아침식사 시간. 낯설기만 했던 동네가 하루하루 익숙해지는 경험은 여행으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이었다. 여행으로 왔다면 이 동네의 매력을 이 정도로 진하게 느끼지 못했을 거다. 관광객의 시선이 아닌, 이곳에 사는 사람처럼 천천히 동네를 둘러보고,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곳을 발견하는 재미.


뭘 먹어야 하나 걱정도 있기는 했지만, 동네가 핫플과 맛집 천국이다 보니 매 끼니 너무 맛있게 먹고 다녔다. 먹기 위해 짧으면 5분, 길면 20분 걸어야 했기에 하루 만 보는 거뜬히 걸으며 다녔다. 처음엔 낯설던 골목이 일주일쯤 지나니 정겹게 느껴진다. 여행이 아닌 '살아보기'의 가장 큰 매력은 로컬을 천천히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바다를 바라보며 업무를 본다는 낭만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 잔과 함께 업무를 시작한다. 광안대교가 보이는 카페, 혹은 바다뷰의 숙소에서 작업하는 날도 있었다. 이번 주 가장 큰 업무는 채널 키우기. 매일 1일 1영상 만들기, 블로그 1일 1포스팅 하기를 중점적으로 했다. 하는 업무는 같지만, 환경이 바뀌니 능률이 올랐다. 좋은 풍경을 바라보며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업무가 끝나면 그곳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것. 워케이션의 순기능이 여기 있었다.



해질 무렵, 광안대교와 함께하는 슬로우 조깅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다. 바로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뛰는 것. 그게 갑자기 이뤄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부산에 온 첫날부터 해안가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달린다는게 꽤 낭만적인 일이었다. 매일 노을 질 무렵부터 달리면 선셋과 야경을 동시에 볼 수도 있다. 저녁이 되어도 서울보다 춥지 않은 이 온도마저도 참 좋았다. 일상의 것들과 잠시 Off하며 혼자 있다 보니 온전히 내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어서 차분해지는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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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또 한번의 로컬 경험

저녁이 되면 다시 동네로 나선다. 곳곳의 귀여운 편집샵과 소품샵, 밀락더마켓, 불꽃축제, 요트투어까지. 하루종일 업무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저녁시간은 동네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경험했다. 주어진 업무를 계속 하면서도 동시에 여행자의 시선을 놓지 않는 것. 디지털 노마드라기보단 여행의 방법이 확장됐다는 것에 더 가까운데, 새로운 환경에서 리프레시하며 업무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참 좋았다.




내가 직접 설계한 일주일

직장인 시절 미팅과 같은 대면 업무가 많았던 직무 특성 상 이런 워케이션을 해볼 일이 전혀 없었는데, 또 다른 세계를 맛본 느낌이다. 이런 라이프스타일, 꽤 괜찮구나.


부산에서의 일주일은 짧았다. 하지만 이 짧은 시간은 큰 질문을 남겼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나는 어떤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는가?



<위대한 12주>는 목표를 가까이에 두 고, 매일 하나씩 전진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야 알 것 같다. 내가 만들고 싶은 건 일과 쉼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삶이라는 걸. 그리고 그 삶을 위해 나만의 12주를 꾸준히 쌓아가야겠다는 걸.


그러기 위해 조금 더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실험을 계속 해보려고 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업무 구조를 만들고, 온라인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채널을 키우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가벼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것. 언젠가 이 실험이 일상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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