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K May 05. 2022

희망을 가지고 산다는 것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그 희망

저는 한때 절망에 빠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춘기 시절, 휠체어를 타게 되면서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절망만이 가득했습니다. 그리고 두려웠습니다. 다리 근육이 빠지는 제 자신을 보며, 병의 무서움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희귀병은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주더라고요. 우울함과 무기력증이 오랫동안 저를 괴롭혔습니다. 휠체어를 타게 된 이후로, 혼자 할 수 있는 일보다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들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갔고, 의욕이 잘 생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청소년기의 대부분을 희망보다는 크나큰 절망에 빠져 보냈습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상처를 치유하며 자아가 확립된 시점부터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내가 마음가짐을 바꿔야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죽기 전까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다시 걸을 것이라는 그 희망 말이죠.


가끔 저는 다시 일어나서 걷는 꿈이나, 야구를 하는 꿈을 꿉니다. 저는 지금도 언젠가 초등학교 때처럼 다시 걷고 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삽니다. 희망을 가지고 산다는 것과, 절망만에 빠져 나 자신을 장애의 한계에 가두는 것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는 의지가 그렇게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힘들더라도 긍정과 희망의 힘을 믿으며 매일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러다 선물처럼 기적 같은 일과 마주할 수 있기를 바면서요.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