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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콘텐츠팀 Nov 26. 2021

데이터알못이 데이터 분석으로 비시즌 제품 완판하는 법

데이터, 엑셀 몰라도 할수 있습니다. 리서치만으로 효과적인 타겟 분석하기

이 글은 이런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데이터 분석가 없이 브랜드 매출을 올려야 하는 K 대리

엑셀알못이지만 소비자를 분석하고 싶은 신입사원 박 모씨

온라인 쇼핑의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고군분투 중이신 전국의 많은 대표님들


전원 문과 출신의 콘텐츠팀이지만, 그 어느 데이터 전문가 못지않게 타깃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 비밀은 '리서치'와 '행동과 욕구' 그리고 '세분화'에 있는데요.


오늘은 데이터 전문가와 엑셀 시트, 화려한 숫자가 나열된 차트 없이도 정교하게 타깃을 분석하여 접근하는 콘텐츠팀의 비법을 전합니다.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받았습니다.

코카콜라 정식 라이센스 제품이 와디즈로, 그것도 콘텐츠팀 앞으로 도착했습니다.


똑똑똑... 여기가 콘텐츠팀 사무실인가요?


콘텐츠팀이 스토리 잘 만든다는 소문이 미국까지 퍼져나갔나 봅니다. 아, 콘텐츠팀이 도대체 누구길래 미국까지 소문이 났는지 궁금하신 분은 이 글(잘나가는거 다 하는 와디즈 콘텐츠팀)에 잠시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동안 저는 느긋하게 콜라 마시면서 기다릴게요.


다 읽으셨나요?


아.. 그런데 여름 갬성 캠핑용품이네?...곧 겨울인데?

코카콜라의 영롱한 빨간 로고를 보며 기뻐하는 것도 잠시뿐.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건 무조건 잘 되겠다' 싶었던 마음이 싹 가라앉았습니다. 배송 완료로 계획된 시점이 입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할 때인데, 캠핑의자와 폴딩 박스로 구성된 아웃도어 캠핑 용품이었거든요.


단순히 '힙한 코카콜라 로고가 새겨진 캠핑 용품이에요'라고 말했다가, 시즌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외면받는 모습을 상상하니 뼛속까지 아찔하더군요. 그렇기에 정교한 고객 분석과 타게팅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캠핑 용품이 가장 잘 팔린다는 시즌이 살짝 지나갈 때, 캠핑 막차에 올라 제품을 즐겨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어요.

2주만 빨리 연락 주시지...


저는 데이터 분석가가 아닙니다. 화려하고 복잡하게 숫자가 나열된 엑셀 시트도 잘 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데이터 알.못.인 콘텐츠 디렉터가 타겟을 분석하고, 분석한 타겟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1억이 넘는 매출을 냈습니다. 대부분의 제품들이 완판, 아니 완'펀' 되었어요.


짜잔 - !




타겟 고객을 알아야, 팔 수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인사이트를 잘 정리한 포스팅을 인용하자면, 타겟 고객은 이런 사람들을 뜻합니다.

타겟 고객: 브랜드 메시지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큰 그룹. 목표 시장보다 더 좁은 개념으로, 특히 마케팅 메시징을 대상이 되는 소비자 그룹을 가리킨다.
- 광고 전문가 Tom Duncan

즉, 상세페이지인 스토리(메시지)를 읽고 펀딩 또는 구매(반응) 할 가능성이 큰 소비자를 말합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에서 제품을 팔기 위해서 타겟 고객 설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무언가를 팔아보려 했던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들어봤을 겁니다. 마케팅에 익숙하지 않은 메이커님들도 '타겟 고객이 누구냐'는 질문을 받으면, '당연히 그 정도는 준비 되었지!'하는 자신있는 미소와 함께 대답해 주시곤 해요.


그런데, 그 답변이 주로 이런 식입니다.

'캠핑을 좋아하는 2030'

'코로나로 인해 무료한 일상에 싫증이 난 사람'


이 타겟을 그대로 가지고 상세페이지를 작성하면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캠핑을 좋아하는 2030' → 코카콜라 로고가 붙어 더 비싼 제품보다는, 가성비 있는 제품을 더 선호할 수 있음 → 이탈

 '코로나로 인해 무료한 일상에 싫증이 난 사람' → 너무 넓은 범위로, 무료한 사람들이 반드시 제품을 구매한다는 보장이 없음. 게임이나 운동 등 다른 취미를 즐길 가능성 존재 → 이탈


타겟 고객이 필요하대서 나름대로 설정했는데, 뜻하지 않은 대규모 이탈에 좌절을 겪을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가지마세요 고객님....



타겟 고객을 '제대로' 알아야, 팔 수 있습니다.

'캠핑을 좋아하는 2030'으로는 부족합니다.


갑자기 양궁 얘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양궁선수가 과녁을 맞히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감으로' 활을 쏜다면, 과녁에 화살이 꽂힐 수는 있어도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습니다. 화살을 여러 개 쏘다 보면 중앙에 맞는 경우도 생기겠지만, 들어간 노력 대비 점수는 그다지 높지 않을 겁니다. 눈 감고도 명중하는 0.01%의 천재 명사수를 제외하면 말이죠.


실력 있는 선수들은 어떻게 할까요? 과녁판 중에서도 정확한 위치, 즉 중앙의 작은 원을 그리는 선 안쪽으로 화살이 꽂힐 수 있도록 조준합니다. 바람의 세기와 활의 각도, 화살의 속도 등을 모두 분석하여 최적의 포물선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집요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선수만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짜릿한 명중의 순간

상세페이지도 양궁과 똑같아요. 여러분이 온라인으로 제품을 팔고자 한다면, 역시 정교한 조준이 필요합니다.


우리 제품은 특별한 캠핑 용품이니까 '캠핑을 좋아하는 2030'과 '코로나로 인해 무료한 일상에 싫증이 난 사람'이라고 '감으로' 타겟을 잡았다면, 지금 당장 작성을 멈춰주시기 바랍니다.


타겟 서포터가 효과적으로 반응하려면, 우리는 타겟이 누구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필요한 것을 대신 말해주고,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팔리는 상세페이지'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타겟 데이터는 숫자에서만 나온다는 오해, 살포시 넣어주세요.


타겟 고객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2030 여성, 소득 00만 원 이상의 중산층, 00세 자녀가 있는 부모. 모두 인구통계학적 측면 (demographic)의 타겟인데요. 숫자도 나오고, 촘촘한 그룹 구분에 꽤나 정교해 보이지만, 저는 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에요.


1) 초보적인 접근으로는 오히려 허술한 분석이 진행됩니다.

'도시에 거주하는 30대 미혼 남성 직장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주말에 등산과 여행을 즐기는 사람과 외출보다는 편안하게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캠핑 용품' 제품을 보고 같은 반응을 보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플랫폼이 정해져 있습니다.

저는 와디즈 플랫폼의 상세페이지인 '스토리'를 쓰고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와디즈 서포터라는 집단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와디즈 펀딩 특성상 인구통계학적 타깃 분석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와디즈 사용자의 성별과 연령대 비율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플랫폼의 주 사용자에 대해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신, 리서치를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과 욕구를 관찰합니다.


마케팅 용어로 '컨슈머 인사이트'라고도 부르는 소비자의 행동, 욕구, 가치관,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저만의 타겟 테이블을 만들고 있습니다.


1) 행동과 욕구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합니다.

인스타, 트위터,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제품의 키워드를 조사해 보면서, 해당 제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다른 관심사를 갖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디를 가는지 찾아봅니다. 기존 제품이나 유사 제품의 광고를 리서치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조사 과정은 숫자 데이터만으로는 분별하기 어려운 라이프스타일 및 세분화된 상황 파악을 수월하게 해 주며, 제품과 가장 밀접한 행동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예시로 코카콜라 프로젝트의 경우, 캠핑, 여행, 차박이라는 키워드 외에도 코카콜라, 코카콜라 굿즈 등을 검색해 볼 수 있었습니다.


리서치로 파악한 인사이트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코카콜라 매니아는 굿즈를 수집 & 자랑(인증) 하는 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2) 라이센스 제품은 주로 한정판이거나 추첨이고, 당첨되기 어려워 직구하기도 한다.
3) 프로 캠핑러들은 선호하는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가 있는 경우가 많다.
4) 초보 캠핑러들의 트렌드는 단순히 비박이 아닌, 캠핑장을 예쁘게 꾸미고 즐기는 것에 더 가깝다.
5) 감성을 즐길 수 있는 홈캠핑/피크닉으로 아웃도어 캠핑 대리만족하는 경우도 많다.

리서치를 통해 이미 규모 있는 팬덤이 형성되어 있는 코카콜라의 브랜드를 활용하여,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컨셉으로 매니아층을 공략하면 좋겠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캠핑을 좋아한다'는 키워드도 있었지만, 시즌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캠핑의 분위기를 내고 싶은'사람을 타겟하여 '예쁘게 꾸며놓고 사진 찍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로 조건을 추가하기로 했어요.


2) 제품 특징에 행동/욕구를 연결하여 타겟을 분류합니다.

제품과 연관된 사람들의 욕구와 행동을 적어 놓으면 타겟은 명확해집니다. 여기에서 '내 제품을 분명히 살 것으로 판단되는 그룹'을 메인 타겟으로, '광고 여부에 따라 구매 가능성이 생기는 그룹'을 서브 타겟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3) 메인 타겟과 서브 타겟을 저격하는 스토리 기획합니다.

이제 쭉쭉 스토리를 써 내려가면 됩니다. 각 타겟들이 공감하고 반응할 내용을 순차적으로 채워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A, B를 타겟한 스토리 콘텐츠

코카콜라 음료를 직접적으로 노출하며 '덕후'본능 자극

취향을 공유하고 인증할 수 있는 기회 제공

정식 라이센스 제품인 부분을 강력하게 어필

코카콜라의 짜릿한 브랜드 이미지와 강렬한 레드를 담은 스토리 카피


C,D를 타겟한 스토리 콘텐츠

빈티지하고 감각적인 캠핑 / 인테리어 소품으로서의 매력 어필

브랜드 자체보다는 색감과 컨셉을 중심으로 시각적 효과

캠핑 시즌이 아닐 때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모든 타겟을 위한 콘텐츠

탄탄한 내구성과 제품력을 보여줌으로써, 단순히 예쁘고 끝인 제품이 아닌 전문 캠핑 용품임을 소개.

아웃도어 캠핑뿐 아니라 4계절 내내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줌으로써, '있으면 좋겠는데?' 또는 '필요하다'라는 반응을 유도함.


참 쉽죠?


처음엔 번거롭고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겁먹지 말고 시도해 보세요! 고객의 행동과 욕구, 이 2개만 기억한다면 여러분도 콘텐츠 디렉터처럼 '팔리는 상세페이지', '성공하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콘텐츠 디렉터는 스토리에 '감'으로 아무 좋은 말이나 쓰지 않습니다. 타깃을 정확하게 맞추고, 빠져나갈 구멍이 없도록 치밀하게 스토리 설계합니다. 종종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마침표 하나 허투루 쓸 수 없는 팀이거든요.


물론 콘텐츠팀의 방식이 유일한 정답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 잘 팔 수 있을까' 고민하며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계신 실무진분들, '데이터'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카락 끝까지 거부반응이 오는, (저와 비슷한) K-문과 출신 콘텐츠 담당자분들께 심심한 위안과 응원의 말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야, 너두 할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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